며칠 된 일이다. 오래 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누님네 집으로 점심을 먹으러 갔다. 누님이 문 앞에서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 나는 두리번 거리고 섰는데 고양이 한 마리가 쓰레기 봉지 앞에서 기웃거린다. 기억 난다. 전에 두어 번 만나서 몇 번 쓰다듬어 준 적이 있는 애다. 그 때는 굉장히 작았던 것 같은데, 몇 달만에 보니 많이 컸네. 두 번째 만났을 때는 우유도 줬었다. 주인도 없는 도둑고양이. 아직 어려서 그런지 사람 손에 익숙한 모양이다. 약해서 어떻게 살아갈지 모르겠더니 그래도 건강해 보이네.
가서 쓰다듬어 줬다. 이거 뒤지는 거 아냐, 한 마디 하고 가는데, 쓰레기 봉지는 놔두고 나를 따라온다. 누나도 전화 하면서 쓰다듬어 주고, 그렇게 한참 있다 들어가려고 하는데 얘가 안 간다. 연립이라 고양이를 들일 수 없는데, 슬쩍 문을 여니까 훌쩍 뛰어들어간다. 몇 계단 올라간 고양이를 들어올리는데 배가 늘어져 있다. 새끼를 밴 것 같다.
야채 가게에서 다시마를 사려고 나왔더니 얘가 졸졸 따라온다. 뭐라도 주고 싶은데 생각해봐도 별로 떠오르는 게 없다. 다시마도 없고, 가게에서 소시지를 하나 샀는데 한참 따라오던 녀석은 사라지고 없었다. 어디로 갔는지.
내가 책임질 수 없으면 차라리 정을 주지 말자. 그게 덜 아프다.
며칠 동안 지하철에서 느닷없이 쓰러진 사람을 둘이나 봤는데 응급처치법을 몰라서 별 도움이 되지 못했다. 어디서든지 배워둬야겠다.
타로카드 점을 봤다. 아직 연애운이 없다. 오랫 동안 기다리고 나서야 한 사람이 생길텐데 그 사람과는 잘 될거라나. 선이나 소개팅으로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을 듣고 나니 기분이 좋지 않다. 그냥 점이려니 해도.
며칠 전에 봤던 글이 생각난다. 그 글에 있던, 속이 차고 야무진 사람이라는 말. 나는 다른 누구에게도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인가?
좀 더 기다려야겠다.
나름대로 블로그라는 걸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데, 어디에 먼저 글을 쓰느냐에 따라 반말과 존댓말을 오가곤 합니다. 양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