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5 pusan CHOOMINSHIK
- 일민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웹 상에서 몇 번 작가의 이미지와
우연히 마주친 적이 있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거든요. 그 인상적인 느낌이란 사실 조
금 불편한 감정이었습니다. 그의 피사체는 언제나 사람입니다. 삶의 뿌리가 뽑히고 유리
된 인간이죠. 그런 사람들을 보면 동정심과 더불어 불편한 감정이 듭니다. 부조리에 대한
침묵의 동조자가 되었다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실제로 전시회에 가서 여러 작품을 보고
서는 단지 불편함만이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그의 일련의 작품에선 사람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거든요.
- 저는 사진을 취미로 삼고 있지만, 인물사진은 언제나 어렵습니다. 온전한 인물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피사체가 되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경계을 통과하여, 내면을 봐야합니다.
교감이 필요하죠. 그러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대한 한 없는 애정이 필요한 법입니다. 그게
없는 사진은 단지 껍데기만을 포착한 것에 불과합니다. 사람에 대한 한 없는 애정을 가지
기란 굉장히 어려운 일이죠. 그런 준비가 되지 않은 저에겐 인물사진은 어려워요.

1965 pusan CHOOMINSHIK
- 사실 저도 저런 뿌리 뽑힌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꾸준히 사진을 찍으면 쓸만한 사진을
몇 장 얻을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그건 단지 자기만족을 위한 가식적인 사진일 겁니다.
그 사진들은 그 사람들에 대한 기만일 뿐이에요. 단지 캔디드 샷(쉽게 말해 몰카)에 지나
지 않을 거에요. 오직 불편함만을 주는 사진들이겠죠. 하지만 작가는 반 세기에 달하는 꾸
준한 작업과 인간성에 대한 애정어린 자세로 자신의 사진을 하나의 다큐멘터리로 승화시
켰습니다. 이건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 작가의 홈페이지에 가면 많은 사진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사진은 종이
위에 프린트된 것을 봐야 그 진정한 울림을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11월 21일까지 계속된
답니다. 여유가 있는 분들은 한 번 다녀오시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