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은 사실 생각만큼 그렇게 자주 들어맞는게 아니다. 그러나 적어
도 부시정권에서만큼은 기가 막히게 잘 들어맞는다. 여길 보시라.
2002년 12월
폴 오닐 재무장관, 로런스 린지 경제수석보좌관 파면
이유: 부시의 감세정책은 경제에 악영향미칠 것이란 발언
2003년 3월
랜드 비어스 백악관 대테러보좌관 사임
이유: 이라크전 반대, 그는 존 케리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자리 옮김
2003년 5월
윌 웩슬러 CIA간부 사임, 리처드 클라크 대테러리즘안보그룹의장 파면
이유: 역시 이라크전 반대
2003년 8월
국무부 대북특사 잭 프리처드 사임
이유: 대북유화정책 주장, 게다가 중도진보 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 출신이라 더욱 미움
2004년
조지 테닛 CIA국장 사임, 후임엔 네오콘 포터 고스 임명
대북온건파 제임스 켈리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파면 확정
자, 여기서 보면 알 수 있겠지만 부시정권 내부에서는 극우보수정책을 유화시키고 온건하게 나가자고 주장하던 사람들이 거의 남김없이 잘려나갔음을 알 수 있다. 이라크전쟁에 반대하거나 감세정책에 반대한 관료치고 살아남은 사람이 거의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 예상되는 결과는? 마지막 남은 온건파의 제거작업, 그 주인공은?
Colin Powel
콜린 파월 국무장관. 부시정권 인사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인기있는 사람이다. 유일하게 업무수행 지지도
50%넘는 사람이다. 나머지 딕 체니, 도널드 럼스펠드, 폴 울포위츠 이런 네오콘들 죄다 40%정도다. 그건
무슨 뜻일까? 그가 민주당 중도파와 공화당 온건파, 무당파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존
매케인보다 더 강한 지지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런다고 부시가 파월을 살려둘까? Never~, 지금 미국에선 무슨 소문이 퍼지고 있는 줄 아는가?
파월은 11월 2일 투표장에서 몰래 케리를 찍었을 것이란 소문이 나돌고 있다. 이게 무슨 뜻일까? 정말로
파월이 케리를 찍었을까?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는 알 수 없다(실제로 그랬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 분명
한 것은, 이게 바로 네오콘들이 파월을 제거하는 가장 유력한 구실로 사용될 것이란 점이다.
게다가 실제로 파월과 네오콘은 서로 무지하게 미워한다. 네오콘은 평소 파월을 겁쟁이 검둥이라고 불러
왔다. 그러다가 지금은 아예 재수없는 눈엣가시 검둥이로 취급한다. 네오콘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은
자신의 임무는 파월을 감시하는 것이라고 진담으로 말했다. 파월은 또 어떠한가? 그 역시 네오콘 무지하
게 미워한다. 영국 외무장관 잭 스트로랑 전화통화할때 네오콘을 미친놈들이라고 욕했다. 단지 그정도 욕
이 아니었을것이다. 온갖 쌍욕을 했겠지만 언론에서 적절하게 편집을 했겠지. 어쨌든 파월 역시 완전히 믿
을수 없는 상대국의 외상에게 본심을 털어놓을 정도로 네오콘을 미워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시는 승리했다. 부시-파월 티켓, 부시-매케인 티켓도 아니고, 네오콘의 대부 체니를 부통령으로
내세워서도 승리했다. 이제 완전히 네오콘세상이 열린 것이다. 그들이 그 재수없는 눈엣가시 검둥이 콜린
파월을 그 자리에 놔둘까? 전혀. 뭐? 파월 유임설이 나돌고 있다고? 이봐, 언론플레이 처음 겪어보나? 원
래 인기있는 사람 자를 땐 다 유임설 흘려서 사람들의 관심을 희석시킨 뒤 소리소문없이 제거하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