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國民의 公僕

  • 愚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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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民의 公僕


프로이센(Preussen)의 왕실인 호엔촐레른 家는 16세기에 오늘날의 동북부 독일 지방을 중심으로 봉건적 통치를 시작하였다. 이후 프로이센은 점차 통치지역을 확장하여 18세기에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러시아와 군사적 대결(7년전쟁)을 거치며 중부 유럽의 신흥강국으로 성장하였다. 당시 프로이센의 군주는 프리드리히 대제(Friedrich der Grosse)였다. 1740년에 즉위한 그는 그의 국가를 유럽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만들고 싶어했다. 그는 ‘Der Herrscher als der erste Diener seines Staates:군주는 국가의 첫 번째 봉사자이다’라고 주장하며 강한 군사력을 가지기 위해, 프로이센을 절대주의 국가로 개조하기 위해 군국주의 정책을 강화하였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군사제도의 개편, 관료제의 강화를 시도했다. Diener는 영어의 servant에 해당되고 봉사자, 하인, 노예의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프리드리히의 말은 한국에서 ‘공직자는 국민의 공복’이라는 말로 통용되었다.





보통 프리드리히 대제에 대해 ‘자신을 국민들에 대한 봉사자라고 생각하는 계몽군주’라고 설명된다. 그러나 그가 그런 말을 한 것은 분명히 국민을 위해서가 아닌 국가를 위해서였으며 그는 군주가 곧 국가인 절대국가를 지향했다. 그러므로 그의 말은 관료제 하의 공직자들에 대한 선언이라는 성격이 강했다. 군주도 국가를 위한 봉사자라면 하위 관료들 역시 국가를 위한 봉사자이며 그들 봉사자들의 최상부에 있는 것은 군주이다. 즉, 국가를 위해서라는 명목 아래 군주에 대한 충성을 강조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에서도 민족과 국가, 최고정치지도자를 분리하지 않던 시절에 ‘공직자는 국민(국가)의 공복’이라는 말은 국민에 대한 봉사정신을 강조한다기보다 국가지도부에 대한 충성의 의미를 뜻하는 수사법이었다.



Diener, civil servant, 公僕에 담긴 속뜻은 주체적 의사표현을 감추고 거대 국가조직의 개체로서, 객체로서 ‘고분고분 시키는 일 잘하고 일반민들과 다툼을 하지말라’는 전근대의식이 숨어있다. 공직자는 공적인 의사결정과 그 실행의 주체이므로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 이의를 제기해서는 안된다거나 무리한 민원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주장에 반대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공직자들이 비주체적으로 공무에 임할 때 발생한 폐해들을 기억해보자. ‘국민의 공복’이라는 수사가 가장 유행한 권위주의 정권 하에서 공무원들이 부정부패나 비민주적인 권력행사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되었던 일들, 법령과 관례에 얽매여 복지부동 하던 일들.



공무원노조의 결성은 단순히 임금인상만을 위한 이익집단의 결성이 아니며 그렇게 되어서도 안된다. 노동조합은 근대사회의 발달에 따라 역사상 발생한 사회관계이다. 공직자들 역시 자기자본을 통한 재생산을 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노동자이다. 그들을 노예나 하인 취급해서는 안된다. 봉건적 요소가 남아 있던 절대주의는 좀더 자유로운 정치경제적 활동을 원하는 시민 계급의 혁명에 의해 무너졌다. 우리 안의 절대주의(국가주의)는 아직 희생을 외치고 있다.


ps: 그래도 공무원이 ‘국민의 공복’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제안을 하겠다. 모든 공직자들이 월급 5만원 받고 하루 18시간 근무를 하는 것이다. 일반 국민들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으니 허리를 숙이고 다니게 하자. 뭐, 어떤가. 어차피 公僕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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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보에 기고한 글인데 슬쩍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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