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대쉬해보신 적 있으세요?

  • ruek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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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그랬거든요.
밀리터리 룩에 얼굴은 예쁘장하면서도 거칠어 보이는 외모신데
왠지 황보령씨와 비슷하더라구요. 끌려버렸죠 뭐 -_-;
정말 쪽팔렸는데 여기에 굴러들어와서 써보는거예요.
하여간 말을 이어보면, 평소에는 지나가다 관심이 가는 사람을 봐도 그냥 쓱 보고 지나가는데
오늘은 첫눈이 왔잖아요? 왠지 마음이 들뜨고 또 왠지 그 사람을 꼭 잡아야 할 것 같고 그러더라구요.;

그 분이 도서관으로 들어가시길래 저도 따라 들어갔어요.
무슨 dvd를 보시더라구요. 마음이 얼마나 떨리던지 도서관 문 앞에서 들락날락 거리기를 30분정도
한 것 같아요. 빨랑 가야될 곳도 있었는데 그냥 제껴버려! 하는 생각까지 했구요.
그분이 보시는 dvd를 조금 떨어진 뒤쪽에서 슬그머니 봤는데, "공주야..."하는 대사가 나오더라구요.
외모와는 달리 소녀취향이 있으신 듯해서 피식 웃었어요. 대충 보니까 그 영화는 프린세스 다이어리
같았어요.

여하간 가슴이 마구 뛰는데, 앞쪽에서 그 분을 포함한 3-4분이 보시는 dvd를 저도 번갈아 슬쩍슬쩍
보니까 마음이 진정되더라구요. 한분은 줄리안 무어 나오는 영화, 또 한분은 말죽거리 잔혹사 였던
것 같았구요. 그렇게 번갈아서 슬쩍 훔쳐보기를 한 15분? 했을까요. 갑자기 그 분이 일어나시는 거예요.
핸드폰을 들고요. 뒤돌아서서 절 보더니 밖으로 나가시더라구요.


아아 어찌나 민망하던지. 여하간 저도 따라갔죠. 말을 걸려구요.
제가 뭐라고 했는지 아세요?

저-> "저..  그,,"

그 분-> "네? 제게 무슨 할 말이 있으세요?"

저-> "아..  그.."

그 분-> "저한테 무슨 할 말이 있으신 것 같은데"

저-> "그.."

그 분-> "아, 저 dvd 보시게요?"

저-> "아..  저.."





이랬어요.
속에선 "문장을 만들어! 문장을!!" 라는 절절한 외침이
들렸지만 너무 긴장을 한 탓인지 정말 머릿속에 아무런 생각도 안나고
도대체 무슨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겠는거예요.

점심을 같이 먹자고 해야되나. "안녕하세요!" 이래볼까
"친구할까요?" 이래야 되나 "아, 제가 아는 분이랑 되게 비슷하시다!"
이렇게 얘기해야 할까 아니 이건 너무 고리타분해.
좀더 쿨하게 "심심하시죠? 에헤헤" 이래볼까? 이건 너무 작업삘이 나잖아!
도대체 뭐라고 이야기 해야 할지 모르겠는거예요.!

괜히 뒤에서 엘리베이터 기다리시는 꼬마 데리고 온 아주머니도 신경 쓰이고
옆 카운터(?) 쪽에서 컴퓨터하는 어떤 여자분도 신경쓰이고.
결국 그 분은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시더니 발걸음을 돌리셨죠.

전 그 자리에서 정말 얼굴이 새빨개져가지곤
사물함 위에 올려둔 가방을 들고 막 뛰어나왔어요.
허리도 안좋은데 감당하지 못하겠는 쪽팔림에 막 뛰었죠.
아 이 미친x아, 네 주제에 무슨. 아 쪽팔려! 이렇게 중얼거리면서요.
지금은 마음이 진정이 됐지만 그 땐 어찌나 쪽팔리고 제 자신이 한심하던지
머리를 쥐어뜯고 책상 위에 박아봐도 마음이 가라앉지 않더라구요.
울고 싶었는데 눈물도 안나고요.


아휴, 그래도 이렇게 글로 써보니까
좀 낫네요.

그런데 여기 계신분들은 저처럼 대쉬같은 거 해보신 적 없으세요?
대체 어떻게 말을 거세요??
@.@
너무 궁금해요!


아, 이렇게 데였으면 이젠 그냥 대쉬같은 거 생각도 말아야 되는데
다음엔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뿐이네요.
어쩔 수 없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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