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토지> (깁니다)

  • nixon
  •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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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방송작가 협회가 하동시와 함께 드라마를 추진하던 때부터 추적해 온 드라마라 남다르긴 합니다. 원
작도 무척 좋아하고요. 그리고 그 후에 하나하나 정해지는 배역들도 눈여겨 봤었죠.


배역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불만 없습니다. 일단 조역들이 전 좋습니다. 강짜의 여왕 강청댁의 김여진과
인물은 좋지만 굉장히 억척스러운 임이네의 박지영은 딱 맞는것 같아요. 김훈장과 문의원의 이순재, 신구
커플(?)도 중후하니 좋습니다. 말이 많은 용이의 박상원도 전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좋았어요. 훤칠하
고 사람은 진국이지만 좀 우유부단한 면이 있는 인물. 허리를 구부정하게 문을 들어서는 모습은 KBS판 임
동진보다는 박상원이 어울립니다.


최치수의 박지일씨도 오늘 보니 잘 어울리더군요. 김서방과 김서방댁의 이원종, 김지영도 잘 맞고, 봉순네
의 박혜숙도 딱이죠. 간난할멈의 김영옥도 물론 좋고요. 찢어지게 가난한 삶이지만 핏줄의 도도함은 지키
려는 함안댁의 양금석도 괜찮죠. 이정도면 캐스팅이 괜찮지 않나요? 연기자들도 중견급들이고 비중이 있
습니다. 전 이런 캐스팅이 이루어지는걸 보고 너무 화려해서 되려 걱정을 했었지요. 이들이 모두 따로 놀
면 어쩌나 하는.


그 외에도 배도환의 칠성이나 봉기의 박윤배(응삼이)도 그런대로 괜찮고요. 조안의 귀녀도... 뭐 너무 귀
엽긴 하지만 괜찮네요. 나름대로 독기가 있어 뵙니다. 김유석의 구천(김환)도 첨에는 너무 평이한 얼굴이
아닌가 했는데, 드라마를 보다보니 적응이 되는, 그러다 어울려버리는 그런 얼굴이던데요? 일단 기대하렵
니다. 그리고 이민영!!! 이민영이 나오는 줄은 몰랐습니다. 주말 아침 드라마 <짝>에서의 천사표 이 연기
자를 여기서 다시 보게 되는군요. 별당아씨로 나옵니다. 이미지가 잘 들어맞는것 같죠? (사담 하자면 전
이민영과 한채영을 많이 혼동했었습니다. 나이 차에도 말예요.)


이젠 아쉬운 부분.


고두심에서 김미숙으로 바뀐 윤씨부인은 많이 아쉽습니다. 무게도 무게지만 일단 아들 최치수와 나이 차
이가 너무 안나 보이는군요. 언뜻 보면 부부같이도 보입니다. 고두심이 좀 더 나이 있게 분장을 했으면 정
말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얼마전 언뜻 <두 번째 프러포즈>를 봤는데 반효정이
그럴듯하게 나오더라고요. 반효정이 다시 나와도 지금 최치수의 얼굴을 보니 모녀지간으로 괜찮겠다 싶기
도 합니다.


월선이의 김혜선도 청승맞은 이미지가 월선과 맞기는 하는데, 너무 비슷한 이미지를 현재 <왕꽃선녀님>
에서 하고 있다는게 많이 걸리는군요. 조금 실험적이어도 배종옥이 좋았을뻔 했어요.


유해진. 김평산에서 거복까지 맡은 이 인물이 좀 그러네요. 극악한 인상이라 유해진을 택한 모양인데, 그
디룩디룩의 이미지가 사라지니 전 김평산 같지가 않습니다. 나중에 거복이까지 맡는다라... KBS판의 거복
을 맡은 그 배우가 자꾸 생각나서 더 비교가 되는군요. 그 배우.. 정말 디룩디룩한 악인의 인상이라 너무
나 거복과 어울렸는데 말이죠. 책을 읽으면서도 거복은 아무런 거부감 없이 그 인물을 떠올렸었습니다.


뭐 이정도면. 아직 호흡(앙상블)은 잘 맞지 않는 것 같지만 캐스팅으로 불평할 생각은 없습니다. 앞으로
의 캐스팅에 대해서는 아직을 말하지 않겠습니다. 김현주의 서희와 이재은의 봉순. 그리고 유준상의 길상
에 대해 우려 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일단 봐야겠죠. 허나, 김현주와 이재은의 나이 차가 걸립니다. 실제 프
로필로도 이재은이 두 살 어린걸로 나오는데 어떻게 서희 보다 몇 살 위인 역할을 하려는지. 얼굴도 이재
은이 동안이잖아요. 그리고 이상현의 정찬도... 잘 모르겠습니다. 에이... 그냥 아직은 짐작하지 않고 그들
의 연기를 기다려 보죠. 참. 신기하게도 장연학의 캐스팅이 벌써 이루어졌더군요. 신성균이 누구죠?


아무튼 앞으로 나올 인물들은 엄청납니다. 홍이를 기준으로 하는 2세들도 그렇고. 주갑이가 과연 누가 될
까요? KBS에서는 윤문식이 했었는데, 정말 제대로 아닙니까? 지금 윤문식은 평사리에 있더군요. 윤보인
것 같습니다만. 그 외에도 서울에서 나타나는 인물들, 만주에서 나타나는 인물들. 걸죽하고 매력적인 캐릭
터들이 앞으로 널려있으니까 이들을 과연 누가 연기할까를 지켜보는 것도 큰 재미입니다. 임명희는 누가
할까요? 윤국이 환국인? (환국이를 김민종으로 캐스팅했던 KBS보다는 나은 결정이 있길 기원합니다.)
또 조용하, 조찬하 형제는? (이건 홍요섭과 나한일의 KBS 캐스팅을 본 받을만 하지요.)


드라마는 말이죠. 간단하게 말해서 드라마더군요. 무슨 말이냐면, 원작에서는 회상 속의 인물로만 존재하
던 별당아씨를 현재로 끌어왔습니다. 이는 드라마 초반을 스캔들로 장식하겠다는 건데... 역시 드라마입니
다. 출생의 비밀과 불륜. TV 드라마의 절대 코드를 <토지>에서 놓칠 수는 없는가 봅니다. 그걸 확대해놨
네요. 5부작 21권짜리 책을 50부작으로 끝내려는 SBS에서 이건 되려 크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의 전개
가 어떻게 될지,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사라지고 사람들이 사라질지 조금 걱정이 됩니다.


그리고 적어도 <토지> 1부의 주인공은 평사리라는 공간 자체였다고 봅니다. 최참판댁이 아니죠. 그 댁에
서 일어나는 일뿐 아니라 평사리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박경리는 균등하게 주목했었다고 기억합니
다. 하지만 드라마는 그저 최참판댁이 우선이고 평사리는 그에 곁들여지는 서브 공간에 불과하군요. 덕분
에 그 안에서 함꼐 숨쉬고 살아가야 할 많은 인물들의 빛이 사라집니다. 아직 2부밖에 보지 않아 뭐라하
긴 힘들지만... 그런 면에서 큰 반전이 있을 것 같지는 않군요. 드라마의 일정으로 보아 조금 있으면 역병
이 돌고 죄다 만주로 가야할 판이거든요.


KBS 드라마의 긴 호흡이 아쉽습니다. 그 드라마는 적어도 사건과 사건에 얽메이지 않았었다 기억해요. 굉
장히 야심차게 원작에 충실하게 드라마를 꾸렸다고 기억합니다. 1부때는 100% 로케이션을 실시했었죠.
스튜디오에서 단 한 컷도 찍지 않았었다 했는데, 그런 시도 자체가 굉장합니다. 그리고 또 드라마도 길었
죠. 하지만 SBS는 속전속결입니다. 관심을 끌만한 큰 사건을 위주로 드라마를 이어나갈 듯 하군요. 수 많
은 캐릭터에 대한 고찰고, 그리고 박경리의 생명존중사상도 이 드라마에서는 찾기 힘들 듯 합니다. 그래
도... 또 제가 좋아하는 소설을 드라마로 본다는 건 어쩔 수 없이 매력적입니다. 그래서 일단은 보렵니다.


언젠가. 이 5부작을 좀 더 섬세하고 장대하게 기획해서 또 다른 <토지>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힘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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