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클린
토요일 조조로 클린 보러갔습니다. 누가 imdb에 쓴 것처럼 이 역은 서구관객에게는 장만옥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더군요. 이전까지 서구영화에서 장만옥은 기본적으로 아시아계 미모의 여인으로 나왔으니까요. 이 영화에서 에밀리는 파리에서 살다가 캐나다 가수를 만나서 런던에 정착했던 사람이지 아시아계라는 사실이 별로 중요치는 않은 역이었습니다. (아니 그러고 보니 남편의 음악세계를 좌지우지하는 재수없는 동양여자 취급받았던 오노 요코가 연상이 되긴 하는군요.)
상당한 신파조로 흐를 수 있는 아이 뺐긴 엄마 이야기를 꽤 덤덤하게 합니다. 점차 드러나는 에밀리의 과거-프랑스 초창기 MTV 출연진이며 여자 동료랑 사귄 적이 있다던지 등등도 아주 무심하게 다루어지고 있고요. 꽤 비참했을 금단증상이며 감옥생활을 빼 버린 것도 마음에 드네요.
2. 해밋
저야 대쉴 해밋이 쓴 샘 스페이드 소설 몇 권 읽은 것 외에는 실존인물이었던 주인공에게 별 관심없지만 빔 벤더스 영화라서 보았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해밋이 핑커튼 탐정사무소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소설을 썼다는 사실도 몰랐답니다. 그 하드보일드한 소설들이 정말 현실에서 모델로 삼아서 쓴 것이었을까요? 아무튼 영화의 소재가 된 Joe Gores의 원작소설은 좀더 화려한 모양이지만(카체이스와 야구배트 살인사건이 빠졌다나) 전 현재의 느낌도 좋습니다. 세트와 조명을 적극 사용한 초현실적인 분위기와 차이나타운과 탐정사무소가 얽힌 범죄세계의 음모도 그렇고, 팜므파탈 느낌이 물씬나는 여배우들도 그렇고요. 중국인 악당에 의리있는 운전수며 돈받고 정보를 흘리는 검시의며 섹시한 아랫집 사서며 온갖 스테레오 타입들이 돌아다니는 것이 범죄소설에 관심있는 사람에게는 정말 재미있는 영화일 수도 있겠는데요. 사실 전 빔 벤더스에게서 이렇게 줄거리 조리있고 전개빠른 영화가 나올 줄은 몰랐답니다. 아마 줄거리는 원작소설 덕이고 전개부분은 재촬영의 결과겠죠.
참, 대쉴 해밋에 대해서 좀 찾아보니 나중에 릴리언 헬만과 동거한 적이 있군요. 그럼 줄리아에서 제인 폰다에게 잔소리하던 연상의 파트너가 이 사람이란 이야기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