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설 8
1.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한 식당 여종업원에게 생긴 일이다. 그녀는 밤 늦게까지 근무한 뒤 막 귀가하려던 참이었다. 자기 차에 타고 막 집으로 가려 하는데 피로 물든 셔츠를 입은 노인이 어디선가 나타나 차창을 두드렸다. Open the door! 겁먹은 여자는 얼른 차를 몰고 도망쳤는데, 라디오에서 뉴스가 흘러나왔다. '슬래셔'라고 불리는 연쇄살인마가 다시 한 건의 살인을 저질렀으며 부상을 입고 도주중이다. 그러나 무기를 가지고 있으니 안심하지 말라는 내용이었다.
앞의 사건도 있고 해서 그녀는 귀가를 서둘렀는데, 그만 기름이 떨어졌다. 주유소가 어디 있는지 찾아보던 참에 아까 그 남자가 또 나타났다. 남자는 차창을 계속 두드리고, 여자는 속도를 올려 도망갔다. 마침내 주유소를 찾긴 찾았는데, 인적도 없는 데다 아까 그 남자가 또 나타났다! 겁먹은 여자는 경찰에 전화를 걸었고 경찰이 도착했는데 남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여자는 경찰에 자초지종을 얘기했는데, 차 안을 살피던 경찰은 다른 것을 찾아냈다. 여자의 차 뒷좌석에 부상을 입은 슬래셔가 숨어있었던 것이다.
여자는 지역 신문을 보고 더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 그날 슬래셔에게 살해당한 희생자는 바로 자신을 쫓아온 노인이었다. 그의 유령은 자신을 구하려 했던 것이다.
이 이야기는 발생 시기가 불분명하며 다른 이야기들의 아류로 보인다. 이 이야기에는 두 가지 유형의 도시 전설이 혼합되어 있는데, '뒷좌석의 살인마' 이야기와 '사라진 히치하이커'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보통 히치하이커 이야기에 등장하는 유령은 상황을 되돌리거나 복수를 하려 한다.
베어자동차 디자인사는 위험에 대처하는 여러 장치를 고안하고 있다. 자신을 보호하려는 고객들이 증가함에 따라 21밀리 방탄 유리, 인터넷, 개폐 장치, 위성전화, 그리고 차 곳곳에는 방탄 조끼 재료가 혼합되어 총알을 막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이는 살인범에겐 효과적이지만 유령에게도 그런가? 차 문이 잠겨서 유령이 못들어간다고?
자칭 영매인 제임스 반 프라하에 따르면 어떤 혼령은 모습을 잘 드러내는 능력이 있는데, 자신도 몇번 혼령의 메시지를 잘못 이해한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전설에 나오는 여자의 경우가 아마 그러했을 것이다.
차에 주인 몰래 침입하는게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그걸 입증하는 실제 사건들이 있다. 2003년 1월,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노스오거스타의 드니즈 윌슨은 끔찍한 일을 당했다. 자신의 차에 타자 마자 왠 괴한이 등 뒤에서 칼을 들이댔던 것이다. 남자는 칼로 그녀를 위협하여 외진 곳으로 차를 몰게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여러 군데를 찔렀다. 절박해진 그녀는 둑으로 차를 몰아 간신히 빠져나오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범인은 체포되지 않았다.
살인마 부분은 이렇게 해서 입증이 되지만 유령의 부분은 입증이 불가능하다.
2. 대박을 꿈꾸던 남자가 있었다. 그는 매주 같은 편의점에서 같은 번호의 로또 복권을 구입했고, 직원은 그에게 행운을 빌어주곤 했다. 어느 날 남자는 평소처럼 같은 번호의 복권을 구입했으나 맞지 않았다.
다음 번 남자는 같은 편의점을 방문했지만 그때 그는 몹시 바쁜 것 같았다. 누적 당첨금이 많으니 복권을 구입하라고 권했지만 남자는 이번 만큼은 복권을 사지 않았다. 그날 저녁, TV를 시청하던 남자는 복권 번호가 하나 둘씩 맞아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그의 부인도 세 개까지 번호가 들어맞자 일손을 멈추고 TV를 보기 시작했다. 번호는 모두 들어맞았고 부인은 몹시 기뻐했다.
비참해진 남자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이번 주에는 사지 않았다고. 부인은 처음에는 어처구니 없다가, 나중에는 분노하게 되었다. 남편에게 있는대로 성질을 부리고, 부엌에 들어가서 설겆이를 하는데, 총소리가 났다. 그가 자살한 것이다.
사소한 이유로 자살하는 사람들은 많다. 기존의 삶이 변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들 한다. 대박을 놓쳤다고 자살하는 이번 이야기의 경우, 남자의 반응이 너무 극단적이라 신빙성이 없어 보인다. 라스베가스에는 매년 3천 8백만명의 사람들이 다녀가고 그 가운데는 돈을 잃는 사람들이 많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돈을 잃든 따든 개의치 않는다. 어차피 게임인 것이다. 사실 많은 수의 카지노 업체들은 과학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승산을 확보하고 있다. 돈을 버는 것은 결국 업체인 것이다.
복권을 한 두 주에 한 번씩 사는 것은 정상에 가깝다. 문제는 중독인데, 지출이 과도하게 늘어나고 성격이 변한다거나, 주위 사람들과 멀어진다면 도박 중독을 의심해 보는게 좋을 것이다.
영국에서 실제 있었던 사건인데, 1995년 4월 티모시 오브라이언이라는 남자가 목숨을 끊은 일이 있다. 그는 2백만파운드짜리 로또 복권에 당첨되었으나 당첨금 수령 유효기간이 지났다는 것을 알고 목숨을 끊었는데, 사실은 그가 실수한 것으로(miscalculated) 수령액은 2백만달러가 아니라 불과 47달러였다. 그러므로 위의 이야기는 사실에 바탕을 둔 것이다.
앞의 라스베가스에서는 아니었지만, 사실 도박과 자살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도박자 치료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87% 이상이 자살 충동을 느꼈고, 47%가 계획까지 세운 적이 있으며 그 가운데 22%는 실제로 시도를 한 경험이 있다고 답변했다. 존 뱁티스트라는 남자는 비디오 포커에 빠져든 아내가 자살한 이야기를 제작진에게 털어놓는데, 아내가 자신을 먼저 포커에 끌어들였고, 그들은 결국 5년 동안 7만 달러를 탕진했으며 아내는 결국 비코틴 40알을 먹고 자살했다.
즉 로또 전설은 사실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교훈도 분명하다. 목숨은 돈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3. 불만 많은 고양이가 주인공이다. 이 고양이가 어느 날 나무에 올라가 내려오지 않기 시작했는데, 달래도 안되고 음식이나 장난감을 줘도 내려오지 않았다. 사람이 올라가 데려오기엔 나뭇가지가 너무 약했다. 소방대원을 부르기엔 너무 사소한 일이라고 주인은 생각했다.
한 사람이 아이디어를 냈는데, 고양이가 올라간 나뭇가지에 줄을 걸어 가지를 끌어당기는 것이다. 그런데 고양이가 손에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왔을 때 줄이 끊어졌고 고양이는 휙 날아가 버렸다. 웁스. 고양이와 주인은 영원한 작별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거기서 800미터 떨어진 한 집이 있었다. 그 집에 새로 이사온 가족 중 열 살짜리 사내아이가 있었는데, 이 아이는 항상 고양이를 갖고 싶어했다. 하늘의 천사나 엄마 아빠에게 빌어도 도와주지 않았지만 언젠가는 소원을 이룰 거라고 아이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아이였는데, 하늘에서 고양이가 떨어진 것이다. 그 아이 앞으로 바로. 하늘에서 떨어진 고양이 이야기는 널리 퍼졌고, 아이 어머니는 하늘이 내린 기적이라고 여겼다.
이 이야기에는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되어 있다. 도와주러 온 사람이 일을 망쳤다는 이야기와 평범한 것에서 경이로움을 찾으련느 심리가 그것이다. 우연한 일을 기적으로 보는 사람들의 희극적인 면을 표현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성서 출애굽기에도 하늘에서 동물이 떨어진 이야기가 나오는데, 애완동물을 존귀한 창조물로 여기는 프란체스코 수도회에서는 십자가와 성수로 동물에게 축성하기도 한다. 프란체스코 수도회 사제에 따르면 영적인 믿음이 강한 사람은 그런 현상에서도 기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이 이야기의 교훈을 설명한다. 가능한 설명이다.
인간 탄환 전문가에 따르면 그의 직업에서 방심은 금물이다. 또한 서커스단에서도 고양이는 제한적으로 사용하는 동물이다.
이 이야기가 회자되는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재미있다는 것. 고양이가 하늘을 나르고 그게 누군가의 선물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물리학의 관점에서는 어떨까? 고양이는 얼마나 멀리 날아갈 수 있을까?
투석기 전문가를 통해 실험해보자. 나뭇가지와 유사하게 설계된 투석기를 통해 무게를 달리해 얼마나 멀리 날아가는지 실험을 해 보았다. 1.5kg짜리는 17.4미터, 6kg짜리는 10.5미터에 불과했다. 8백미터와는 한참 거리가 있는 것이다. 결론은, 이 이야기는 허구라는 것이다. 나뭇가지는 고무줄없는 새총과 같기 때문에 물체를 밀어내는 정도의 역할 밖에는 하지 못한다. 그리고 1.5kg짜리 물체를 멀리 보내려면 엄청난 힘이 필요하다.
4. (이 이야기는 다 알다시피 [터미널]로 영화화된 것이지만 이왕 나온 김에 써준다. 이 프로그램의 제작년도는 2003년이다.)
이 이야기는 관료 행정의 비효율성에 대한 것이다. 한 이란 남자가 망명을 하게 되었는데, 난민 지위 신청을 위해 영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먼저 파리 공항에서 내린 남자는 모든 서류 일체가 들어있는 가방을 분실하게 되었고, 그 바람에 영국에서 입국이 거부되었다. 파리로 돌아온 남자는 체포되었는데, 나중에 프랑스 공항은 그의 합법적인 공항 도착을 인정해서 남자는 석방되었지만 그는 여권이 없었기 때문에 공항을 나올 수 없었고, 드골 공항에서 14년 동안 머무르게 되었다.
공항에서 10년 넘게 지냈다는 사람의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것처럼 보인다. 믿기 힘든 이야기지만 관료행정의 비효율성을 경험한 사람들에겐 왠지 신빙성이 있어 보일 것이다. 이 이야기느 1988년부터 나돌기 시작했다. 뉴욕에서 출발한 쓰레기 바지선 모브로호의 경우, 3천 2백톤의 쓰레기를 싣고 석달간 대서양과 멕시코만을 왕복하며 3개국의 관료행정과 싸우다 결국 브루클린에 쓰레기를 내릴 수 밖에 없었다. 이런 것은 사실 누구나 경험하는 것이다. 서류를 발급받기 위해 서류가 필요하고, 다시 그 서류를 발급받는 서류가 필요하고, 이러다 미궁에 갇히는 것이다. [캐치 22]에서는 "출격에서 빠지려면 미쳐야 하는데 출격을 나갈 정도면 이미 충분히 미친 것이며 출격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할 정도면 제정신이므로 출격에서 빠질 수 없다."라는 대사가 나온다. 그러나 과연 관료행정이 한 사람을 10년 동안 머무르게 만들 수 있을까?
있다. 이 이야기는 실제 상황이다. 미르한이라는 이 남자는 1988년부터 드골 공항에서 머무르고 있다. 이란인 아버지와 영국인 어머니를 둔 그는 영국에서 공부했다. 반왕정주의자였던 그는 국외 추방 당했으나 영국에서 거부당하고 벨기에에서 난민으로 인정받았다. 파리에서 증명서를 잃어버린 그는 입국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공항에서 지내게 되었다. 이제는 알프레드라 불리는 미르한. 언제 그는 나갈 수 있는가?
미르한은 1999년 출국 허가를 받았지만 입국 대상국에서 자신을 이란 국적자로 간주하고 있다며 공항에서 나가기를 거부하고 있다. 10년 넘게 공항 소파에서 자고 햄버거를 먹어온 그가 이미 사회적 능력을 상실하고 밖으로 나가길 두려워하고 있는 것일까?
5. 이 이야기의 무대는 대학 캠퍼스이다. 남학생 클럽 지하에서 신입생 네 명을 대상으로 선배들의 신고식이 진행되고 있었는데, 프랭크 스니들은 신입생들을 혹독하게 몰아붙였고 특히 신입생 케빈을 '뚱보'라고 부르며 괴롭혔다. 그들은 욕실에서 옷을 입은 채 찬물로 샤워를 했고, 그 옷을 그대로 입고 잠자리에 들기를 강요받았다. 스니들은 그 과정에서 케빈에게 유독 심한 모욕을 가했다.
케빈은 더 이상 당할 수 없다고 생각했고, 선배에 대한 응징을 다짐했다. 그는 해부학 강의 시간에 몰래 시체의 손을 훔쳐냈고, 그것을 화장실 변기 안에 설치하여 스니들을 놀라게 만들 계획을 세웠다.
케빈과 친구들은 방에 모여 앉아 화장실에서 선배의 비명 소리가 울려퍼지기를 기다렸으나 소리는 끝내 들려오지 않았다. 계획이 실패한 것일까? 확인하러 화장실에 들어간 그들은 욕조에서 머리가 하얗게 센 채로 정신이 완전히 나가버린 스니들을 보게 되었다.
이런 종류의 전설은 다양한 버전을 지니고 있다. 어떤 전설에서는 절인 손을 방안 전등줄에 매달아 놓으면 넋이 나간 선배가 나중에 그 손을 씹고 있기도 하다. 신체의 일부는 특히 전설의 소재로 많이 사용되는데, 그러나 하룻밤에 머리가 하얗게 센다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어떤 베트남전 참전 군인의 경우 머리가 다 세는데 1년이 걸렸다고 한다. 실험에 따르면 정신적 충격의 다양한 증상 가운데 하나로 머리가 센다는 것은 가능하다.
이 이야기는 피해자가 가해자보다 더 가학적이라는 게 특징인데, 피해자와 가해자의 동일화 현상을 나타낸 것이다. 실제의 사건을 두고 구성한 모의 법정은 신고식의 폐해를 잘 보여준다. 신고식을 견디지 못하면 동질감을 얻지 못하고, 이는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통과 의례의 하나다. 해병 훈련과 지옥 훈련을 통해 군인들은 전우애와 단결력을 얻는다. 그러나 이러한 신고식의 목적은 별개로 치더라도 그 가혹함은 충분히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다. 1학년 때 시체를 만지게 하는 해부학 강의는 없으며 머리가 몇 분 만에 세지도 않는다. 그런 사건의 기록도 없다.
True or False?
1) 미국 대통령 국새는 전쟁 중에 변경되어 독수리가 올리브 가지 대신 화살을 향하게 되었다.
False. 1945년 이후부터 올리브 가지만 보고 있다.
2) 식후 한 시간 이내에 수영을 하면 쥐가 나서 익사할 수 있다.
False. 근거 없는 속설일 뿐이다.
3) 1912년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충돌하여 침몰할 때 무성판 [포세이돈 어드벤처]가 상영되고 있었다.
False. [포세이돈 어드벤처]는 무성판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