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나님 소설 '몰록'에서 몇가지 질문

  • 귤과레몬
  • 12-03
  • 751 회
  • 0 건
  .. 고마운 무루님과 blank님 덕분에 '몰록'을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듀나님, 무루님, blank님 감사합니다 :)


 집단 속에 함몰되지 않으려는, 개별자아의 투쟁...이라는 주제가
  듀나님 소설에서 여러번 되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 크고 검은 눈', '몰록' , '질료와 형상'..

  좀 넒게 보면 '펜타곤'이나 '타인의 눈' '도 이와 비슷한 카테고리 속에 들어갈 수 있겠지요.

  그리고 이런 주제 하에 있을 때
  듀나님 소설이 가장 긴장감있고,
  간결한 비장미를 자아내는 것 같구요.


   ('펜타곤'에서의 인식 - 육체와 정신의 관계에 대한 성찰을 좀더 밀고 나가도 흥미로울 텐데.
    다른 소설들에서는 좀 단순하게 정신/육체를 분리시키는 것 같아서 아슬아슬해요.

    이를테면, 페트렌코 교수의 뇌가 가지고 있던 정보가
    부닌의 뇌로 옮겨진다고 할 때 페트렌코 교수의 인격이 고스란히 유지되는 건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분명 상호작용이 있을텐데.)




아, 전 꼭 질문하기 전에 잡담이 길어지네요.
'몰록'을 다 읽은 후에도 몇 가지 의문이 남아서 이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0. 제목이 왜 몰록인가요? ;;


1. 부닌과 무혁의 관계,
  
  병원에서, 부닌은 왜 굳이 무혁을 데리고 도망쳤나요?  
  ...이미 부닌과 무혁이 연인 관계였기에 일주일 정도의 밀월이라도 갖고 그 후에 죽이고 싶었던 건가요?


2. 잘라버린 머리수

프롤로그의 병원 사람들 전체가 다 42호에 감염되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면 다섯개의 머리만 없앤 것으로 충분했던 걸까요?  
140명이 이미 죽었다 해도
  감염된 머리들을 다 없애야 했던 것 아닌가요?
  그때는 아직 42호가 널리 퍼지기 전이었는데.



3. 무영의 해고

누가 왜 무영의 전과기록을 알려서 무영이 해고되게 했나요?

"다시 말해봐,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알았어?"
  "신문에서 봤거나 경찰에서 알려줬겠지, 뭐. 나한테 러시아 구경 체포 서류를 보여주었어."
  "신문에서 어떻게 알아? 당신 이름은 나오지도 않았는데. 구경이나 통경이나 당신 이름 따위에는 신경도 쓰지 않아."
  "하지만 부회장은 알던 걸. 도대체 이전에 일을 어떻게 처리했길래..."
  "나는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어. 지금까지 먹혔잖아. 구경 기록까지는 나도 어떻게 할 수 없어. 그리고 그 기록은 아무나 꺼낼 수 있는 게 아니고, 꺼내서도 안되며, 결정적으로 법적으로 아무 의미도 없어.."

저도 너무 궁금했는데, 끝까지 안 나오더라구요..

무영과 현주를 다시 이어주고 싶었던 사랑의 신이 선정협회에 밀고했나요? ;;

3-2.
무영의 약이 일급 마약류로 지정되고 치료가 중단된 이유 역시 별 설명이 없던데.
이 역시 무영과 현주를 이어주고 싶었던 사랑의 신의 활약...일리는 없고

결국 42호가 무영을 말려죽이고 싶었던 건가요?
하지만 왜?
죽이고 싶었다면 직접 살인자를 움직였어도 될 텐데.


4. 김성균과 자살한 외무부 관리도  42호에 감염되어 있었기에 42호의 지령으로 자살한 것인가요?
  그렇다면, 그 이전에 살해된 자들도
  어렵게 살인자를 움직일 필요없이
  42호에 감염된 두뇌들을 자살시키면 되지않나요?  

  프롤로그의 이정 의사가 한것처럼
  수류탄을 입에 물고 죽게 하던가, 머리를 소각로에 쳐넣어 죽게 하던가.


  그리고 왜 김성균과 외무무관리의 두뇌는 방치했나요..이미 때가 늦어서?
  


5.  경찰을 피해 탈출하던 부닌은 왜 무영과 미향을 보호했나요.
  
  부닌이 무영을 알아볼 수 있게 했던, 무영에게서 흘러나온 박하향이란 무엇인가요?



6. 페트렌코의 정체

이 사람 정체가 뭔가요. 어떻게 그 대혼란속에서 거의 마지막까지 개별자아를 유지할 수 있었지요?
부닌의 두뇌가 아무리 비어있다 해도 그렇지. 보면 다른 두뇌 속도 툭툭 잘 돌아다니던데.
정말 정체가 궁금합니다.  


7. 레슬리 첸의 정체
처음 블루서클의 심령술에도 모습을 드러내고 현주의 같은 방 동료치고는 좀 자주 얼굴을 들이밀던데
가만히 사라졌네요. 이 사람도 나름의 정체가 있을 듯 한데...


.. 에, 하다보니 질문이 쏟아지네요. 너무 많아지면 답해주시지 않을 지도 몰라.
다른 건 몰라도 3번과 5번만은 꼭 답해주시길 바랍니다.
정말 궁금하거든요. 박하향? (갸웃)



-----------------------------------------------------------------------------------

(다음은 그냥 잡담입니다)

+ 무영은 끝내 자기 캐릭터없이
'현주의 애인'이자 '무혁의 동생'이고 '미향의 이모'로 남아버렸네요.
처음부터 끝까지 징징대고만 있어서
후반부에서는 뭔가 역할을 하기 기대했는데.

어찌보면 무영도 굉장한 성격이긴 합니다.
헤어졌다 1년만에 재회한 ex에게 그렇게 당당하게 이것저것 요구하고 칭얼대고 기대기도
쉬운 일이 아닐 텐데.  
.. 현주가 고생하겠어요.  



+ 중간에 잠깐 나왔던 화학교사가 묘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 여기는 위험해! 당장 달아나! 언젠가 학교가 너를 먹어버릴지도 몰라! 난 이미 늦었지만 넌 살 수 있어!" 라는 적나라한 대사 때문일까요.



+ 이상할 정도로 미향에게는 호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처음에 약먹고 헤롱대며 등장할 때는 참 좋았는데. 쓰는 언어가 애들 언어가 아니어서 그랬을까. 인간이라기보다는 어린 아이 모양을 한 컴퓨터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 가장 좋았던 캐릭터는 아무래도 현주지요.
듀나님 소설에서 개별 캐릭터에게 매력을 느끼기란 한 편으로는 쉬우면서도 한 편으로는 꽤 어려운데 ;;
  
그래도 몰록의 현주와 기생의 여주인공은 참 매력있었습니다.

다른 캐릭터들에 비해 그래도
나름대로 개성이 있는 인물들이어서 그럴지도.


현주는...평소 행동과는 다르게
무영의 그 말도 안되는 어리광을 다 받아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달까;
제가 본디 순정파 캐릭터에게 약하긴 합니다 ;


게시판2004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6594 다녀오겠습니다 :) 보솜이 1,159 12-03
6593 시대 착오적 인간 이사무 1,843 12-03
6592 현대민주국가에 왕족이 갖는 사회적 지위 Bigcat 1,339 12-03
열람 듀나님 소설 '몰록'에서 몇가지 질문 귤과레몬 752 12-03
6590 개인적인 잡담입니다. happytogether 1,465 12-03
6589 특수문자로 채팅하면 간첩? 새치마녀 1,063 12-03
6588 웃찾사의 리마리오 말예요... jungle 1,962 12-03
6587 저도 잡담 ruek25 732 12-02
6586 Tartan USA 공식 홈페이지 DJUNA 496 12-02
6585 DJUNA님의 글을 조정의민 1,251 12-02
6584 동사무소 근무 2달 째 parsley 1,232 12-02
6583 아메리칸 파이가 리메이크인가요? Pastorale 497 12-02
6582 오늘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나온 귀신들린자동차 레쓰비마일드 1,184 12-02
6581 '닭들의 침공'과 효자가 된 애쉬튼 커쳐 새치마녀 2,327 12-02
6580 미즈 다이나마이트 ginger 761 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