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정훈장교의 <혼블로워> 감상문에 대한 잡설

  • Bigcat
  •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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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hy-leadership.or.kr/bbs/view.php?id=news&no=153








항상 궁금한 것이지만, 군인들은 언제나 이렇게 애국심과 민족애에 불타는 걸까요? 사실 우스갯 소리로 열혈만화, 열혈 케릭터들을 보면서 참...인생을 어쩌면 저렇게 뜨겁게 살 수 있나, 저 양반 머리가 열 때문에 빠개지겠네.... 하고 걱정하곤 했는데..--;;
뭐 이 양반 글은 군대의 정신교육을 담당하는 정훈장교로서 교과서적인 얘기를 하는 것이겠지만. 하지만, 그 교과서가 참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사 "국가와 민족의 무궁한..." 이런 피상적인 얘기만 늘어놓지 알맹이가 없잖아요? 국가와 민족이 중요하다는 건 세살 먹은 어린애들도 아는 얘깁니다. 한 개인에게 그를 뒷받침하는 국체가 없다면 생존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엄현한 현실이니까요. (기냥 멀리가지 말고 저기 팔레스타인이나 이라크 한번 보세요. 외세가 제 안방인양 발 뻗고 누워있는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는 지는 뭐...얘기 할 필요도 없죠.--;;)

이 분은 혼블로워가 굉장히 유능하고 대단한 리더쉽을 가진 해군장교라는 사실에 크게 감동을 받으신 모양입니다. 저도 거기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듀나님 표현을 빌리면 혼블로워는 '공명정대한 이상을 가진 구식남자'로서 참 견실하고 보수적이고 올곧은 군인이니까요.
근데, 문제는 혼블로워가 과연 그런 군인에서 단순히 머무르는가 입니다. 저도 혼블로워 시리즈 초반부 볼 때는 얘는 옛날 남자니까...뭐 이러고 봤는데...맙소사!

몇 가지 예를 소개하죠.
혼블로워가 처음 사관생도 견습생이었을 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십니까? 거기에서 그는 조직이라면 어디나 있을법한 또라이를 하나 만났고 (BOB의 소블 같은 고문관 선배 말입니다.--;;) 그 인간에게 한참 시달리는 신세가 됩니다. 그런데, 혼블로워가 어떻게 이 일을 해결했는지 아세요?....결투로 선배를 죽이려고 했답니다. --;;  뭐, 멋진 드라마의 주인공이니 직접 손에 피를 묻히지 않고 해결은 했습니다만...그 장면 보면서 어찌나 참, 어찌나 뻘줌한 기분이 들던지...저도 학교나 군대에서의 하급자 학대에는 치를 떠는 사람입니다만, 혼블로워의 그 용맹과감한 해결법은 정말 당혹스럽더군요.

그리고 정식 장교로 임관한 뒤에 큰 사고를 하나 치릅니다. 바로 '선상반란'이었죠. 혼블로워는 이 사건을 계기로 함장으로 승진합니다. 그럼 혼블로워가 반란을 훌륭하게 진압하고 그렇게 승진했냐고요? 아니오... 바로 이 양반이 산상반란 주동자 인걸요.--;;
얘긴즉, 특수임무를 띄고 서인도제도로 가던 혼블로워의 부대는 암초보다 더한 난관에 봉착하는데, 그 암초라는 게  바로 미치광이 함장이 연일 저지르는 사고들이었죠. 혼블로워의 심정을 저도 이해합니다. 앞에는 큰 전투가 기다리고 있는데, 아군 진영에는 고장난 대포가 있고 그놈의 대포는 적군 아군 가리지 않고 마구 사격을 해대니...승질 같아선 번쩍 들어다 바다속에 처박아 버리고 싶었겠죠. 어쨌든, 혼블로워는 자기 승질대로 합니다.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부하들과 상관을 지키기 위해 함장을 '제거' 해버린거죠. 바로 사고로 위장해서 말이죠. --;;....정말이지, 말썽장이 고참 없앨 때보다 더 경악스러웠다는...

좀 아이러니 하기도 합니다만, 제가 <혼블로워>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겁니다. 이 작품은 이토록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군대와 군인' 그리고 '전쟁'을 보여준다는 점입니다. (물론 2백년전의 옛날...^^) 그러면서도 혼블로워에게는 현대의 반전영화 케릭터에서 볼 수 있는 그런 냉소적이거나 신랄한 점은 없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뭐랄까...그게 더 어떤 면으로는 좀 위선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아니 저런 모습이 진짜 전쟁영웅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그리고 또 하나 이 글에서 딴지 걸고 싶은건 '선배장교의 모범'에 대한 단락입니다.  단언컨데, 이 시리즈에서는 혼블로워에게 무슨 군인으로서 영감을 주거나 혼블로워가 자기 아빠처럼 숭배하고 받드는 그런 '영웅선배장교' 내지는 '영웅상관'은 없습니다. 뭐 비슷한 인물로 펠류제독이 있습니다만, 그 관계도 혼블로워가 임관한 뒤로 역전되서 펠류제독이 이 냉담한 청년장교의 뒤를 봐주느라 바쁘지요. 있다면 혼블로워 대신 목숨을 내 놓은 두 명의 고참장교와 혼블로워를 헌신적으로 따라 다니며 돌봐주는 부하가 된 전직상관이 하나 있습니다만, 이 사람들이 이 글을 쓰신 정훈장교께서 그토록 본받으라고 칭찬한 영국해군의 모범스러운 선배장교들인지는....아무래도 아닌것 같은데요...--;;

제가 원하는 건, 아무리 국방일보에 실리는 규격에 맞추는 글이라도 이런 피상적인 얘기말고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이고...뭐랄까...최소한 읽는 사람 웃기지나 않는 현실적인 얘기가 나왔으면 합니다. 세상에 군인들이 다 또라이도 아니고 참...--;;


http://blog.naver.com/okbadac.do?Redirect=Log&logNo=80005275976

혼블로워 2권도 나왔습니다.(스페인 요새를 격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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