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런 저런 일로 잘 사용하던 mp3p를 팔려고 마음먹었습니다. 골수 공돌이니만큼 기계에 대한 애착이 굉장히 강해서, 몇개월 쓴 물건이지만 새 것 만큼이나 깨끗한데다가 살때 포장 하나까지도 다 모아두고 있었지요. 음, 이정도면 그래도 얼마 정도는 받을 수 있겠지. 하고 장터를 스윽 둘러보았지만 그새 시세는 바닥으로 향하고 있더군요. 난감해하며 시세에 맞추어 올려보았지만 그래도 쉽게 팔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전자제품을 구입하고 즐기는 데 빠져들다보면 이런 상황때문에 곤혹스러울 경우가 많습니다. 비싼 값을 주고 산 기기가 불과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상상도 못할 정도로 가격이 떨어져 버리는 거지요. 물론 다른 사람들보다 일찍, 먼저 사용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도 있지만 살 때의 가격을 떠올리면 속쓰린 것은 비단 저만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일을 몇 번 겪다 보면 어느 쪽이 가장 경제적인 것일까, 하는 생각이 안 들수가 없는데요. 주변의 패턴을 대충 살펴보니 세 가지 정도로 분류가 되더군요. 첫번째는, 최신 제품을 사서 잠깐 쓰다가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팔고 또 최신 제품으로 옮겨 가는 사람. 두번째는 당시 제품들 중 중상위권 제품을 구입해서 잘 쓰다가 버리는 것 보다는 나은 가격에 중고로 넘기고 또 그런 류의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비싸든 싸든 한 번 산 다음 부서질 때까지 쓰고 나서 새로 구입하는 사람.
어른들 말씀에 흔히 한 번 사면 오래 써야지-라는게 있긴 합니다만, 이런 유형들을 비교해 보면 의외로 가장 '경제적'인 쪽은 첫번째에 더 가깝다는 것을 보게 됩니다. 초기 구입비용이 매우 많이 들기는 하지만, 적절한 타이밍만 타고 움직여 주면 몇 만원 정도의 차이로 항상 최신의 제품을 사용하게 되거든요. 반대로 두번째나 세번째 타입은 나중에 비교해 보면 의외로 첫번째와 비슷하거나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게 되지요. 물론 첫 번째의 경우는 반대급부로 항상 자신이 사용하는 기기류의 중고 시세와 최신 정보를 꿰고 있어야만 하기는 하지요. 금전적인 손해를 막기 위해 자신의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랄까요, 물론 직종이 그쪽이라면 나름대로 괜찮은 장사일 겁니다.
그렇지만 저처럼 취미삼아 기기류를 만지작거리는 사람은 발빠르게 움직이기는 힘들고, 그래서 항상 떨어진 중고가를 보면서 한숨을 푹푹 쉬게 되는 거지요. 물론 팔고 나서 다른 기기를 구입한 다음에 통장 잔고를 보면서 한숨 한 번 더 쉬는 것도 필수겠구요.(더해서 경제적인 빈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