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장관님, 우리 병사들이 왜 고철조각이나 못쓰는 방탄유리를 찾기 위해 폐품처리장을 뒤져야 합니까. 차량의 장갑용으로 쓰기 위해서 말입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8일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쿠웨이트 내 미군 캠프에서 공청회 형식의 질의응답 행사를 가졌다가 장비 부족과 인사 문제 등에 대한 사병들의 항의성 질문을 받고 곤욕을 치렀다.
박수와 환호까지 받아가며 기분 좋게 격려성 연설을 마친 럼즈펠드 장관은 곧바로 병사들의 질문을 받기 시작했다.
두 명의 질문을 무난히 처리한 그는 세 번째로 항공기 수리병인 토머스 윌슨 상병이 질문하는 순간 긴장했다. 윌슨 상병이 질문을 끝냈을 때 2300여 명의 병사 사이에서 박수와 환호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평소 까다롭기로 소문난 국방부 출입기자들을 직접 상대하며 수완을 발휘할 정도로 노회한 럼즈펠드 장관이지만 “앞부분을 못 들었는데 질문을 다시 한번 해 달라”고 해 시간을 벌면서 적절한 답변을 찾으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윌슨 상병은 “우리는 녹슨 쇳조각과 망가진 방탄유리 중에서 가장 나은 걸 주워 차량에 붙이고 있다”면서 “이라크에 가져갈 장갑차가 부족하다”고 더 직설적으로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잠시 뜸을 들이다가 “장갑차 부족은 돈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 능력의 문제”라면서 “군인은 주어진 여건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오히려 힐난조로 답변했다. 순간 장내가 조용해지자 그는 겸연쩍어 하며 “세상의 모든 방탄장비를 몸에 두르고 탱크를 타더라도 (매설폭탄 등으로) 탱크가 날아 갈 수 있다”고 강변을 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현역 군인이 주 방위군이나 예비군으로 편성된 부대보다 더 나은 장비를 지급받는다며 차별대우와 함께 복무기간 연장 조치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럼즈펠드 장관은 “복무 연장은 전시에는 당연한 기본원칙이며 가능하다면 최소화하겠지만 계속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답변하는 등 수세를 면치 못했다.
이라크에 투입된 미군이 장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일선 병사의 문제 제기가 TV로 공개되자 미국 언론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럼즈펠드 장관의 답변에 대해 “무신경하다”거나 “모욕적”이라며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국방부는 험비 다목적차량의 생산능력이 월 15대에서 450대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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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가 태평양 전쟁 시절 때 처럼 남의 집 냄비도 가져가고 그러는 거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