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크리스마스 파티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술과 함께 한 자리는 아니었어요. 물론 술을 마신 사람도 있고 저도 소주 한 잔 하기는 했지만 이건 송년회라기 보단 크리스마스 파티였으니까요. (차이가 뭐람??;;;;)
서로 모여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맛나게 식사를 하고, 선물도 교환했죠.
크리스마스 캐롤과 트리가 함께 한 자리는 아니었습니다. 장소가 중국집(이라기엔 챠이니즈 레스토랑이라고 말을 해야 할 듯한 분위기의 가게. 중국 요리집이라고 해야하나?)이었거든요.
그렇지만 모두들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마음에 담고 있었기에 그런 건 전혀 문제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면 누군가 자연스레 약간 앞장서게 되잖아요.
무슨 음식을 시키느냐 분분해질 때 의견을 모아주고, 무슨 순서로 행사를 진행시켜야 할 지 분분할 때 앞에서 먼저 행하는 사람이 생기게 됩니다.
오늘 제가 바로 그런 역할을 했습니다.
제가 고른 메뉴는 없었지만 제가 메뉴를 주문했고 행사를 진행했죠. 그래봤자 행사는 선물 교환 행사 밖에 없었지만 말이죠.
성격상 제가 먼저 나서게 됩니다. 대학 초년생일 때는 선배들 움직이는 것 보느니 후배인 내가 하자 생각했고, 친구들과 있을 때는 내가 잡일을 맡을 테니 너희들은 맘 편히 있어라라는 맘에 했고 막상 선배가 되자 선배가 안 하면 누가 하랴는 마음에 하게 되더군요.
그게 맘이 편합니다. 흠.
메뉴를 주문할 때는 저희 테이블에 종교를 이유로 채식을 하는 사람이 있었기에 그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했어요. 그 사람을 위해 모두 채식 메뉴를 택한 다면 다른 24명이 서운해할 지도 모르기에 결국 그 사람 메뉴만 특별히 주문했죠. 고기, 생선 안들어가고, 기름도 육류 기름을 쓰지 말아달라고요.
그러자 야채 볶음이 나왔는 데, 아는 것이 별로 없어서 이름이 뭔지를 모르겠더군요. 그 사람에게는 당신을 위해 특별히 만든 요리라고만 소개했죠. (아, 그 사람은 인도계 미국인이랍니다.)
나머지는 탕수육과 깐풍기, 고추잡채를 먹었답니다.
선물 교환이 정말 재미났는 데 이런 이벤트는 추천할만 해요.
예를 들어 25명이 모여있다고 한다면, 25명이 모두 적당한 가격선에서 선물을 준비합니다. 물론 포장은 필수 입니다.
선물을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놓아두고,(만약 크리스마스 트리가 없다면 적당히 아무데나 놓으셔도 되어요. 저흰 방 한 구석 빈 테이블에 모아두었습니다만)
그리고 각자 1번 부터 25번 중 하나씩 제비 뽑기로 번호를 가져요.
1번은 그 선물 중 아무거나 하나를 집어서 포장을 풀고 자기가 무엇을 획득했는 지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야 합니다.
2번은 나머지 24개의 선물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서부터 재미가 시작됩니다.
2번은 나머지 24개의 선물 중 하나를 택할 수 있지만, 1번의 선물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둘 중 하나를 하면 되는 거죠.
아직 안 뜯긴 선물을 고르거나 이미 누군가 가지고 있지만 자기 맘에 드는 선물을 고르거나.
결국 25번이 제일 좋은 겁니다! 24개 중 맘에 드는 것을 가질 수도 있고, 아직 안 뜯긴 선물을 고를 수도 있고 말입니다.
만약 누군가에게 선물을 빼앗기게 되면 빼앗긴 사람에게 곧바로 순서가 돌아갑니다. 그 사람은 다른 사람 것을 또 뺏을 수도 있고 아직 안 뜯긴 선물을 고를 수도 있죠.
그리고 한 선물은 3번 까지 뺏을 수 있습니다. 4번째로 그 선물을 소유하는 사람이 결국 그것의 최종 주인이 되는 거죠.
오늘 제가 가진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최고 인기 품목은!
커티샥 위스키와 JVC 헤드폰, 그리고 10달러 였습니다.
전 총 25명중 14번 이었는 데, 전 위스키에 눈독 들이고 그 위스키를 빼앗아 왔지만 전 위스키의 3번째 사람이었을 뿐 결국 4번째 사람에게 포옹 한 번 해주고 빼앗기고 말았습니다.
결국 제 손에 온건 대략 30장 들어가는 CD 케이스지요. 마침 필요했는 데 다행이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