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기학에 관련된 수학문제를 푸는 수업이 있었고 그게 끝난 직후에 국어 수업이 있었는데 제가 그만 교과서를 빼놓고 안 가지고 온 겁니다. 시계를 보니 시간이 6분 정도 남았더군요. 사물함에 있을 교과서를 가지러 뒷문으로 나가는데 그 때 교수가 들어오는 겁니다. 인사하고 지나치는데 제 뒤통수에 대고 말하길
"너, 수업 들어올 필요없어."
켁 -_-;
교양수업이 흔히 그렇듯 대규모 강당 수업이었는데 그많은 학생들 앞에서 그런 소릴-_-
꿈 속의 기억상으론 제가 저번에도 한 번 교과서를 빼먹고 와서 친구 걸 같이 본 적이 있긴 한데, 아니 그게 뭐 대단한 잘못이라고 아웃이라니-_-
꿈에서도 어이가 없었지만 더러워서 수업 듣기 싫더군요. 자리로 돌아와 가방을 챙겨 나가려고 하는데, 마침 옆자리에 있던 친구가 제 전자기학 교과서를 갖다가 뭔가 체크를 하고 있었습니다. 주섬주섬 가방을 싸는 저더러 이건 수업 범위가 어디까지 나갔냐느니 여긴 문제만 푼 거 맞냐느니 어쩌고 저쩌고 얼마나 재수가 없던지. 평소에 너 열라 쿨한 성격인 건 알겠는데 지금 쫓겨나는 사람 앞에서까지 꼭 그래야겠냐??? 확 그냥 엎어버리고 싶었지만 교수가 보는 앞이라 저도 끝까지 쿨한 척 했어야했죠-_-;;
여튼 그렇게 나오긴 했는데 걱정이 되더라구요. 4학년 1학기 교양필수였고(국어가 왜?-_-) 2학기땐 동일한 수업이 없을텐데 이것 때문에 나 졸업 못하는 거 아닌가하는. 꿈을 깨면서 대학 졸업한 지도 까마득하단 사실에 안도를 했지요.-_-;;
실제 대학 생활 중에 저런 교수나 친구는 없었습니다. 딱히 이 사람이 모델이다 싶은 것도 없고, 단지 이 사람 저 사람의 재수없는 면을 합성한 듯한 느낌은 납니다.
저 꿈이 자각몽이었으면 좋았을 겁니다. 교수한테는 내 수업료 니가 돌려줄거냐 라든가 7년 동안 같은 강의 노트 쓰는 주제에 니가 성실성 따질 자격이 있냐 라든가 되든 안 되든 쏘아붙였을 거고, 싸가지없는 친구는 교과서를 둘둘 말아서 정수리라도 함 가격해주고 나왔을텐데요-_-;;;
그런데 꿈 속에 학교가 나오면 꼭 저런 식으로 '아 난 학교 졸업한 지 애저녁이지' 안도하면서 깨게 됩니다. 항상 시험 걱정, 학점 걱정을 하다가 깨요. 제가 꾸는 꿈들 중에서 가장 현실적이고 그만큼 가장 악몽에 가깝습니다. 그건 이제껏 해봤던 마음 고생이래봐야 기껏 학점 걱정하는 정도였다는 뜻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시시껄렁한 일도 악몽의 소재가 되는데, 정말 험한 일 겪은 사람들의 꿈은 얼마나 끔찍할까요. 마음에 앙금이 남아있는 한 수십 번, 수백 번 되풀이해서 그 일을 겪을 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