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과제로 낸 소설입니다. 읽어보시길..^^

  •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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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노랑 머리 앤'
과제로 낼 소설 지을려다 당시 본 빨강머리앤 플래시 애니(만화책도 있더군요.)를 보고 생각나서 적은건데.. 문학성 제로지만 참신한 패러디로 만점 받고 흐뭇했더랬죠. 오늘 하드 정리하다 보니 나오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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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도 화창하던 어느 봄 날.. 솔나무집 바닐라 아주머니네 집에선 난리가 났습니다. 다름아닌 바닐라 아주머니의 오빠 매튜 아저씨가 어느 고아원에서 거금을 주고 고아소녀 한명을 사오셨기 때문이죠.
"아닛! 그냥 줘도 안하는 고아소녀를 왜 데려와요.. 데려오긴.. 것도 천만원이나 주고.. 가뜩이나 살림에 쓸돈도 모자라는데, 일은 못하는 주제에 일만 벌리고 있어욧. 나가요 . 나가!"
쿵쾅! 난리도 이만저만이 아니군요. 바닐라 아주머니가 단단히 화가 나신 모양입니다. 평소때는 바닐라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러우신 아주머니지만 한달에 한번 있는 그날엔 이렇게 이성을 잃으신답니다. 예? 그날이 뭐냐구요? 바로 한달에 한번 바닐라 아주머니의 오빠 매튜 아저씨가 장에 가는 날이랍니다. 헤헤..

매튜 아저씨는 나이가 50이시지만 아직도 결혼을 안하시고 사신답니다. 바로 동생인 바닐라 아주머니가 결혼식 첫날밤에 남편을 잃었기 때문이죠. 알뜰한 바닐라 아주머니는 첫날밤 신혼여행에서 결혼식 총비용을 세다가 남편인 쵸코 아저씨가 몰래 꿍쳐둔 돈을 발견하고 화나서 남편을 집어던졌는데, 그만 창밖으로 날아간 아저씨는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몸이 되고 말았어요. 그후로 바닐라 아주머니는 소나무 집에서 아이스크림을 팔아 겨우겨우 살림을 꾸려나가고 계시답니다.

아! 전 누구냐고요? 전 이집에 팔려온 고아소녀 노랑머리 앤 이라고 합니다. 제 머리는 방금 염색한 듯한 노랑머리인데요. 어렸을 때 염색약을 부어놓은 통에 빠져서 머리가 아무리 자라도 이렇게 노란색이 되어버렸답니다. 아! 전 기미도 많아요. 여드름도 많지만요. 저쪽 어느 개암나무집에는 나처럼 부산고아원에서 팔려간 빨강머리 앤이라는 애가 있는데, 걔도 저처럼 얼굴에 기미와 주근깨가 많답니다. 하지만 전 걔보다 얼굴도 이쁘고, 몸매도 훨씬 글래머예요. 남들이 저보고 뚱보라네요. 다 제 풍만한 몸매가 부러워서 하는 소리죠. 아! 전 혼잣말하는 버릇이 있답니다. 심심할 때면 제 마음의 친구 안네를 만들어내서 같이 대화하죠. 안네는 유태인으로 지금 독일군에게 핍박을 받고 있답니다. 안네 때문에 언덕위의 하얀집에 몇 달을 살은적이 있어서 전 안네이야기는 아무한테도 하지 않아요.
  
이집에 팔려온지 몇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바닐라 아주머니는 절 미워합니다.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전 매일 집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그릇을 닦고, 또 공부도 하는데요. 바닐라 아주머니는 제가 워낙 잘먹고, 잘자서 살림이 폈다고 하십니다. 항상 가계부의 장부가 마이너스래요. 매튜아저씨는 여전히 밭일을 하시지만, 가끔 쓰러지시기도 하고, 장보러 가셨다 이상한 남자아이를 사오시기도 해서 바닐라 아주머니의 머리를 아프게 하십니다. 물론 그 남자아이는 거짓말을 자꾸 해서 제가 고래밥이 되게 던져버렸습니다. 이름이 뭐더라? 아! 피노키오였습니다.

바닐라 아주머니는 절 언제쯤 학교에 보내주실까요? 다른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보면 불운한 어린 시절을 겪은 여자주인공은 이쯤엔 학교에 가서 새로운 여자친구도 사귀고, 운명적인 만남을 겪게 되던데요. 전 그날을 위해 매일 밤마다 기도합니다. 그럼 바닐라 아주머니는 꼭 전기세 나간다고 자라고 하십니다.

아! 제 어릴적 얘기를 해드릴까요? 제 어머니는 절 낳다가 제왕절개수술 후 봉합이 늦어서 돌아가셨구요. 제 아버지는 그런 절 안고 여기저기에 동냥젖을 먹이시려다 봉사가 되셔서 월매라는 기생에게 등쳐먹히시고 자살하셨어요. 당시에 너무 어렸던 저는 그만 장례식장을 뛰쳐나오고 말았었죠. 사람들이 수군거리더군요.
"저애는 악마의 애야. 부모들을 모두 죽였어.. 저애의 이마엔 666이 세겨져 있을거야.."
그 뒤로 전 '올리버 트위스트'라는 아이를 만나 소매치기 기술을 배워서 소매치기로 벌어먹고 살다가 장발장이란 아저씨를 만나 새 삶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 아저씬 절 부산고아원에 보내주셨고, 거기서 먹는 기쁨에 대해 깨달은 저는 하루에도 5끼를 먹고, 전국 우량아대회에 나가서 산만한 남자애들을 꺾고 우승을 하는 등, 우리 고아원의 자랑거리였지요.

제가 고아원에서 매튜아저씨를 만났을 때, 전 이사람이다 라고 느꼈습니다. 매튜 아저씨가 저의 키다리 아저씨가 될거란 사실을 추호도 의심치 않았죠. 사실 매튜 아저씨는 빨강머리 앤을 고르셨지만, 전 집에 오는 마차에서 재빨리 앤을 동앗줄로 묶어 용궁으로 가는 거북이의 등에 태우고 제가 대신 매튜 아저씨의 마차에 올라탔습니다. 집에 온 매튜 아저씨는 상당히 놀라셨지만, 제 윙크 한번에 모든걸 이해하시더군요. 그렇게 전 이 집에 와서 지금까지 바닐라 아주머니를 모시고 살고 있습니다. "

휴! 하느님..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과정은 너무 험난해서 이 여린 소녀의 몸으로는 견딜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앞으로도 희망을 주세요..

내일은 바닐라 아주머니가 딸기 아주머니댁에 데려간답니다. 그 댁엔 제 또래의 여자애가 있데요. 평생 처음 친구를 사귀게 될 것 같습니다. 너무 기뻐요. 만약 그 애와 사귀게 된다면 전 영원한 친구가 될 것을 맹세하는 혈서에 도장을 찍고, 어길시에는 죽음을 약속하는 마법을 걸 거예요. 후훗..

딸기 아주머니의 딸인 다이애나는 정말 예쁜 아이입니다. 얼굴도 예쁘고, 검은 머리를 던킨 도너츠의 도너츠처럼 땋은 아이로 장래희망은 유치원 교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네요. 그애에겐 찰스라는 미래를 약속한 백마탄 왕자가 있데요. 전 그애의 정신이 약간 이상한 건 아닐까 걱정했지만, 우린 금방 친해졌고, 제가 먼저 어둠의 흑마법-영원한 우정을 걸었습니다. 그애는 빈혈기가 있어서 혈서를 적을 때 쓰러져서 난리가 났었지만, 전 그런 그애를 업고 시내까지 뛰어갔다와서 그애의 어머니께 점수를 땄습니다. 딸기 아주머니는 앞으로도 제발 자주 놀러 오너라고 하시더군요. 누군가에게 초대받기는 평생 처음이예요.

다이애나를 따라 난생 처음 학교란 곳에 가봤습니다. 그곳은 좁은 방에 아이들이 둘러앉아 화투도 치고, 트럼프도 치고, 선생님과 줄담배도 피고, 월장도 하는 신기한 곳이더군요. 제가 있던 고아원과 다를바 없었어요. 하지만 전 여기서 제 특유의 친화력으로 많은 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다들 제 미모를 부러워하며 질투해서 그걸 내색하지 않기 위해 반어법을 사용했지만, 전 느낄수 있었어요. 절 부러워하는 그애들의 눈빛을..

아! 길버트 그레이프란 이상한 남자아이도 만났습니다. 그애는 첫 만남부터가 이상했는데, 저한테 다가와 제 치마를 들추고 사라졌습니다. 물론 전 그애를 흠씬 두들겨줘서 그 다음 수업을 못들어오게 했지만, 그애는 여전히 제 텔레토비 팬티를 훔쳐보았습니다. 이쁜게 죄예요. 담부턴 바닐라 아주머니의 망사 팬티를 입고 오리라..

이렇게 학교도 다니고, 가끔씩 다이애나와 나이트도 가고, 동네 아줌마들과 계모임도 하던 어느날, 전 매일 하는 집안일에도 싫증이 났습니다. 제가 종인가요? 이제 전 엄연한 이집 딸인데요. 그래서 전 가출을 시도했지만, 제 노란 머리가 워낙 튀었는지 금새 잡히고 말았습니다. 바닐라 아주머니는 밤새 우셨고, 전 그런 아주머니의 사랑에 감동해서 '자주 집을 나가야지'라고 생각했습니다. 매튜 아저씨는 여전히 '음.. 그래, 그렇구나, 그렇겠지'밖에 안하시지만, 절 사랑하고 계시단걸 느낄수 있었어요. 언젠가 제가 아저씨의 건강을 위해 물에 뱀을 넣었지만, 아저씬 다 이해하셨으니까요. 이젠 저도 여기에 완전히 적응했습니다.

학교에서의 제 성적은 항상 상위권입니다. 성적표엔 항상 59명 중 59 라고 적혀있고, 선생님께서 '주의 요망'이라고 특별히 적어주셨습니다. 전 친구도 많아서 매일 집에 오는 길을 친구들과 삥뜯기를 하면서 옵니다. 다이애나는 여전히 찰스 왕자님을 기다리구요. 그런 다이애나는 그애를 사랑하는 파파라치의 사랑을 받아주질 않아요. 길버트는 항상 저와 싸웁니다. 너무 미운 애예요. 항상 제 음식을 뺏아가는걸요. 저보고 그만 먹으랍니다. 키만 멀대같이 크고, 맨날 멜빵에 나팔바지를 입고 다니면서 꼴도 보기 싫어요.. 크면 교사가 된다는 자식이 왜그런지 모르겠어요.

나이트장에서 술마시다 걸린 사건, 자살소동, 새책 사건등 많은 일들을 겪고, 매튜 아저씨가 예상했던 대로 돌아가셨어요. 그날의 매튜 아저씨의 운세는 안좋았거든요. 전 그래서 매튜 아저씨께 집에 계시라고 했는데, 갑작스럽게 침입한 강도가 매튜 아저씨를 찔러 숨지게 했어요. 바닐라 아줌마와 전 하루 종일을 울었죠. 진작에 생명보험에 들걸 말예요. 생돈을 날린 것 같아 너무 분했습니다. 매튜아저씬 산더미같은 빚만 남겨두고 가셨어요. 게다가 메튜 아저씨의 장례식엔 매튜 아저씨의 숨겨둔 애인과 자식들이 나타나 난리를 치는 바람에 진땀을 뺐습니다. 여자는 입술이 쥐잡아먹은 듯이 빨간 가스나로 자칭 공주라고 하더군요. 나참.. 거기다 제일 제당 소속이라던데.. 이름이 백설이래요. 자식놈은 전부 7명이었는데, 다들 매튜 아저씨를 닮아 키가 쪼그마하고 겉늙었습니다.

결국 우리 전 재산을 그들에게 털리고, 바닐라 아주머니와 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생명을 유지해 갔죠. 바닐라 아주머니는 눈이 잘 안보이시기 시작했고, 전 더욱 아줌마를 정성을 다해 모셨습니다. 아줌마를 위해 극장에도 가고, 유명 연예인의 사인회에 모시고 가는 등, 아! 또 심심할 때 읽으시라고 명작동화 전집도 사드렸어요. 아줌마는 떨리는 목소리로 고맙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저도 눈물이 났어요. 하지만 아줌마께 눈물을 보이지 않기 위해 재빨리 화장실에 뛰어가서 볼일을 보는 척하면서 맘껏 울었습니다.

전 교사가 되려고 합니다. 다이애나는 유치원 교사가 되어 찰스 왕자란 사람하고 결혼해서 떠나버렸고, 제가 가려고 하는 MTM은 멀어서 바닐라 아주머니 때문에 못갔어요. 엉엉엉.. 하지만 재수없게도 하바드 대학교에 길버트도 같이 들어온거예요. 그와 같이 첫 교생 실습을 마치고 돌아오던날, 평소완 달리 길버트가 길에서 아무말이 없길래 이상했지만, 예전과 다름없이 대했어요. 같이 소매치기도 하면서 말이죠..알고보니 길버트 자식은 절 좋아하고 있었다는 걸 안건 1년 뒤였습니다. 그애는 항상 나무 뒤에 숨고, 전봇대뒤에 숨고, 제 치마 속에 숨어서 절 지켜봐왔다네요. 낭만적이어라.. 하지만 전 검은 머리가 싫어요. 노랑머리를 원해요.

그렇게 선생생활을 하며 조금씩 촌지를 받아 재산을 축적해가고 있을 때쯤, 빨강머리앤이 날 찾아왔습니다. 제 몸매를 따라하기 위해 지방배출수술을 세 차례 받고, 쌍꺼풀을 없애고, 주름을 늘리고, 머리도 탈색까지 해서요. 그때의 뒤바뀐 운명을 갚아주겠다면서요. 그애는 그때 용궁으로 잡혀가서 용왕님께 간'장'을 빼드리고, 용궁에서 잘 먹고 살다가 간암에 걸려 죽을때가 되서 바닐라 아주머니께 진실을 밝히겠다는 거예요. 그게 안되면 그애가 제 자릴 차지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전 얼씨구나 하고, 그애에게 제 자리를 주고 인당수에 몸을 던졌습니다. 혹시나 해서 자살이 아님을 알리기 위해 유리구두 한짝을 남기구요.

오늘도 노랑머리 앤은 용궁을 찾아 헤매고 있습니다. 해저 삼만리까지 내려왔는데, 보이지 않는군요. 앗! 저기 연꽃잎이 보입니다. 저걸 타면 육지로 갈 수 있다는데, 그거나 타고 육지로 올라가 봐야겠습니다.

이상 노랑머리 앤의 일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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