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 ginger
  •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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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크리스마스에 집에도 못간 인간들끼리 모여서 간단히 저녁 먹고, 와인을 좀 과하게 마셨다가 어제 오후까지 술이 덜 깨서 몸부림을 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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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친구가 집에서 보내온 콩나물 재배기를 준답니다. 한 번 기르고는 귀찮아서 벽장에 넣어버렸다는데, 제가 아직도 세뇌된 것처럼 '콩나물, 콩나물, 콩나물'하고 있는 중이라 물려 받기로 했습니다. 저도 일회용이 될 것 같지만 말이죠. 소이러브란 걸로 두부를 딱 한 번 만들고는 그 번거로움과 노동시간에 질려서 잘 싸서 두었던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도 이 뒤통수 한 구석에서 작은 목소리로 집요하게 '콩 콩 콩'하는 말은 안 듣게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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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크리스마스 선물로 가벼운 책을 몇 권 받았는데요, 다빈치 코드와 마이클 페일린의 히말라야, 심지어 하루키의 하드보일드 원더랜드와 세상의 끝도 끼어 있더군요. 하루키를 영어 버전으로 또 읽을 가치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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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저한테 주는 선물로 디지털 방송 수신기를 샀습니다. 기존 티비에 연결했는데 화질이 확실이 좀 좋아지네요. 인터액티브니 뭐니 하는 건 사용할 일이 별로 없을 것 같고, 공짜로 한 30개 채널과 라디오가 나온다더니 비비씨를 빼곤 전부 쓸 데 없는 거고,(뮤직 비디오 채널은 가끔 보면 재밌을 수도) 영어와 웰쉬 자막을 뜨도록 할 수 있지만 별 필요없고.....왜 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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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리이스 출신의 친구 하나가 미루다 미루다 내년 봄 만31세에 군대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리이스는 군복무가 1년이라고 해요. 원래는 석사학위를 갖고 6개월 동안 군인 상담소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하더니 갑자기 누군가한테 밀렸는지 그냥 사병으로 가야한답니다. 그 자리가 꽤 인기있는 자리라서 누군가 뒤에서 손을 쓰면 이렇게 밀리나봐요. 이 친구는 지금 패닉을 지나 자포자기 상태입니다. 18, 19살짜리들 틈에서 훈련받을 생각을 하면 아득하겠죠.

이 친구한테 영화 알렉산더에 바이섹슈얼이 아니라고 항의한 그리이스 변호사들 얘기를 하니까 '마키즈모 민족주의자 얼간이들이 밥 먹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런다'고 하더니 '그런 놈들이 득시글 거리는 곳에서 감옥 생활 1년을 해야 한다'고 한숨을 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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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채널을 돌리다 문제의 자동차 리뷰 프로그램인 '톱 기어'를 몇 초 봤는데, 한국 차 리뷰를 하고 있었던 거군요. 진행자 제레미 클락슨은 정치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농담을 자주 해대는 사람이죠. 성능좋은 스포츠카를 몰고 신나하는 덜떨어진 남자의 대명사처럼 굴지만 이사람은 최소한 자기 주관적 기준에 일관성은 있어요.

화면 캡쳐를 보니 한국차에 대한 놀림도 사실 재밌던데요. 저는 웃었어요. 가전제품에 바퀴를 달고 놀려먹다니. 못됐지만 뭐 그건 그 인간 유머감각이죠. 전에는 독일차 얘기하면서 반농담으로 나찌 운운했다가 문제가 된 적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한국 자동차들이 소위 명품 반열에 드는 건 아니고, 품질보다는 가격 경쟁력으로 파고 들어 주로 빈민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사실이죠. 게다 주로 비싸고 고급인 자동차를 소개하고 리뷰하고 갖고 노는 프로그램인 톱 기어를 보고나서 한국차를 살만한 사람들이 구매에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지도 않군요. 여기서 한국차를 갖고 놀렸다고 민족감정 자극되어서 부르르 떨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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