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제 블로그에서 그대로 퍼온 글이니 제 블로그와 통하는 링크가 걸려있어도 호객행위로 오해하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일일이 링크를 지우고 수정하기엔 제가 너무 게으르거든요. :-)
슬쩍 뽑아보는 2004년 국내 영화 포스터 베스트에 이어 해외 영화 포스터 베스트입니다.
일단 가장 좋았던 녀석은... 역시 '
킬빌 Vol.2'의 일본판 포스터. 고풍스럽게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별로 재미없었던
미국판 포스터나, 빈축을 샀던
국내판 포스터("자극할수록 더 강해진다"라니, 무슨 발기치료제 광고인줄 아십니까! 쳇! 쳇! 쳇!)와는 달리 감탄을 자아낸 포스터 디자인. 보는 순간 "일본 애들의 디자인 센스는 정말 죽인단 말이야"라는 말이 절로 나옵니다만... 사실 일본의 영화 찌라시 모아놓은 사이트들을 둘러보면, "꼭 그렇지는 않다"라는 걸 알게 되죠. 허긴 일본의 디자이너와 영화 마케팅 하는 사람들이 모두 신일 리가 없잖습니까.
고백 하나. 이건 사실 좀 반칙입니다. 이 두 포스터는 리플릿(=찌라시) 이미지인데, 이게 길거리의 포스터로는 쓰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거든요. 그래도 어쩝니까. 올해 가장 좋았던 영화 중 하나의 광고용 이미지가 정말 기똥차게 매력적이었던 것을. 참고로 검은색 바탕의 찌라시는 저도 두 장 있답니다. 다름아닌 김홍준 교수님이 수업시간에 나눠주신 거 있죠. 후후후.
그래서 반칙은 넘어가고 이번엔 정말 "포스터". 이런, 고르다보니 이번에도 역시 일제로군요. '
캐샨'의 포스터입니다. 영화 포스터에 흑백 사진을 쓰면 무조건 세련될 거라는 생각은 정말 지긋지긋하지만, 이런 포스터를 보면 왜 다들 그런 착각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주인공의 의상을 찍은 사진일 뿐이지만 영화에 대한 호감도를 증가시켜주는 디자인. 어떻게 보면 작년의 매트릭스 리로디드 캐릭터 티저들을 연상시키기도 합니다.
저 포스터 외에 아래 두 녀석도 꽤 맘에 들었습니다. 칼라로 된 포스터가 올해 PIFF 야외상영장에 붙어있던 포스터였던가... 부산 생각 또 나네요.
'오션즈 일레븐'의
티저를 그대로 가져온 셈이지만 나름대로 변형시킨 '
오션즈 트웰브' 포스터도 좋았습니다.
'
스파이더맨2'의 포스터도 빼놓을 수 없죠. 특히 문제의 삼종세트(?) 중 "Choice" 포스터는 꽤 멋있었습니다. 8~90년대 많았던 그림으로 그린 포스터들이 생각나서일까요. 다만 토비 맥과이어의 인체비례가 과장된 것은 불만... 이봐, 스파이디는 이 그림보다 키도 작고 머리도 크다구. 본인이 비참하지 않겠어?
이와 함께 닥터 옥토퍼스 티저와(이게 작년에 나왔죠?) "Destiny" 포스터도 멋있었습니다. 반면에 암만봐도 어색한데 dvd 기프트세트 박스 커버까지 차지한
뒷모습 티저랑, 여주인공이 이쁘게 나왔다는 거 빼고 볼 거 없는
Sacrifice 포스터는 영 별로...
기대되는 영화(별로라는 평도 있지만) '
Saw'의 예쁘고 살벌한 포스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전에 포스터를
소개하기도 했고, 또 다른 영화 'Primer'와 함께 기대되는 영화라고
글을 올린 적도 있었죠.
이야기 나온김에, 바로 그 'Primer'라는 알 수 없는 영화도 인상적인 포스터를 가지고 있더군요. 뭐가 튀어나올지 가서 확인해보고 싶달까.
이 외에 영 엉터리로 만든 것 같은 미국판 포스터와 달리(이 동네 정말 왜 이러죠? 미국 사람들 취향이 이상해지는 걸까요, 아니면 제가 이상해지는 걸까요?) 꽤 고급스러운 국내판 '
오페라의 유령'
포스터, 그리고 또 다른 해외판
포스터 두가지도 좋았구요.
'
Open Water'의 음산한
티저도 좋구, '
Batman Begins'의
인터내셔널 티저도 좋았습니다.
'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국내판
포스터는 별로였지만, 미국용 포스터인가 싶은
이거랑
이거는 아주 멋집니다. 요즘 해외 언론의 "올해의 베스트" 리스트에서 빠지지 않는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
Sideways'
포스터도 생각나는군요.
이 밖에 영화는 잘 모르겠지만 인상적인 포스터들이라면, '
The Door in the Floor'의
포스터, '
Danny Deckchair'
티저, '
Diary of a Mad Black Woman'의
티저와
메인 포스터,(예고편 보면 영화 자체는 뻔해보이던데.) '
A Love Song for Bobby Long'이라는 스칼렛 요한슨과 존 트라볼타 주연의 영화
포스터 등등...
일단 이정도? 이 외에 또 생각나면 코멘트로라도 추가하도록 하죠.
그래서 포스터 결산...이라기 보다는 잡담을 해 보았는데...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해가 갈수록 이런 포스터 구경이 재미없어요. 예전같이 그림처럼 소장해서 걸어놓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포스터도, 재기발랄한 포스터도 찾기 어려워지는 거 같구. 그리고 이런 마케팅 디자인은 결국 돈 있는 영화만 신경쓸 수 있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네? 돈이 없어도 창의력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겠냐구요? 그것도 한계가 있죠. 없는 여유에 창의력만 쥐어짜는 쪽이랑, 인건비에 장비 널널할 쪽이랑 어느쪽이 유리하겠습니까.
이렇듯 열의가 떨어지지만 올해도 포스터를 결산한 이유.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이미지를 보면서 어떠냐고 공감해보고 싶은 마음 때문이겠죠. 또한 영화란 필름으로 찍은 결과물만이 영화가 아니라, 그 영화를 보기 위해서 두근두근 기대하는 마음, 영화를 보면서, 보고 나오면서 함께 본 사람들과 공감하고 되새김질하는 마음까지 다 뭉뚱그릴 때, 비로소 그 전체를 두고 하나의 완성된 "영화"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점점 재미가 없다"느니 "결국 다 돈발이다"라느니 궁시렁대지만, 이런 결산 내년에도 하게 될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아, 물론 시간과 인터넷 여견이 허락한다면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