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오병상 특파원] 지난 주말 영국 성공회를 대표하는 캔터베리 대주교는 남아시아의 쓰나미 참상을 보며 "신의 존재를 의심할 만한 재앙"이라고 말했다. "무고한 인간에게 왜 이런 가혹한 벌을 내리나", 나아가 "과연 우리가 믿고 의지하는 신은 있는가"라는 의문이다.
영국의 BBC 인터넷판이 4일 주요 종교별로 '쓰나미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한 답안을 제시했다. 다음은 종교별 해석(괄호 안은 기고자).
◆기독교(폴 치트니스.스코티시 가톨릭 국제원호기구 대표)=하느님이 천상에서 모든 자연재해를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쓰나미 참상에 직면한 기독교인은 이에 대응하는 행동으로 신앙심을 보여야 한다. 하느님은 우리가 형제자매를 돕는 것이 곧 하느님께 봉사하는 것이라 가르쳤다. 피해 지역을 돕지 않는 것은 하느님을 돕지 않는 것이다.
◆불교(라마 올리 나이달.금강불교모임 지도 스님)=자신의 업보에 따라 삶의 길이가 다르다. 희생자들은 각자의 업보에 따른 삶을 살다 갔다.
육체는 소멸하지만 영혼은 불멸이다. 이번 희생자들 역시 죽음의 충격에서 깨어나면 다시 새로운 삶을 받아 태어날 것이다.
◆이슬람(이크발 사크라니.영국 무슬림회 사무총장)=모든 것이 위대한 알라의 뜻이다. 왜 무고한 사람들이 많이 죽느냐는 의문이 들 만하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알 수 없다. 알라만이 안다.
이번 참사는 삶이 유한함을 일깨워준다. 동시에 짧은 삶 동안 긍정적인 일을 많이 하라는 가르침이다.
◆힌두교(라니 무르티.작가)=운명은 개인적인 측면과 집단적인 측면이 있다.
집단적인 차원에서 현재는 파괴의 시기다. 인류는 이 수난기를 거쳐 거듭난다. 개인적인 차원은 각자 브라흐만의 정신에 따라 해석하면 된다. 삶과 죽음은 결국 업보다.
◆무신론(한 스틴손.영국 인본주의협회 대표)=종교로 쓰나미를 설명하기는 힘들다. 종교는 재앙을 막아주지도 못한다.
종교를 초월해 인류애로 서로를 도와야 한다. 쓰나미 조기경보시스템을 구축하도록 돕는 것이 실질적이다. 인간의 문제는 결국 인간이 단합해 인류애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ob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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