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볼때인데요.
평일 오후라 그런지 극장은 잘보이는 중간 자리를 빼고는 거의 비어있더라구요.
하지만, 제 자리는 오른쪽 통로 바로 옆이었어요.
늦게 온 사람이라도 왔다가 갔다 하면 화면이 좀-_- 가려지는 그런 자리였는데,
그날은 늦게 오시는 분들도 별로 없었죠.
그런데, 영화가 시작하고나서 한참후
그러니까, 소피가 할머니로 변하고 나서였을꺼에요.
한참 산을 올라가는 소피를 보고 있는데, 그분이 등장하셨습니다.
제 바로 앞에 있는 복도를 지나서 계단을 조금 내려가시더니 한참을 복도에 서 계시더라구요.
덕분에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고 보고있는데도 여전히 앉지 않고 계셨어요.
알고보니 여기는 내 저리니까 비켜달라 라고 하고 계시는 것 같았어요.
그때까지는 뭐 그러려니~ 라며 넘아갔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렇게나 늦게 왔으면서 자리 운운하는거 좀 그렇지 않나?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요)
그게 끝이었으면 아마 여기다 잡담을 하지 않았겠죠^-^
영화가 거의 중반에 들어섰을 무렵이었죠.
3명 정도가 들어오더라구요.
되게 늦게 들어왔네 라고 생각하며 다시 화면에 집중하는데,
갑자기 그분께서 손을 번쩍 드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분은 제 4번째 앞 자리에 앉아 계셨기에 또 화면이 가려지더라구요.
화면이 가려지는건 둘째 치더라도 왜 손을 번쩍 들었지? 라고 생각하는 사이
갑자기 번쩍 든 손을 마구마구 흔드시더군요.
그 손동작은 마치 수중발레의 선수와도 같았어요.
그 벌새처럼 빠른 손동작을 감상하고 있는데, 한참을 흔드시더니 다시 내리시더라구요.
무슨 변덕이신건가.
손이 잠시 저리셨던건가? 라고 생각하는 사이
다시 손을 번쩍 드셨습니다.
핸드폰과 함께-_-
핸드폰의 액정의 6만5천 칼라를 몸소 체험한 순간이었습니다.
뒤를 바라보며 열심히 핸드폰을 흔들며 핸드폰의 화려한 불빛을 온 극장안에 자랑하시던 그분은 잠시후 벌떡 일어나셨습니다.
이번엔 왠 또 변덕이신가? 라고 생각하는 동안 제 뒤로 가시더니 여성분 한분을 몸소 이끌고 오시더군요.
(됐다고 하시는 것 같은데도 계속 요구하시더군요)
그리곤 옆자리에 앉히셨습니다.
모든 수수께끼는 풀렸다!
그분이 그렇게나 애타게 손을 흔드시고 핸드폰 불빛을 밝히셨던건
뒤늦게 오신 친구분에게 자신의 자리를 알리려 하심이셨군요.
놀라운 친구 사랑이었습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