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바로 또 임동혁에 버닝입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2002년 일본에서 있었던 임동혁의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1번하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2번이 같이 들어있는 실황 씨디를 얻었습니다.
그리하야....신년 벽두부터 황홀경에 빠져있습니다요.
우선 차이 피협은....
박력있군요. 지휘자는 샤를르 뒤트와. 오케스트라는 NHK 교향악단.
평소보단 조금 느린 템포지만 엄청나군요.
전성기때의 마리타 아르헤리치를 조금 더 샤프하게 해 놓은 것 같아요.
물론 저는 마리타의 무시무시한(물불 안가리는) 차이 피협도 좋아하지만 오히려 더 섬세한 동혁군의 연주가 더 좋네요. 역시 팔불출. 팔은 안으로 굽는다 인가 봅니다.
특히 1악장의 중반부와 3악장의 스케일은 죽음입니다.
그러면서도 미스터치가 거의 없는 듯이 들려서 들을 때도 무척 편안하게 들을 수 있어서 좋구요. (아직 클래식 감상 초짜;;라서 아무리 해석이 그럴듯하고 근사하고 감정이 풍부해도 미스터치가 있으면 감상에 무지 방해받습니다;;)
전에 딱 비슷한 나이때의 키신이 연주한 차이 실황을 들었는데 생각보다 미스터치가 많아서 조금;; 실망했었거든요.
러시아에서 오래 살아서 그런지 본인이 가장 자신있는 레퍼토리라고 해서 그런지 그저 좋게만 들려서 오히려 걱정일 정도.
그 유명한 1악장의 시작 부분 "빠빠빠밤 빠빠빠빠빰 빠빠빠빠빰 빠바바바밤 빠라~~~"하고 나서 딱 등장하는 박자도 어찌나 절묘하게 등장하시는지;;; 곁에 있으면 "에구 에구 이 귀여운 녀석"하고 마구 칭찬해주고 싶을 정도예요.
그렇게 삐쩍 말랐는데도 건반을 후려칠 때는 꼭 건반이 부서질 것 같은 박력이 대단합니다. 이게 바로 십대의 특권이겠죠. (연주 당시 18세)
하여간 아주 맘에 드는 연주. 이번 1월에는 과연 어떤 차이 피협을 들려줄 지 기대 만빵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보태자면, NHK교향악단 정말 잘하네요. 특히 관악 파트! 우리 나라 오케스트라들은 현악은 그럭저럭 괜찮은데 관악파트에 가면 정말 악~소리나올때가 많죠. 차이 피협1번 같은 곡은 2악장의 관악이 리드하는 부분이 많은데 정말 절묘하고 이쁘게 넘어가더라구요. 전에 2002년 우리나라 신년음악회에서의 코리아 심포니...를 생각하면 얼굴이 다 화끈거리네요....
그리고 라흐마니노프 피협2번.
워낙 멜랑콜리하고 유명해서 식상하기 마련인데(하긴 그건 차이도 마찬가지죠) 도입부의 음울한 장례식 종소리같은 등장 정말 왕 대박입니다.
이 곡은 뉴 재팬 필하모니와 함께 했던 실황인데 뉴 재팬 필도 아주 대만족이었을 것 같아요.
1악장이 너무 두드러지는 차이에 비해 3악장까지 전체가 아주 고루고루 근사한 라흐마니노프를 더할 나위없이 훌륭하게 쳐주고 있네요.
너무 칭찬일색이라서 민망하지만.....뭐 좋게 들리는 걸 어쩝니까.
제발 소망이라면 동혁군 제발 건강하게 오래오래 호로비츠만큼 오래 살아서 죽을 때까지 그 소리들을 들려주기를. 전에 어떤 인터뷰에서 "피아니스트는 죽기 전날까지 연습해요"라고 기특한 소리를 했던 동혁군이니 제발 그 놈의 성질머리 좀 진정;;해서 나중에 뇌혈관질환같은 것 조심하고 장수하쇼. 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