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순정품을 써야 된다구요?
반드시 순정품을 써야 된다구요? 추천 2
by 투페어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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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페어 | 2005-01-07 오후 6:21:07
견적은 순정부품으로, 작업은 재생품을 써서 보험회사로부터 '막대한' 부당이득을
챙긴 정비업소들이 적발되었다.
...망할 넘들. 정직하게 일하는 많은 정비소들을 엿먹이는 것들.
그런데 뉴스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여지없이 순정품을 쓰지 않으면 차도 조때고
운전자도 비명횡사할 수 있다는 협박으로 이어진다.
TV 뉴스에서 심심하면 한번씩 들고 나오는 메뉴.
그런 뉴스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이 누구인지는 자명하다.
정말, 과연, 진정으로 순정품이 아닌 사제품이나 재생품을 쓰면 황천길을 앞당기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여기서 사제품과 재생품이 무엇인가부터 알아야겠다.
자동차 한대에 들어가는 부품은 3만개가 넘는데, 이 중에 사제나 재생품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것은 극히 일부다. 특별한 생산 시설이나 기술이 필요해서, 또는 만들어 봐야
순정품과 가격경쟁이 안되어서, 아니면 법적인 문제로 순정품 말고는 달리 도리가 없는
부품이 대부분이다.
은빛 찬란한 홀로그램이 붙은 순정품이 아닌 사제/재생품은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첫번째 그룹, 편의상 그룹 A는 완성차 메이커에 부속을 공급하는 부품업체로부터
자체 브랜드로 직접 흘러나온 부품.
그룹 B는 노후, 파손, 손상된 순정품을 재생업자가 되살린 재생부품.
그룹 C는 완성차 메이커와 별 인연이 없는 업자가 만든 순수 사제품.
대부분의 정비업소는 순정 쓸것인가 사제/재생으로 할것인가 차주에게 물어보고
견적을 낸다. 나도 그랬다. 아무 소리 없이 순정을 쓰는 집은 그렇다 치고,
아무 소리 없이 순정 아닌 부품으로 작업하는 업소는 추방해야 마땅하다.
업소의 협의가 들어올 경우 차주 여러분은 다음 사항을 참고하여 결정하시라.
A 그룹은 품종이 정해져 있다. 타이어와 배터리는 물론이고 그 외에도
라디에이터 -- 삼성공조와 만도기계 제품이 대부분이다.
브레이크 패드/라이너 -- 상신과 한타
각종 벨트류 -- 한국벨트와 동일벨트
점화플러그 -- 챔피언, 보쉬 등등
워터펌프, 클러치 디스크/압력판 -- 메이커 기억 안남
디젤엔진 예열플러그 -- 메이커 잘 모름
에어컨 배관, 콤프레서 -- 보통 만도기계
엔진오일 -- 극동, 대한유화, 이수화학, SK, 하우톤 등등
기타 브레이크액, 미션오일 등 오일류, 부동액
전구, 릴레이
B 그룹도 몇가지 안된다.
등속조인트
알터네이터 (정비사들은 제네레이터라 부른다)
스타트모터 (정비사들은 세루모터라 부른다)
스로틀 바디
디젤엔진 연료공급펌프 (정비사들은 부란자라 부른다)
연료펌프
조향기어 (정비사들은 오무기어라 부른다)
로워암 (정비사들은 로가다이라 부른다)
쇽 업소버 (정비사들은 쇼바라 부른다)
범퍼, 펜더, 문짝 등 외장품
C 그룹은 더 적다.
머플러
오일필터, 에어크리너 엘레멘트
알루미늄 휠
윈도브러시
스트럿 바, 스티어링 휠(핸들), 리어 스포일러 등 튜닝용품
이들 중에서 A 그룹은 순정품이 아니어도 기능이나 안전상 문제가 없다.
안전에 직결되는 브레이크 패드/라이너 외에는 나는 사제 사용을 권장한다.
비싼 마진 붙인 순정품으로 모비스 같은 업체 배 불리워줄 이유가 없다.
그렇지만 서비스 기간 중에 있는 차는 순정품 쓰는것이 좋은데 그 이유는
나중에 무슨 문제가 있어 서비스를 받으러 가면 그 사람들이 트집을 잡고
경우에 따라 서비스를 거부하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관해서는 아직
소비자의 힘이 미약하므로 울며 겨자먹기인데, 소비자의 자각과 개선 요구가
필요한 부분이라 하겠다.
문제의 B 그룹.
조향기어는 재생을 써서는 안될 뿐더러 재생 자체가 사실은 불가능한 부품이다.
부란자도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위해 순정품을 써야 한다.
그 외에는 서비스 기간 중이 아닌 차라면 재생품을 써도 무방하다. 왜냐하면
재생이라 해서 할머니를 처녀로 만드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알고 보면 웃기는데
등속조인트 -- 부트고무만 또는 부트고무+베어링 교환. 축은 재사용
알터네이터 -- 다이오드 교환, 로터 재권선
스타트모터 -- 주로 브러시 교환. 기어 이빨이나 베어링은 멀쩡한 것으로 교차 교환
스로틀 바디 -- 기계 부분이 손상된 것은 재생 불가. 재생품은 센서만 교환한 것을 말함.
연료펌프 -- 펌프 자체가 상한 것은 재생 불가. 재생품은 모터만 교환한 것을 말함.
로워암 -- 변형된 것은 재생 불가. 주로 완충고무 교환
쇽 업소버 -- 씰을 교환하고 유압유 재충진. 에어 쇼바는 원칙적으로 재생 불가.
외장재 -- 깨지거나 심하게 찌그러진건 재생 불가. 찍히고 긁힌걸 빠데 바르고 페인트칠.
이렇게 쓸수 있는건 쓰고 일부 상한 부분만 교환한 것이 뭐가 문제인가.
자원 부족국 대한민국은 오히려 부품 재생을 적극 권장해야 한다.
역시 문제의 C 그룹.
머플러만큼은 사제가 정품보다 품질이 우수하다. 철판 두께나 용접 상태가 그렇다.
오일 필터는 그다지 문제가 없으나 되도록 순정품을 사용하는게 좋고
에어클리너 엘레멘트는 사제도 아무 문제 없다.
알루미늄 휠이나 튜닝 용품은 매니아끼리 통하는게 있으므로 언급을 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나라 운전자처럼 차에 대해 무지한 사용자도 없을 것 같다.
웬만한건 자가 정비로 뚝딱 해치우는 자동차 선진국에 비교하지 않더라도
윈도 브러시 하나 갈아끼울 줄 모르는 운전자가 태반인 나라다 보니
메이저 업체들의 협박에, 악덕 정비업자의 술수에 속수무책 넘어갈 수밖에 없다.
결국 피같은 돈이 나가는 건데, 대문 앞에서 택시 미터기 찰칵 올라가는건
그리도 아까워하면서 어째 자기 차에는 그리도 쉽게 돈을 쓸까.
"운전은 한다. 차는 모른다" 이런 카피는 결코 자랑이 될 수 없다.
내 지갑 지키는 길은 아는 것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