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아니라 원수....
제게는 여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30 평생 백수로 살면서 부모님에게 용돈 받으며 살고 있지요. 결혼 정년기가 되었으나, 걸어서는 100미터도 가지 않는 타고난 공주병 탓에 결혼도 못 하고 있습니다. 남자는 당연히 여자를 먹여 살려야 하고, 여자에게 맞벌이를 요구하는 남자는 능력이 없는 죽일 놈이라고 합니다.
부모님들이 어릴 때부터 자기가 해달라는 건 모두 해줬지만, 항상 입에 달고 사는 말이 '당신네들이 나한테 해준게 뭐가 있냐'고 하는 말입니다. 언니인 제가 옆에서 부모님 편을 들면 '아부하면서 살지 말라'고 하지요.
정말이지 이해를 못 하겠는 게, 지금 사귀는 남자한테 카드 값까지 물게 하면서도, 그 남자가 능력이 모자라다고 날이면 날마다 싸우고 결혼도 안 하겠다며 맞선만 줄창 보고 있습니다. 그 남자한테 물게한 카드값 명세서를 보니, 2천 만원이 넘더군요. 그러면서 다른 능력있는 남자와 결혼하겠다고 결혼정보회사에 등록해서 매달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걸 보면 솔직히 동생이지만, 도저히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그래서 아무래도 그건 아닌 거 같아서 제 동생을 불러 앉혀놓고, 그 남자한테 못 할 짓 하는거 아니냐, 놔줘야 하지 않느냐고 했더니, 나 같은 젊고 이쁜 여자가 자기를 믿고 몇 년이나 사귀어 줬는데 그 정도 해주는 건 당연하지 않냐고, 다른 남자와 결혼해도 아무 할 말 없는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도대체 그 머리 속은 어떻게 생겨 먹은 구조인지 살펴보고 싶습니다.
솔직히 저도 부모님께는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서른 두살이 되도록 결혼 못 했고, 잘 다니던 회사 그만 두고 다시 학교에 들어가서 교사가 되려고 하니, 부모님께는 할 말이 없지요. 더구나, 회사 다닐 때 모아둔 돈도 별로 없어 학비도 부모님께 의존해야 할 판국입니다. 그래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인데, 동생이 한다는 말이 '너는 장녀의 책임도 못 하는 주제에 무슨 학교에 들어가냐. 늙은 부모가 불쌍하지도 않느냐, 넌 항상 이기적이다.'라고 하네요. 더구나 자기가 결혼 못하는 것도 제가 결혼을 못 해서라고 하는 군요. 재수없게 자기 운을 제가 가로막고 있다는 겁니다.
네. 제가 생각해도 제가 이기적이긴 합니다만, 평생 돈 한푼 벌지도 않고, 하는 일이라고는 반찬 타박과 쇼핑, 짜증이 전부이고,제 성질에 못 이길 때면 어머니에게 손찌검까지 행사하려고 하는 여동생에게 그런 얘기를 들으니, 정말 기가 막힙니다.
오늘은 또 난방을 하루 종일 켜놓아서 어머니가 뭐라고 한 마디 하셨더니, 쪼잔하게 난방비 가지고 그런다, 집안이 추워 죽겠는데 다른 식구들이 덥다고 유난을 떨어서 못살겠다는 겁니다. 자기 방안에서 줄담배를 피우고 환기를 하느라 창문을 확 열어놓고 사는데, 그럼 방이 따뜻해질 이유가 있겠습니까? 어머니가 동생한테 난방을 밤새도록 하도 세게 틀어놔서 더워서 잠을 못 잤다고 했더니, '그럼 자식은 추워 죽든 말든, 자기네들만 편하면 되느냐'고 하는 겁니다.
더구나 제 동생은 공주님 답게 목욕도 2-3시간이 기본인데, 요즘 제가 반신욕을 시작했더니, 이제는 니가 목욕탕까지 차지할 생각이냐고 고래고래 고함을 치더군요. 그래서 너도 하라고 했더니, 그럼 또 난방비 많이 나간다고 뭐라고 할거 아니냐고 하네요. 솔직히 집안에서 아버지 말고 제 동생에게 감히 잔소리를 해댈 사람은 없는데도 말이지요.
도대체 제 동생은 언제쯤 철이 들까요? 엄한 부모 밑에서 자랐는데도, 항상 반항하고, 못할 짓도 많이 했는데 이제 30이면 철이 들 때도 된 거 아닌가요. 지금 제 동생한테 이용만 당하는 남자친구도 너무 불쌍하고, 제 동생이 누구와 결혼할지 몰라도, 그 사람이 너무 불쌍합니다.
솔직히 제 동생이 하는 짓을 보면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싶은 생각이 사라집니다. 평생 부모 덕 보고 살았으면서도 왜 그렇게 끊임없이 받기만을 요구하는 건지. 자식이 원래 그런 존재이긴 하지만, 그래도 제 동생 같은 자식이 있으면 정말 사는 게 지옥 같을 거 같아요. 가끔 저한테 어머니,아버지가 나중에 치매에 걸리면 당장 요양원에 갖다 맡길 거라는 소리를 하는데, 그럴 때마다 정말 살의가 솟구칩니다. 정말 제가 오래 오래 잘 살아서 제 동생이 부모님한테 무슨 짓이나 저지르지는 않을지, 옆에서 잘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이야 아직 부모님이 젊으시니 안심해도 되겠지만, 나이가 드시면 어떻게 할지....정말 지금 하는 짓으로 봐서는 걱정이 됩니다.
가족이라는 게 정말 뭔지....비상식적인 사람을 가족으로 둔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