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티비에서 '더 커맨더'를 봤습니다. '프라임 서스펙트'를 쓴 작가 린다 라 플란트의 작품이죠. 작년 시리즈는 못 보았는데 평이 좋았답니다. 이 시리즈도 역시 라 플란트 작품 답게 차가운 얼음공주과의 섹시한 경찰 간부 아줌마가 주인공입니다. 시대에 맞게 컴퓨터 범죄도 다루고, 카메라를 자주 역동적으로 흔들며 속도는 더 빨라졌죠. 어두운 분위기와 사람 긴장하게 하는 수사물 페이스는 여전하지만 말입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런던 경시청의 강력 범죄를 다루는 여성 지휘관, 클레어 블레이크가 주인공이에요. 아만다 버튼이 연기합니다. 이 아줌마도 헬렌 미렌처럼 카리스마 넘치는 역할을 잘 해내더군요.
지난 시즌 사진. 가운데 분이 보스라 모두 ma'am이라고 부릅니다. 요번 시즌엔 금발로 바꾸었어요.
주류라든가, 조직에 속해서 죽 잘 해내서 높은 자리에 앉는 여자들한테 예전엔 별 관심이 없었는데, 요즘은 성공한 여자, 힘있고 돈도 있고 못된 여자들 얘기가 너무 좋아요.
아무튼, 이걸 보다 아직도 남자들이 압도적인 공공영역의 힘있는 조직에 최고의 자리까지 올라간 여자들이 공적 영역에서 자길 내보이는 방식엔 어떤 공통점이 있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혀 새로운 건 아니지만 말이에요. 강금실 전 장관같은 예외를 빼곤 대개 이미지가 딱딱하고 보수적이거나 무시무시하군요. 마가렛 대처도 그렇고, 보기만 해도 무서웠던 매들린 올브라이트나 저렇게 살면 얼마나 피곤할까 싶도록 긴장감이 도는 콘돌리사 라이스도 그렇고요. 그야말로 'Unsex me here'한 레이디 맥베스들의 이미지를 주죠. '프라임 서스펙트'의 헬렌 미렌이나 '더 커맨더'의 아만다 버튼은 여기다 도미네트릭스같은 섹시함을 입힌 버전같아요.
프라임 서스펙트
우리나란 지금 퇴임한 김강자씨까지 합쳐서 총 4명의 여자 총경이 나왔다면서요. 강력계를 다루는 사람은 없는 걸로 알고 있고요. 누군가 한국에서도 흥미진진한 여자 총경 드라마를 만들면 재밌지 않을까요? 김강자씨를 모델로 해서 그 가공할 메이컵과 헤어스타일은 빼고 고두심씨가 연기하면?
영국경찰도 여전히 남자들 조직이더군. 강력범죄를 다루는 부서는 95%가 남자랍니다. 하지만 여자 간부들도 슬슬 등장해서 강력범죄를 다루는 여자 총경도 몇 명 있다네요.
그리고 현재 영국 정보부 스파이국은 여자 간부들이 많답니다. 일단 현재 MI5(국정원쯤 되겠죠)의 두목은 일라이자 매닝엄-불러란 여자입니다. MI5의 두번째 여자 보스죠.
진짜 M, Eliza Manningham-Buller
작년에 이 MI5랑 같이 테러대책반을 총지휘하는 자리에 자넷 윌리암스(Janet Williams) 지휘관이 임명되었습니다. 결혼해서 애들도 있는 엄마라는데 순경부터 죽 올라온 사람이랍니다.
그리고 인종범죄나 반동성애 범죄를 다루다 지금은 총기를 사용한 범죄를 다루는 부서의 '짱' 노릇을 하고 있는 크레시다 딕(Cressida Dick)이란, 좀 곤란한 이름을 가진 간부도 있답니다. 몬티 파이슨의 농담 이름같은 저 이름을 갖고 학교에서 놀림에 굴하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이라면 뭐 그 자리까지 갈 만 하겠죠. 이 사람도 밑에서부터 주욱 올라온 사람이라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