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보수주의자의 언설

  • 제제벨
  •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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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구조를 탓하기 전에 자기 앞가림부터 하는게 중요하다는 걸 차츰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이 말은 Cato님께서 자신에게 한 말이지만, 제가 읽은 게 맞다면 Cato 님이 자신에게 하는 형식으로 MBC를 비판한 것일 테지요. 전형적인 보수주의자의 언설입니다. 이 말 자체에 대해서는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습니다.
다만, 좌우를 막론하고 자신의 앞가림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더 큰 구조"를 탓하느라고 "자신의 앞가림"을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구조"를 전혀 탓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도 자기 앞가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들이 많음은 무슨 까닭입니까.
기억 하시는 분들 많겠지만, 조선일보 출신으로 현재는 북한 인권 운동을 하고 있는 김상철 변호사라는 분이 있죠. 저명한 극우 논객이었고 노태우 집권 당시 서울시장에 부임했다가 부동산 투기 등이 문제가 되어 1주일만에 사임했습니다. 어제 경향신문 뉴스를 보니 미국에서 근래 스캔들이 하나 발생한 모양이군요. 정부에서 저명한 흑인 보수주의 논객에게 교묘한 방법으로 금품을 제공했고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모종의 정책을 홍보했다죠.
자신의 앞가림을 한다는 것은 고작해야 철없는 좌파들을 훈계하기 위한 언설로 사용되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더 넓은 의미로 쓰여야겠죠.

그리고 광주 얘기는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군요. Cato 님께서 대답하기가 난망하셨으리라는 점은 대충 짐작이 되지만, "200명"이라는 "공식적인" 것의 인용은 씁쓸하지 않을 수 없군요. 게다가 노근리나 광주에 대한 주장은 언제나 "세뇌", "이용"을 언급하는 음모론으로 넘어가지요. 그건 제 생각엔, 이스라엘의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테러를 찬양하는 자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입장이 다를 뿐이죠.
팔레스타인, 이스라엘, 광주, 노근리. 생존권은 모두 다 중요합니다.

이 말 한 마디는 꼭 하고 넘어가고 싶은데, 균형감각이 없으면 비록 영어를 잘 한다 해도 훌륭한 국제인이 되기는 어렵겠죠. 제가 보기에 님에게 결여된 것은 균형감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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