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피의 태도도 불만스럽지만, 성해방과 에이즈 시대를 모두 겪은 지금의 우리에게 알피의 행동은 거의 폭
력적인 자멸 행위처럼 보이는 거죠."
제가 이 대목에서 든 느낌은 뭐랄까... 상당한 수준의 낯설음과 생경함이었습니다. 익숙할 때도 되었는데
여전히 생경하고, 그래서 신선하기도 한데요. 이번 경우는 아마도 '우리'가 도대체 언제 성해방과 에이즈 시대를
겪었나 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쳤기 때문에 그런 느낌이 든 것 같군요. 제 경우는 영미서유럽사회에서 옛날에
그런 시대가 잠시 있었다는 걸 막연히 배워 알 뿐이거든요.
듀나님의 글들을 읽다가 가끔 이런 이질감 비슷한 기분이 들때가 있죠. '다들 아시겠지만' 류의 수사법과
는 다른, 또한 국외자나 외부인의 시선과도 사뭇 다른,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 자연스러운척 넘어가는
이질감'이 말이지요. 평소 게시판을 통해 동시대인이라는 인상을 가깝게 받기 때문에 더 그런 것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