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무용수의 허리

  • Cato
  •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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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황호택 논설위원이 슈트트가르트 발레단의 발레리나 강수진씨를 인터뷰한 것을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http://www.donga.com/e-county/ssboard/ssboard.php?bcode=01&lcode=004&mcode=00012&scode=00004&s_work=view&d=&p_total=59&p_page=1&p_no=4356&p_item=&p_choice=) 역시 자기 분야에서 정상에 선 사람으로부터는 여러 모로 배울 바가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뭐 눈엔 뭐만 보인다가고 다음의 문답이 제일 눈에 들어 오더군요 OTL...

-남자 무용수는 단명한다고 했는데 몇 살까지 할 수 있나요.
“남자 무용수는 서른다섯을 넘기기 힘들어요. 저희 발레단에도 쉰 넘은 사람이 있지만 힘든 역은 안 하죠. 보통 남자 무용수가 그만두는 이유는 허리 때문이에요. 여자 무용수를 들고 춤을 춰야 하거든요. 허리 통증 때문에 그만둬요. 우리야 자신만 돌보면 되잖아요. 남자들이 들어주니까.”

-여성 발레리나의 체중이 무거우면 남자 무용수에게 부담을 주겠군요.
“자기를 위해서나 파트너를 위해서나 체중관리를 잘 해야죠. 물론 몸무게보다 코디네이션(조화)이 더 중요하지만. 남자 무용수들은 ‘몸이 가벼운 발레리나라도 코디네이션이 안 되면 힘들다’고 말해요. 남자 무용수와 여자 무용수가 호흡을 맞춰야 하거든요.”

이 인터뷰 기사를 읽고 얼마 안 있어 발레 호두까기 인형(Nutcracker)을 보러 갔었는데 1막에서 King and Queen of Snow가 나오는 장면에서 King of the Snow 역을 한 남자 무용수가 Queen of the Snow를 들고 춤을 출 때부터 위 인터뷰 기사 부분이 막 떠오르기 시작하더군요^^;; 저걸 저렇게 할 수 있으려면 얼마나 연습을 해야 했을까 하는 생각부터 들면서 남자 무용수가 막 불쌍해지기 시작하면서 영 불편해서 못 보겠더군요. :-( 마지막인가에서 Grand Pas de Deux를 할 때의 두 남녀 무용수 나오는 장면에서도 그랬구요-_-

그 다음엔 우연히 피겨 스케이팅 세계 선수권 대회 쯤 되는 걸 TV에서 보게 되었는데 페어 스케이팅을 하는 남자 피겨 스케이터들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고생을 하는 것 같더군요.

발레와 피겨 스케이팅이야 원래부터 어렵고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긴 하지만 아름다운 연기 뒤의 고통에 대해 그간 제가 무지하고 상상력이 부족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모르는 사이에 지나치는 것을 줄일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다짐해 봅니다. 쓰고 보니 너무 전형적인 1월에 하는 New Year's Resolution 식의 글이 되어 버렸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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