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님이 말씀하시길, 동남아에 부는 한류열풍은 '한국경제력 성장의 후광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하더군요. 저도 동감입니다. (우리가 지금 내수경제가 엉망이어서 그렇지, 수출은 몇 년째 최고기록 갱신을 하고 있으니까요.--;;)그분 말씀대로 우리나라 보다 잘사는 서구 선진국에서 '한류열풍'분다는 얘긴 못들어봤습니다. 필리핀이나 베트남, 태국, 중국과 같은 나라에서는 우리나라의 경제성장과 우리나라 상품에 대한 호감이 나라에 대한 호감까지로 확대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상품에 대한 호감으로 피드백 하고 있죠:) - 솔직히 저도 동남아시아 어디에서 CSI나 X-FILE같은 작품을 만든다해도 안볼 거 같거든요..--;; -
여기서 예외가 일본과 대만인데(이들 나라들은 소위 우리보다 잘사는 선진국이죠.) 대만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이 나라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어서....--;;
그런데 일본에 대해서는 몇 가지 가닥이 짚히는게 있더군요. 사실,일본의 한류열풍은 사실 역사가 깊습니다. 몇 백년 전이긴 합니다만, 조선시대 통신사들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에도시대 12차례 일본을 방문했던 통신사들은 그때마다 열도에 엄청난 한류열풍--;;을 일으키고 돌아오곤 했습니다. 기록을 보니까 지금보다 더하면 더했지 들하진 않았습니다. (뭐...지방 번들의 영주들까지 나서서 인력동원 하는 국가행사였으니, 뭐 정부차원의 한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통신사 얼굴 한 번 보려고 몇날 몇일을 일본 각지에서 사람들이 모여들고 어떻게든 자기가 쓴 글에 통신사의 인장을 받으려거나 아니면 통신사의 글을 얻기 위해 몇 날 몇일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하나 둘이 아니었죠. (당시 일본측 기록을 보면 '새벽부터 구름처럼 사람들이 모여들었다.'라는 문구들이 꽤 눈에 띕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순진한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현상들이 조선 문화가 일본보다 뭐 엄청 우월해서 수준낮은 왜인들이 우르르 따라다닌 거라곤 생각치 않습니다. 일본의 고전문화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에도시대 일본의 경제력은 조선을 훨씬 능가했고 ( 이런 얘기들은 조선 통신사들의 수기에서도 보입니다. 통신사들은 일본의 높은 경제력과 호사스런 생활에 감탄하곤 했습니다. 가끔 오랑케가 분수에 맞지 않는 사치를 누린다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죠.--;; ) 문화수준도 조선이나 중국 - 청나라 못지 않았죠.
그런데 왜 그랬을까나...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 요건 제 동생 의견이기도 한데 - 일본인들은 외로웠던 것 같습니다. 요즘도 그렇지만, 그 시대도 혼자서는 살 수 없었던 거죠. 문화적인 것도 그렇습니다. 제국주의 시대때 서구인들을 그렇게 매료시켰던 화려한 다색판화의 뒤에는 '장식그림 이나 그릴줄 알지 인간의 정신세계를 표현할 줄은 모른다'고 자책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이들은 소박한 조선의 도자기들에 빠져들었습니다. 근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결코 일본인들이 뭐 기술적인 능력이 부족해 조선에 열광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자기들에게 없거나 부족한 것을 찾아서 채우려고 한 거였죠. 아니면 몽땅 다 가지려고 했거나...
학교 다닐때 '임란을 전후로 일본 도자기에 미친 조선백자의 영향'에 관한 레포트를 쓰려고 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습니다. 자료로 본 무로마치 시대와 아즈치 모모야먀 시대의 일본 도자기들의 위용을 보고 그만 기가 꺾여서 그랬습니다. T.T 도판 수십장을 넘기는데, 어찌나 정교하고 화려한 도자기들이 넘쳐 나던지...도대체 이렇게 예쁜 도자기를 만들줄 알면서 조선 사기장인들이 왜 필요하다고 전쟁때 그렇게 잡아간건지...납득이 안가더군요. 더구나 이후 전쟁후인 에도 시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니, 기대했던 조선자기의 영향은 보이지도 않구...대략 OTL....--;;
이런 사태를 설명하려면, 책 몇 권은 써야 할 테지만, 대략 감은 오더군요. '그 옛날의 일본인들은 우리의 문화가 수준 높다고, 자기들이 뒤쳐진다고 해서 우리문화를 동경한 게 아니라 그냥 자기들과 색다른, 전혀 다르고 독특한 외부문화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가끔씩은 좋아한다고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놓고 상대에게 알리곤 했었다는 것이죠.' 현재도 예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메이지 시대의 개화기에는 일본인들이 서구 문화에 빠져 있었으니까...예외로 하고....--+ )
* 한 가지 뇌리를 때리는 것 - 일본의 중년과 노인분들이 한국 드라마에서 정말 좋게 본것 하나가 반복되어 나오더군요. '한국에서는 노인 어른을 공경해서 함께 모시고 산다는 것, 그것이 너무 좋았다.'
우리가 대부분 어른들을 모시고 살던가요...아닌것 같은데....드라마만 그런것 같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