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 중에 베라 드레이크는 어제 봤고 2046, Closer, The Aviator, Million Dollar Baby, Team America, 연인 등을 염두에 두고 있는데 각종 제약으로 다 볼 수는 없고 고민 중이에요. 나중에 디비디로 봐도 되지만, 꼭 극장에서 봐야만 할 영화를 한가지만 고르라면 뭐가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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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내 나갔다가 SWP(Socialist Workers Party) 멤버들이 길거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자기네 주간 신문을 팔면서 서명을 받고 있는 걸 봤습니다. '부시는 최악의 테러리스트'란 배너를 걸고요. 그 옆에선 '팔레스타인의 친구'란 배너를 걸고 나이가 좀 든 아주머니 몇 분이 서명을 받고 모금을 하고 있더군요. 노조안의 팔레스타인 지원 그룹이랍니다.
트로츠키스트 정당인 SWP의 멤버는 사실 얼마 안된다고 해요. 대학가에선 그래도 좀 볼 수 있지만 말이에요. 그래도 꿋꿋하게 계속 활동하는 사람들이기도 하죠. 지금은 잘 나가는 영화 프로그램 진행자이고 자기 토크쇼를 갖고 있는 조나단 로스란 사람이 예전에 무슨 시상식 사회를 보다, 전투적인 보수당 거물 정치인인 앤 위드콤이 상 주러 등장하자 '요즘 잘 안보이데?' 하고 놀렸습니다. '앞으론 많이 보게 될 것'이라고 받아치니까 '내가 왕년 SWP 멤버였는데, 보수당이 앞으로도 영원히 집권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해버리더군요.
과격 좌파들이 재야에서 외치는 동안 온건한 개혁파들은 아무래도 현실적인 대안인 노동당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무리 토니 블레어의 노동당이 우경화 되었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교육과 의료 등 공공지출은 보수당 때 비해서 많이 늘었다고 해요. 현실 정치에선 그만큼의 차이를 만들기도 정말 어렵죠. 인간의 얼굴을 한 대처리즘이란 소릴 들었어도, 지금 현실에선 그놈의 인간의 얼굴조차도 어려운 것 같아요. 좌파가 집권하더라도 국가가 할 수 있는 건 이상주의자들이 기대하는 것의 한 5% 정도만 되어도 다행인 것 같습니다.
블랙애더의 볼드릭 역을 맡은 토니 로빈슨도 좌파임을 숨기지 않는 배우인데, 이사람은 골수 노동당 당원입니다. 지방 선거에도 나왔죠. 알란 릭만도 드러내 놓은 노동당 지지자로, 이사람의 파트너(결혼 안하고 살고 있죠)는 노동당 중견 당원으로 활동하는 사람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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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난 주에 채널4에선 사뮤엘 베케트의 희곡들을 영화화한 시리즈가 애들 교육용으로 재방송되었습니다. 저는 몇 개를 예약 녹화를 했다가 보았는데, 안소니 밍겔라가 감독하고 알란 릭만, 크리스틴 스콧 토머스, 줄리엣 스티븐슨이 나온
'Play'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셋 다 잿빛 항아리에 들어가 고개만 내밀고 재와 진흙을 잔뜩 칠한 것 같은 얼굴로 나와서 삼각관계의 질투와 단절을 번갈아 가면서 쉴새 없이 반복적으로 얘기하죠. 그러고 나와도 KST의 우아한 얼굴선은 드러나더군요.

웹사이트엔 아주 짧은 리얼 비디오 클립도 두개 올라와 있습니다.
http://www.channel4.com/mediaplayer/video/beckett/play01.ram
http://www.channel4.com/mediaplayer/video/beckett/play02.r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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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비밀일기'를 보면 주인공이 봉사활동으로 돌보는 할아버지 버트가 공산주의자 잖아요. 에이드리안은 버트한테 가게에서 모닝스타지를 사다 달란 부탁을 받고는 '알고보니 버트는 코미(commie)였어'하고 일기에 쓰죠.
제가 아는 사람 중의 하나도 영국 공산당원으로 모닝 스타에서 일을 하는데, 적은 월급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아저씨는 사람이 참 괜찮은데, 실현 가능성이 없어도 자기 이상을 굳게 믿고 실천하고 사는 사람이고 다른 사람의 정치적 견해도 들을 줄 아는 사람이에요. 아무리 공산주의자라도 리버럴한 가치를 무시하는 사람도 아니고 심란한 섹시스트 공룡도 아니고요. 사실 좀 드문 케이스이기도 하죠. 몇 명 되지는 않지만 제가 만나 본 다른 영국 극좌파 남자들은 모두 안티 페미니스트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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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정신나간 영어강사들의 한국 여성 비하와 한 쌍으로 따라오는 건 꽤 많은 숫자의 한국 남자들의 그에 못지 않은 한국 여성 비하더군요. 말해봐야 입 아픈 얘기지만, 두드러지는 건 어느 관점에서건 여자들은 사람이 아니라 섹스와 통제의 대상물이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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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여성의 성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은 어디서나 관찰할 수 있습니다. 저랑 친한 친구가 예전에 6개월 어학연수를 했는데 같은 반에 있던 한 서른 쯤 된 한국 남자 하나가 자기 보다 어린 여자들을 죽 모아 놓고 '서양남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건 데리고 놀려는 수작이니 경계할 일이다'라고 훈계를 한 후 행동거지 감시에 들어갔다고 하더군요.
또 다른 사례는 일본 남자와 수다를 떠는 한국 여자를 펍에서 보고 한국 남자 하나가 친절하게 다가와서 '니가 사귀는(?) 사람은 일본놈이다. 알고 있느냐'고 했다는 겁니다. 별 관계도 아닌데 그런 단속을 당한 그 여자는 열 받은 나머지 보란듯이 그 일본 남자 팔짱을 끼고 펍을 나가버렸고요. 뭘 믿고 이렇게 민족차원에서 여자 소유권 단속을 할 수 있는지 경이롭지만, 아무튼 별로 드문 일이 아닙니다. 한국 사람들만 그러는 것도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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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너무 당연한 얘기지만 성차별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어느나라나 마찬가지입니다. 2세대 페미니즘이 휩쓸고 난 서구 몇 나라에서는 뻔뻔하게 노골적으로 드러내 놓고 억압하진 못하고 사회 전반적인 의식도 페미니즘 이전보다는 훨씬 친여성적이긴 하지만, 차별 없는 세상하고는 거리가 멀죠.
인종과 성이 겹치는 부분의 억압은 제가 피부로 경험하는 바인데, 동양 여자에 대한 오리엔탈리즘도 심란해요. 자기네 나라 여자들보다 얌전하고 덜 드세다, 자기 의견을 드러내지 않는다 등등의 이유로 환상을 품는 거죠. 이것들이 억눌린 여자들이 얼마나 무서운 줄 모르고 까분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다 어떤 일본 할머니처럼 깨진 병으로 죽을 때까지 머리를 찌르는 수가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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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기른 콩나물이 너무 많아서 친구한테 좀 주고도 앞으로 며칠 정말 원없이 먹게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