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강사 문제에 대한 또다른 잡담...
1. 일단 생각하고 넘어갈 것은, 문제의 외국인 강사들이, 상당히 많은 수가 교육자로서의 기본적인 자격도 자질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란 점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단지 자신들의 모국어인 영어를 할 줄 안다는 이유만으로 별다른 능력도 없으면서 자신의 신분(백인 남성)을 이용해 남의 나라에서 교육자 역할을 하며 쉽게 돈을 벌고 있는 것이죠. 제대로 자격을 갖춘, 정말로 교육자다운 외국인 강사를 찾으려면 최소 대학에는 가야 합니다. 학원이나 그런 곳은...대충 백인이면 되죠(영어를 아무리 잘해도, 흑인은 안됩니다...-_-;;)
아무튼 자격 여건을 그다지 따지지 않고 허우대 좋은 백인이면 다 오케이 하는 것이 학원가이다 보니까, 그 외국인 강사들 중에는 물론 멀쩡한 사람들도 있지만 그냥 "쉽게 돈 벌 수 있고, 쉽게 여자랑 잘 수 있다"는 말에 혹해서 온 소위 양아치들도 껴 있게 되죠. 초등학생이나 여중생까지도 유혹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아마도 그런 부류라 생각됩니다. 물론 그런 사람들 때문에 백인 영어 강사들이 싸그리 욕을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확실히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정 해야겠죠. 촌지를 받는 “일부” 선생님들의 문제가 개개 교사들의 문제가 아닌 교직사회 전체의 문제이듯이, 이 점에 대해선 외국인 강사들이 어느 정도 인지를 하고 반성을 해야겠죠.
2. 이번엔 서양인들이 바라보는, 동양에 대한 시각을 문제 삼아 보죠. 네, 바로 오리엔탈리즘을 이야기하려고 하는 겁니다. 오리엔탈리즘은 아시다시피 동양을 바라보는 서구의 왜곡된 시각을 이야기하는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서양 남성들에 의한 동양 여성의 성적 대상화입니다. 이러한 성적 대상화가 문제가 되는 건 이들이 동양 여성을 정말로 반려자로서, 그리고 사랑의 대상으로서가 여기는 대신 단순 노리개 감으로 생각을 한다는 것이겠죠.
그러니까 자신이 이국에 머무는 동안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그리고 자신이 본국에 돌아갈 때 얼마든지 팽개쳐 버리고 갈 수 있는 존재 말이에요. (우리나라에서 도시 남성이 시골이나 섬마을 처녀를 대하는 시각이랑도 얼추 비슷할까요?)
물론 그 대상이 되는 여성은 그 실체로서가 아닌 스테레오타입화 된, 말하자면 “나비부인”과 같은 존재로서 인지가 되는데, 이런 서구인의 시각을 문제 삼은 이불씨의 작업도 있었죠. 스스로를 나비부인화 시킴으로써 이런 왜곡된 이미지를 공격하는...
3. 뭐, 이런 오리엔탈리즘이야 어제오늘 문제도 아니고, 이미 수세기 동안 문제가 되어오긴 했는데, 여기에 대해 동양의 남자들이 분노를 느끼는 것은...
맞습니다. 자기 것을 빼앗긴 듯한 허탈감에 의한 분노라고 해야겠죠. 우습다고요? 아, 물론 그렇지요. 유치하다고요? 아, 동의합니다.
그렇지만 그 분노에도 이유는 있지요. 어떤 분노냐 하면, 예를 들어 노동자 계급의 한 청년이 재벌 2세에게 수년간 사귀던 여자친구를 빼앗긴 듯한 허탈감일 수도 있고, 혹은 자신은 여자친구가 없는데, 재벌 2세 친구는 한달 마다 다른 여자를 달고 나오는 데서 느껴지는 울화일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그 서구인들이 단지 미국이나 캐나다인이고, 이러한 선진국에서 왔다는 점 때문에 동양 여성들에게 동경 어린 시선을 받는다는 것을 문화 사대주의, 그리고 오리엔탈리즘과 연결시켜 생각하게 되면 실재 이유야 어떻든 여기에 대해 모종의 피해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죠. 신분적으로 우월한 존재에게 “빼앗긴” 느낌 말입니다.
게다가 요즘은 덜한지 모르겠지만 우리나라(그리고 동양의) 여성들의 경우 미국 이민을 꿈으로 하고 있던 때가 있었고, 이에 대한 가장 손쉽고 안정적인 방법은 미국 남자와 결혼을 하는 것이었죠. 결혼을 통한 일종의 신분 상승을 꿈꾸는 것이랄까요?
아, 물론 열등감도 있습니다. 서구 지향적인 외모를 추구하는 현 세대에 있어 그들 외국인 영어강사들은 지향이고 뭐고 필요도 없이 이미 키 크고 콧대 높고 영어 잘하는, 서구인이거든요. 분명 “현대적인 시각”으로 더 잘생겼고 허우대 좋으니 외모 콤플렉스도 작용을 할 수밖에요. 남자들은 원래 유치합니다.
4. 수개월간 외국 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유럽 남성들이 자신이 동양인이란 것 때문에 그렇게 성적인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을 느끼고(그리고 잦은 “찝쩍거림”을 당하고) 굉장히 불쾌했다고 하더라고요. 아무튼 인도를 여행할 때는 안 그랬는데 유럽에선 심했다고...뭐, 나중엔 면역이 되었다나...-_-;; 그리고 같은 과 친구나 선배, 후배들의 경우도 밑에 KANA님의 경우와 같이 빠 등에서 외국인에 의해 심한 성적 모멸감을 느낀 경우가 종종 있구요.
물론 애당초 한국 남성들이라고 해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구태여 외국인들만 문제 삼는 것은 웃기지만...이곳 분들에게 궁금한 것은, 왜 몰지각한 한국 남성들이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대해, 그리고 거기에 부합하는 행위를 하는 일부 몰지각한 여성들에 대해서는 그렇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을 준비가 되어 있는 분들이...동양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는 백인들과 거기에 부합하는 행동을 하는 여성들에 대해선 아무 소리도 하지 않냐는 겁니다.
그러니까 전자에 대한 비난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전자가 잘못 되었듯, 후자 역시도 비난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보는데, 유독 후자에만 면죄부를 들이미는 것은 어떤 이유냐는 거죠.
***Avk님 말씀대로, 이들 때문에 한국 여성이 성적 대상화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성적 대상화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일어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금전 거래 때문에(매춘) 성적 대상화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성적 대상화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금전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고, 따라서 매춘 자체는 문제가 될게 없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할건 아니잖아요?
전 이 문제가 위에 언급한 것들을 아우르는 비교적 복잡한 문제라고 보지 단순히 “아무것도 아닌 것을 가지고 무식한 한국 남자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라곤 보지 않거든요. 적어도 “니 걱정이나 해라” 하면 끝나는 문제는 아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