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채원배기자]기업의 실질소득은 지난 2000년이후 연평균 60%를 넘는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계 임금소득의 창출능력은 급격히 약화되고 있으나 가계의 사회부담금 지출은 급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가계와 기업의 성장양극화 현상''에 따르면 외환위기후 가계의 소득원천인 개인소득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에 훨씬 미달하는 반면 기업소득 증가율은 큰 폭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0~2004년 개인소득증가율은 2.4%로 같은 기간 평균 성장률(5.6%)에 크게 못 미친 반면 기업소득증가율은 18.9%에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개인소득증가율은 2.6%에 불과했으나 기업소득증가율은 38.7%를 기록했다.
특히 가계와 기업이 소비나 투자 등으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가처분소득(임금소득과 기업이익에 이자, 배당, 세금 및 사회부담금 등을 감안한 소득)기준으로 보면 개인과 기업의 소득증가율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가처분소득을 기준으로 한 개인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지난 2000~2003년 0.3%에 불과한 반면 기업소득 증가율은 같은기간 62.6%에 달했다. 가계소득은 거의 늘어나지 않는데 비해 기업소득은 연평균 60%를 넘는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이는 외환위기 전 개인소득증가율이 기업소득증가율보다 높았던 것과 정반대의 현상으로 소비부진과 체감경기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80년대과 90~96년 개인소득증가율은 각각 9.9%, 6.6%로 기업소득증가율(6.1%, 4.3%)보다 높았다.
가계와 기업의 소득격차가 이처럼 확대됨에 따라 전체소득에서 개인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노동소득분배율)은 90~96년 81.4%에서 지난해 68.4%로 하락한 반면 기업부문의 비중(자본소득분배율)은 같은기간 18.4%에서 31.6%로 대폭 상승했다.
한은은 이같은 양극화의 원인으로 ▲고용없는 성장 ▲투자없는 성장▲ 저금리기조로 인한 기업이윤 증가 ▲ 가계의 사회부담금 및 해외이전지급 증가 등을 들었다.
실제로 1% 경제성장시 유발되는 취업자수는 지난 90년 13만7000명에서 2000년 11만6000명으로 줄어든데 이어 지난해에는 9만8000명으로 10만명 미만으로 떨어졌다. 또 기업들이 임시.일용직 근로자의 고용비중을 늘림에 따라 총근로시간 기준으로 본 고용증가율은 지난 2000년 4.6%에서 지난해 0.9%로 하락했다.
가계 임금소득의 창출능력이 이처럼 약화된 반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등 가계의 사회부담금 지출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사회부담금 증가율은 지난 90년~96년 27.5%에서 2000~2003년 38.3%로 급증했다.
저금리기조도 양극화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저금리기조는 기업의 이자부담을 줄여 기업이윤 증가의 최대요인으로 되고 있는 반면 가계부문에서는 가계금융부채의 누적과 이자수입의 감소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업의 금융비용부담률(이자비용/매출액)은 지난 98년 9.0%에서 지난해 1.4%로 감소했으나 개인의 이자수지는 98년 17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7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저금리기조에 따른 개인부채 급증으로 개인들은 이자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이자 지급이 더 많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기업들은 외환위기후 기업이익이 늘어나고 설비투자가 위축됨에 따라 기업이익으로 투자비용 등을 충당하고도 자금여유가 발생하고 있다.
한은은 고용없는 성장, 국내투자 부진 등이 단기간내에 해소되기 어려운데다 저금리기조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가계와 기업간의 소득양극화현상은 앞으로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은 국민소득팀 최규권 과장은 "가계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설비투자를 촉진시킬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또한 가계의 소득원인 고용을 증대시키기 위해 고용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지식기반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