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어, 24시, 베아트릭스 포터 등등 잡담
지방 공연 중인 [라이어]를 얼마 전에 보고 왔는데... 재미없더군요. 이 연극에서 제가 가장 불쾌했던 것은 작품 전반에 흐르는 과격한 성차별적, 이성애적 편견이나 공포증이라기 보다는, 주인공들이 거짓말을 지독하게 못한다는 점이었어요. 거짓말쟁이라는 제목까지 내다 걸은 코미디에서 주인공에게 상상력과 재치가 부족하다는 건 거의 죄악이나 마찬가지겠지요 게다가 레이 쿠니가 썼다는 것 이외엔 별 상관도 없는 이야기들을 [라이어] 1탄, 2탄, 3탄으로 소개하고 있어서 작품 선택권이 섬세하게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생각해볼 일이고요. 시시한 영국 노동자계급 남성들의 게이 공포증까지는 그러려니 하겠는데 그런 남편에게 죽을동 살동 목매고 있는 여자들은 또 뭔지.
[24시] 4시즌에 새로 들어온 CTU 사람들은 4회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눈에 잘 띄지 않네요. 클로이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것 같아요. 이제 막 드리스콜(앨버타 왓슨은 [헤드윅]의 엄마였죠?)에게 정신분열증에 시달리는 틴에이저 딸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는데 그동안 굉장히 피곤한 얼굴로 돌아다니는 것이 다 이유가 있었군요. 이 이야기를 잘 활용했으면 좋겠는데... 쇼레 아그다쉴루는 여전히, 놀랍도록 근사합니다. 특히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처럼 나약한 아들을 향해 얼음 여신처럼 냉정하게 등을 보이며 돌아서는 네 번째 에피소드의 마지막 장면은요. 정작 본인은 테러리스트의 협력자 아내 캐릭터를 맘에 들어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예전 CTU 멤버들이 그리워집니다. 팔머가 돌아올 예정이라는데 이게 과연 스포일러일지는 모르겠군요.
2월엔 오스카 시즌 작품들이 무더기로 개봉되는군요. 드디어 [이터널 선샤인]을 볼 수 있을테고, [레이]나 [클로저], [네버랜드를 찾아서], 다소 불안했던 [사이드웨이] 마저 18일로 개봉확정 되었으니... [밀리언 달러 베이비]도 2월로 잡혀있는데 내일 모레 오스카 후보들이 발표되면 날짜가 정해지려나?
브루스 베레스포드가 연출하는 베아트릭스 포터 전기영화에서 케이트 블란쳇이 포터를 연기할 예정이라는군요. 감독이 좀 들쑥날쑥한 사람이지만, 블란쳇의 포터를 볼 수 있으면 좋겠지요. 은근히 [네버랜드를 찾아서]의 여성버전처럼 보일 것 같기도한데, 그도 그럴 것이 베아트릭스 포터와 '피터'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니까요.
시네마티비에서 스티븐 프라이의 [와일드]를 해주는군요. 25일 화요일 23시 20분부터 방영합니다. [와일드] 바로 전 시간엔 마이크 화이트의 [척 앤 벅]을 하고요. 목요일 오후 9시에는 헬레나 본햄 카터가 전신마비 환자로 나오는 [비행의 이론], 금요일 23시엔 KST의 [업 앳 더 빌라]가 예정되어 있군요. 편성표는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길. 그리고 시네마티비에서 다음달 25일부터 제 2회 잠 안자고 영화오래보기 대회를 개최한다고 하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참여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