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용산 CGV에서 그 때 그 사람들의 시사회가 있었습니다. 갔었냐고요? 네, 갔습니다. 영화가 어땠냐고요?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전 안 봤습니다. 그리고 아직 영화는 끝나지도 않았을 겁니다. 7시에 시작이었으니 십중팔구 7시 10분쯤 시작했을 거고 아마 지금 거의 끝나갈 무렵이거나 엔드 크레딧이 올라고 있거나 둘 중 하나겠죠.
대충 일이 흘러간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 사람들은 이전처럼 그냥 극장과 날짜만 공지하지 않고 보다 엄격하게 관객들을 통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서 영화 볼 사람들의 리스트를 짜서 한 명씩 이메일로 좌석표를 나누어주기로 했던 거죠. 그런데 전 아시다시피 한 장 가지고 모자라잖아요. 그래서 한 장을 더 얻으려고 다른 잡지사에 연락을 취했는데... 그게 잘 안 풀렸습니다. 아마 의사소통이 잘 안되었던 모양이에요.
그래서 저흰 일단 다른 일도 하기로 하고 한 장을 가지고 용산에 갔습니다. 그 한 장도 사실 못 받을 뻔했지요. 그쪽에서 제 엠팔 주소가 아니라 한메일 주소로 보냈거든요. 그리고 제 한메일 주소는 엄격하게 스팸관리를 해서 제가 미리 정해놓지 않은 주소에서 보내면 자동적으로 스팸 메일함으로 들어간답니다. 그것도 표에 듀나라고 이름이 딱 써있었답니다. 제가 이 이름을 밖에서도 쓸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죠?
하여간 운이 좋아 그걸 지우지 않고 인쇄해 가지고 갔는데 용산 CGV의 상황이 장난이 아니더군요. 10관에서 동시 진행을 하기 때문에 극장은 완전히 문을 닫았고 곳곳에 직원들이 매트릭스에 나오는 미스터 스미스의 졸개들처럼 버티고 있더군요. 게다가 그냥 표를 주고 통과하는 게 아니라 이중의 보안 과정을 마련해 놨더군요. 일단 표를 주고 새 표를 받은 뒤 그걸 또 다음 단계의 사람들에게 보내주어야 간신히 올라갈 수 있는 겁니다. 그 뒤에서도 또 검사를 할까요? 모르죠. 전 안 갔으니까요. 그런 귀찮은 일을 거쳐 안으로 들어가 그 까마득한 앞자리에 앉아 영화를 볼 생각은 꿈에도 없었답니다. 그래서 전 그 동안 쇼핑을 하고 표는 자리에 신경을 덜 쓰는 일행에게 넘겨 주었습니다. 그 사람이 그 강철과도 같은 보안을 뚫고 극장 안에 들어가 영화를 보고 있는지는 저도 모르죠.
그 뒤로 전 쇼핑을 하고 저녁을 먹으며 돈을 엄청 썼습니다. 저번 주에 만원의 행복을 했던 게 다 날아가 버렸어요. 그래도 사가지고 온 물건들을 보니 흐뭇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