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재중] 핀란드가 살기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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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링크는 못찾겠어요. 그 대신 잡지 홈페이지 주소라도 올립니다.

http://www.ermedia.net/

확실히 우리 머릿속의 핀란드는 순백의 동화 세계에 가까웠죠? (윽 저만 그랬나요? ㅠㅠ)



핀란드가 살기 좋다고…?

[이코노믹리뷰 2005-01-25 09:24]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강소국 핀란드. 핀란드는 과연 살기 좋은 나라인가.

헬싱키는 바다를 끼고 있지만, 겨울철 실내는 상당히 건조하다. 지난 해 겨울 안개처럼 수증기가 숭숭 솟아 나오는 그런 가습기를 찾기 위해 헬싱키에서 가장 크다는 백화점에서부터 여러 가전제품 전문점을 찾아 보았지만 아무 데도 없었다. 속에 전열판이 들어 있는 냄비 같은 가습기를 간신히 구입하는 데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한 번은 묵직한 노키아 휴대폰을 삼성 제품으로 바꾸기 위해서 신문광고를 보고 삼성 휴대폰을 취급한다는 전문점을 찾아갔다. 방금 마지막 제품이 팔려나가서 떨어졌다는 것이었다. 두 번째 찾아갔을 때도 마찬가지 답이었다.

뒤에 다른 곳에서 삼성 제품을 살 수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핀란드의 상점은 많은 재고를 두지 않고, 특히 고가품일 경우에는 고작 1∼2개만을 가지고 있다가 팔리면 그 때서야 더 큰 유통업체 아니면 스웨덴이나 독일 등지로 주문을 한다고 한다.

핀란드에서 자동차나 가정용 전자제품을 A/S 받는다는 건 하늘의 별따기.

전자제품이 고장나거나 자동차에 이상이 있어서 A/S센터나 지정 정비소를 찾을 경우 조금만 복잡해도 A/S 부품이 없는 것이 일반적이고, 이러한 A/S 제품을 스웨덴이나 독일로부터 납품 받기까지는 적어도 2주는 걸린다. 문제가 된 부품이 어느 것인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아 A/S 받은 제품을 다시 몇 번이고 가져가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결국에는 A/S를 포기하고 신제품을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이야기를 필자는 주위사람들로부터 듣기도 했다.

핀란드는 1995년 EU에 가입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고립된 시장이었다. 이전에 구소련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아서 소련의 와해와 함께 90년대 초 경제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어떻든 핀란드는 서구와 바다로 떨어져 있고, 시장규모도 작아서 외국의 유통업체들의 진출이 늦었다.

이러한 시장특성으로 인해 핀란드는 지금도 Kesko그룹이니 S그룹이니 하는 5대 대형 유통그룹들이 전체 유통시장의 68.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일부 유통그룹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가격경쟁이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자보다는 공급자가 중시되는 시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세계 최대의 휴대폰 메이커가 된 노키아의 경우도 60년대 말 잡다한 사업을 수행하던 시기에 Serla라는 기업과 화장지 시장에서 카르텔을 맺고, 핀란드 시장을 양분, 커다란 이익을 챙겼으며, 그 이익금을 전자산업에 투자해 오늘날 노키아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는 놀랍지 않다.

국제투명성기구는 핀란드를 5년 연속 부패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로 선정하였다. 이에 대해 많은 핀란드인들은 크게 자부심을 갖고 있기는 하나, 최근에는 이러한 평가에 대해 현지 언론조차도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즉 부패인식지수의 측정 방법상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국제투명성기구가 측정하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부패가 핀란드에도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핀란드에서의 사업은 핀란드어로‘Hyva Veli’라 하는 Dear Brother 관계, 다시 말해서 친구관계나 인척 또는 안면 관계와 같은 개인적인 관계에 의해 너무 좌우된다는 것이다.

특히 공공 프로젝트 계약과 같은 경우 공무원과 개인적인 관계가 있는 기업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심지어는 연금 투자에 있어서도 공무원과 관계가 있는 기업에만 투자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고위 공무원에 대한 호화스런 기업접대 문화가 만연되어 있으며, 이를 공무원들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실제 선박용 엔진 등을 생산하는 Wartsila사나 Stora Enso와 같은 제지그룹에서도 최근 뇌물사건이 발생하여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젊은층의 심각한 구직난으로 인해 직원모집에 있어서도 친척이나 지인에게 우선권을 주는 족벌주의와 카르텔이나 가격담합 등 자유경쟁 제한 관행이 없지 않음에도 이러한 것은 부패로 분류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 밖에도 부패인식지수를 측정하는 대상은 130명밖에 되지 않았고, 이들은 애국심이 강하고 어느 정도 경제적·사회적 지위가 안정된 사람이었으며, 일반 서민은 이러한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평가도 있다.

핀란드는 세계 최대 휴대폰 메이커인 노키아의 명성에 힘입어 세계적인 IT 강국이고 인터넷이 매우 발달된 나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핀란드에서 인터넷을 사용하다 보면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디고, IT 및 이동통신 관련 소프트웨어도 우리나라보다 못하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인구 520만에 국토는 우리 남한의 3배에 달하여 전 국토에 걸쳐 광대역 통신망을 구축한다는 것이 여의치만은 않은 상황이지만, 핀란드에서는 원칙적으로 광대역 통신망 구축에 있어서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민간기업에 일임하고 있다. 따라서 광대역 통신망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에 크게 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핀란드는 IT산업을 국가경제를 이끌어 가는 주축산업의 하나로 간주하고 있으나, 최근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을 강력한 경쟁국으로 인식하고 있고, 핵심분야에 역량을 집중하여 세계 일류의 산업을 육성시키는 한국을 본받아야 한다는 논평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WEF의 2003년도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의하면 핀란드는 2002년에 이어 세계 최고의 국가경쟁력을 가진 나라로 선정되었다. 이러한 명예로운 평가에 대해 핀란드의 경제단체나 언론은 과연 핀란드가 그럴 만한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 냉소적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 이유로서 높은 인건비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과중한 조세부담과 이로 인한 중국 등 해외로 생산설비를 이전하려는 핀란드 기업들의 움직임이 계속해서 지적되고 있고, 실업률도 9%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일부 대형 유통그룹의 유통시장 독과점 현상이나 높은 물가수준에 세계 15위에 그치고 있는 1인당 국민소득을 고려할 때 과연 핀란드가 국가경쟁력 1위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핀란드 전경련(TT)은 WEF의 조사가‘사실보다는 감정에 기초를 두어’이루어진 것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정철(헬싱키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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