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판단이 안서는 지라 조언 좀 부탁드릴까 합니다. 그래서 개인적인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조언을 부탁드릴까 해서 글을 올려봅니다. 저와 절친한 아는 동생의 이야기입니다.
제 친구는 85년생으로 2005년에 대학교2학년이 되는 평범한 학생입니다. 지방에서 서울로 유학을 와서 기숙사생활을 하고 있구요. 꽤 순진한 편이며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구요. 그리고 동성애자입니다. 이 친구는 작년 봄쯤에 자기보다 12살이 많은 남자(이 글에서는 아저씨로 지칭)를 만나 교제를 시작했어요. 제 친구의 첫번째 연애지요. 그 아저씨의 집에서 주로 만남을 가졌구요. 그 애인이라는 아저씨는 사촌동생과 같이 살고 있었는데 사촌동생이 없을 때만 제 친구를 집에 불러들여서 같이 시간을 보내곤 했죠.
시간이 흘러흘러 2004년 가을쯤, 제 친구는 자신의 애인아저씨가 바람을 피기 위해 다른 게이를 집에 불러들였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그리고 친구는 충격을 받았죠. 몇주일이 흐른 뒤에 둘은 화해를 하고 동거를 한다고 하는군요. 그 아저씨가 순간의 실수라고 했거든요. 아무튼 제 친구와 제 친구의 애인인 아저씨, 그리고 아저씨의 사촌동생. 세 명은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아저씨는 제 친구와 사촌동생을 한번도 마주치지 못하게 잘 관리했어요. 어떻게 한집에서 그럴 수 있는지는 저도 이해가 가지 않지만 그 사촌동생이라는 사람은 다른 곳에도 거처가 있어서 그런 듯 싶더군요. 물론 아웃팅이 되면 안된다는 생각에서 사촌과 제 친구를 못만나게 잘 관리한 것이었겠죠.
그 아저씨는 동거 직전에 큰 수술을 했구요, 동거비용의 대부분은 제 친구가 학교를 다니며 틈틈히 낸 아르바이트로 충당했습니다. 제 친구는 돈을 버느라 무척 힘들다고 했지만 행복하다고 했고 저도 기뻤죠.
그리고 며칠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첫번째 바람을 발견했던 저의 또다른 친구이자 저의 정보통(?)인 애가 꽤 큰 게이사이트에 갔다가 익숙한 아이디를 발견했구요. 쪽지를 보내 유도심문을 해보니 제 친구의 애인아저씨가 맞더군요. 제 친구가 잠시 지방에 내려가 있을 동안 다른 남자를 만나보려는 것 같았습니다. 자기는 사촌동생과 같이 사는데 지금 사촌은 지방(제 친구의 고향)에 내려가 있다는 거에요. 그리고 같이 데이트할 사람을 찾는다고 하더군요.
제가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까요? 그 아저씨가 사촌동생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또다른 애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니 이건 심증이니 무시할 수도 있겠지만요, 적어도 동거중인 제 친구를 사촌이라고 부르며 다른 사람을 찾고 있는 겁니다.
게다가 어제 제 뇌리를 번뜩 스쳐지나간 것이 있었습니다. 그 아저씨는 작년초에 암판정을 받아서 당장 수술하라는 의사들의 권유를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별로 수술을 할 의지가 없었어요. 암판정을 받은지 8~9개월쯤 지나서야 수술을 하더군요. 돈이 없는 것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혹시 이 아저씨가 에이즈같은 것에 걸려서 별로 살 의지가 없는 사람이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거에 외제차 몰고 다니던 사람이 최근엔 별로 돈을 벌려고 하지 않는 것도 그렇구요. 암수술 권유를 받은 뒤 얼마만에 수술해야 정상적인가요?
제 친구가 그 애인아저씨의 첫번째 바람피는 현장을 발견했을 때 다른 애들에 비해 유난히 크게 상처를 받는 것을 보면 쉽게 말해줄 수도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거까지 하는데... 게다가 다른 사촌이라고 불리는 사람도 또다른 애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도 없구요. 거기다 다른 사람까지 찾는다니 이런 일을 그냥 지켜보기도 뭣하네요. 모른 척 넘어간다면 제 친구는 여전히 행복하게 지내겠지만요. 가만 놔두는 것은 왠지 친구를 배신하는 기분도 들어요. 하지만 남의 연애사에 끼어들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입니까? 저도 참 이런 일은 귀찮습니다. 남 이야기 듣는 것은 좋아해도 별로 끼어들긴 싫었거든요.
대체 제가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p.s.
그리고 부탁드립니다. 이 글은 듀나게시판에만 올리니 다른 곳이나 개인블로그에 펌질하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