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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가 예뻐졌다고?… 한국 여자들이 미워졌다"

[조선일보 2005-01-30 10:15]    
외국인이 본 한국 남자·한국 여자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일본에서는 대단한 ‘욘사마붐’이 일고 있다. ‘욘사마’뿐만 아니라 원빈 이병헌 장동건 등 한국의 남자 탤런트가 큰 인기다. 연말연시에 휴가차 일본에 다녀왔는데, 서점마다 그들의 사진집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거기엔 일본 여성팬이 몰려있었다. 그동안 한국 연예인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었던 내 마누라나 딸까지도 “이병헌이가 어쩌고 저쩌고…” 말이 많아서 시끄러웠다.
일본 남자로서는 화가 날 지경이다. 올해 환갑이 된 마누라한테 “자기 나이 생각해봐라!”고 비아냥거렸지만, 소용없었다. 내 마누라도 1970년대 이후 몇 차례 한국에 온 적이 있는데, 그 사람이 하는 말이 “그런데 한국 남자는 언제부터 그렇게 예뻐졌냐?”였다. 글쎄? 언제부터였을까. 88서울올림픽 이후였을까. 아니면 1990년대 이후 민주화부터였을까. 아는 한국사람들한테 물어봤더니 몇 가지 재미있는 답이 나왔다.
50대 초반의 한 어머니가 말하기를 “우리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한국에서 아파트 생활이 보편화하면서 서구적인 생활 스타일이 일반화한 결과, 그러한 예쁘고 귀여운 서구형 얼굴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다른 친구들의 주장에 의하면 예쁘장한 남자는 어머니가 아니라 여자친구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회발전과 민주화시대에 있어서는 한국 여자들이 좋아하는 남자 유형이 바뀌었다고 한다. 힘을 과시하며 자기주장이 강한 올드타입의 남자는 이제 인기가 없고, 여자의 말을 잘 듣는 부드럽고 상냥한 남자를 원하게 됐다. 그래서 배용준이나 원빈 같은 꽃미남이 같은 세대의 여자들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다. 음! 이것도 일리가 있구나! 어쨌거나 한국 사회의 시대 흐름과 관련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1970년대부터 한국에 살고 있는 내 느낌도 비슷하다. 다만 강조하고 싶은 것은, 한국 남자가 예뻐졌다는 것보다 한국 여자가 미워졌다는 거다. 예를 들면 내가 자주 가는 커피숍이나 레스토랑 패스트푸드점 편의점 같은데서 일하는 젊은 남녀 아르바이트생을 많이 보는데, 친절하고 예의바른 쪽은 압도적으로 남자다. 여자들은 서비스 정신이 빵점이다.
한국의 젊은 여자들은 민주화시대의 전성기를 즐기고 있다. 남에게 신경을 쓰는 게 아니라 남이 자기한테 신경을 써줘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고 있다. 쉽게 말하자면 자기중심적 여성우월주의다. 일종의 공주병이라고 할까. 남을 배려하지 않고 항상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매력이 없다. 한국의 젊은 여자들은 겉모양은 예뻐졌지만, 진짜 매력은 사라졌다.
그 원인이 민주화라고 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남녀평등, 나도 남자처럼 할 수 있다, 해야 한다 등등 민주화의 가치가 한국에서 여성미 상실을 초래한 것 같다. 현대의 한국 여성은 민주화에 의해서 전통적인 매너와 여성미를 버렸는데, 그 대신 새로 만들어야 하는 현대적인 매너도 아직 형성돼 있지 않다. 현대적인 매너란 것은 모르는 사람끼리 더불어 사는 도시인들이 서로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일상적인 예의다. 예를 들면 ‘죄송합니다’ 또는 ‘고맙습니다’ ‘실례합니다’ 같은 말을 서로가 가볍게 주고받는 것이다.
나는 ‘욘사마붐’에 대해서도 약간 이의가 있다. 한국의 ‘욘사마’들도 실은 마마보이가 많다. 그 비밀을 일본의 여성 팬에게 알려줄 생각은 없지만. ‘욘사마붐’의 이면에는 한국의 젊은 여성의 문제도 숨겨져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다. 한국의 젊은 여성이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구로다 가쓰히로<黑田藤弘> 일본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 )

이 기사는 주간조선의 허락을 얻어 게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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