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KBS에서 했던 환경 다큐멘터리 제목이랍니다.
그 프로그램을 본 것이 먼저인 지 아니면 사진을 본 것이 먼저인 지는 모르겠지만 연합뉴스 사진이었는데
제목이 아마도 "물이 가득찬 용담댐의 위용" 이었을 꺼예요.
의례 뻔한 사진들 있잖아요.
댐이 들어서고 담수를 하고 있는 장면을 찰칵하고 찍어 놓은 사진 말이예요.
흠. 댐 자체에 대해 얘기를 하자면 또 한없이 길어질 얘기니 그건 생략을 하구요.
"마지막 여름의 기록"은 담수가 시작되어 사람들은 모두 떠나간 용담댐 수몰지구의 생물들에 대한 기록이예요.
원래는 강이 흐르던 곳이 점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죠.
인간들은. 늘 그렇듯이 자기들끼리 결정하고는 이미 모두 피해버렸지요.
아. 이 부분에 혹시 오해하시는 분들이 없기를.
수몰 지역 피해자분들을 조금이라도 비난하려는 문장은 아니니까요.
그렇게 물이 차오르는 곳엔 개미, 애벌레 등 1200종 1억마리 이상의 곤충과 20여종의 물고기들.
그리고 각종 식물들만 남았어요.
이들은 그대로 수장되거나 갑자기 바뀐 환경에 적응해야만 했죠.
차오르는 물 때문에 방향감각을 잃어 바로 1m 앞의 뭍으로 가지 못하고 차례차례 물에 빠져죽는 개미들.
수심과 수압의 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이 살던 환경과 비슷한 곳을 찾아 더 상류로 상류로 올라가는 물고기들.
물에 잠겨 마침내 자신과 주변을 썩히는 풀들.
인간의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진행되는 담수 현장은 지옥 그 자체였어요.
거기서 죽는 생명이 인간이 아니라는 것 외에는.
그래서 비명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외에는.
그곳은 지옥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지옥들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변함없이 곳곳에서 생겨나겠죠.
인간 중심의 사고만큼 폭력적인 것이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