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State of the Union Address, 박정희, 표현행위, 아카데미상 후보작 개봉 일정 관련 단상)
1. State of the Union Address
43대 부시 대통령이 재선 후 처음 한 State of the Union Address의 뒷 부분을 보았습니다.
http://www.whitehouse.gov/news/releases/2005/02/20050202-11.html
원래 제가 다니는 Gym은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Gym답게 Fox News Channel은 잘 안 틀어 놓는데 어째서인지 (아마도 CNN이나 MSNBC에서 중계를 안 해서인지) Fox News Channel로 보게 되었습니다(저도 나름대로 편중되서 뉴스를 보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답니다^^). 연설 앞 부분을 보지 못해 어떤 얘기가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본 후반부 연설 중 제일 간담이 서늘했던 부분은 시리아와 (특히) 이란을 언급한 부분이었습니다.
Today, Iran remains the world's primary state sponsor of terror -- pursuing nuclear weapons while depriving its people of the freedom they seek and deserve. We are working with European allies to make clear to the Iranian regime that it must give up its uranium enrichment program and any plutonium reprocessing, and end its support for terror. And to the Iranian people, I say tonight: As you stand for your own liberty, America stands with you.
밥 우드워드의 Plan of Attack을 보면 43대 부시 대통령은 "말한 걸 그대로 실천하는 행정부"라는 걸 대단히 자랑스러워하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는데다가 2002년인가의 State of Union Address때 악의 축 중에서도 이라크를 가장 비중있게 언급했고 그 때 이미 전쟁 준비를 상당히 진행한 걸 고려해 보면 뭔가 있는게 아닌가 싶은 억측을 해 봅니다. 특히 이란 국민들을 상대로 한 마지막 말이 상당한 여운을 남기네요. 더군다나 역대 미 행정부에 대한 다양한 탐사보도로 명성을 얻음 세이무어 허쉬가 (아부 그레이브 고문 사건으로 이어지는 Chain of Command로 찬사를 받은바도 있었지요) 미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바도 있었구요.
http://www.newyorker.com/fact/content/?050124fa_fact
그러고 보니 반은 농담조로 얘기한 것 같기는 하지만 대통령취임식 직전에 체니 부통령이 MSNBC의 Imus하고 한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르겠지만 이란의 핵개발을 이스라엘이 언제까지 방관할지는 모르겠다는 취지로 한 말도 예사로 들리지 않는군요. Israel "might well decide to act first"
http://www.iht.com/articles/2005/01/21/news/iran.html
이란의 뮬라들의 입장에서도 국경을 맞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미군이 모두 주둔하고 있는 상황이 편하지만은 않을 것 같군요. 더욱이 중동국가들 중에서 젊은 층에서 미국에 대한 호감도가 제일 높은 곳이 이란이라는 토머스 프리드먼의 관찰이 맞다면 뮬라들도 뭔가 대응을 서둘러야겠다는 압박감을 느낄듯 싶습니다.
이라크에 파견된 병력, 장비를 유지하기에도 벅차다는 지적이 상당히 있는 것 같은 상황인 것 같은데 정말 이란에 대한 작전이 구상 중이라면 놀랍다고 밖에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 번 세이무어 허쉬의 기사에 대해서는 백악관과 미 국방부에서는 거짓이라고 강하게 반박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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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박정희 "장군"
밑에 있는 글에서 fortunate님이 박정희의 여자 편력에 대한 제 생각이 어떠냐고 자꾸 캐물으셔서^^;; (지난 번 1980년 5월의 광주에 관하여서도 제 의견이 뭐냐고 물어 보셨던 분도 계셨던 것 같은데 뭐가 그렇게 궁금들 하신지-_-) 박정희 "장군"에 대한 제 생각을 좀 두서는 없지만 말씀 드리지요.
기본적으로 전 요새 와서 박정희 얘기가 우리 사회에서 많이 나오는 것에 솔직히 짜증이 납니다.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쫓는 것"도 아니고 우리 사회의 새로운 주류층 (당사자들은 아직도 소수파이고 비주류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80년대 대학 운동권적 사고방식이 이미 7년째 행정부를 장악하고 있는 셈이고,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치면 이미 12년째여서 이렇게 불러도 부족함이 없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에 대하여 그렇게 자신이 없느냐는 보수층에서의 지적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아직까지 내세울만한 사람이 박정희밖에 없다는 보수층에 대해서도 갑갑함을 느끼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양쪽에 대해 느끼는 갑갑함을 다음에서 옮겨 보지요.
우선 새로운 주류층 분들께,
진중권씨가 대차게 받아치기는 했지만 "내 무덤에 침을 뱉으라"는 박정희 "장군"의 말은 내 후손들이 내 덕분에 잘 살게 되어 결국 내 욕을 하게 될 것이라는 박정희 "장군"의 자신감의 표현이지요. 언젠가 DJUNA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후손들이 조상 욕을 하게 되는 것은 후손들이 점점 잘 살게 되었다는 증거일테니까요. 하지만 얼마나 국내 사정이 어려우면 대대적인 격하 작업에도 불구하고 여론조사를 할 때마다 박정희가 존경하는 인물 순위권에 상위권에 계속 오르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요령부득한 얘기지만 새로운 주류층 여러분들께는 "여러분들도 결국 여러분이 만든 빛과 어둠에 의해 다음 세대에게 평가 받게 될 것"이라던 Paul Samuelson이 비주류경제학자들에게 했던 말을 들려 드리고 싶군요. 앞에서도 말씀 드렸지만 이번 정부 임기까지 합치면 새로운 주류층 분들께서 사회의 전면에 나서신지도 이제 15년이 됩니다. (아직도 갈 길이 한참 멀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시겠고, 김영삼 정부 시절까지 넣다니 모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시겠지만 이 Cato가 원래 그런 놈이려니 하고 일단 들어 주십시오.) 박정희가 집권한 게 군정 3년을 빼면 15년이고, 전두환, 노태우 합쳐서 12년이었습니다. 더 이상 남의 탓, 과거 탓을 하는 것은 정말 별로 어른스러워 보이지 않을 것 같지 않으세요?
보수층 분들께,
논지와 상관 없는 얘기로 시작하면, 동구공산권이 몰락한 이후엔가 지금은 새로운 주류층이 되신 분들께서 일종의 soul searching의 과정으로 정통 마르크스주의가 아닌 다른 좌파 사상가들을 이리저리 조명한 적이 있었지요. 그 때 총아로 떠올랐던 사람이 그람씨가 아니었나 싶은데, 당시 大學新聞에 인문대인가 사회대 박사과정에 계시던 분께서 그런 풍조에 대해 일침을 놓으시면서 1920년대 - 1930년대 유럽의 풍토에서 나름대로 고민하며 나온 그람씨의 사상을 1990년대의 한국 사회에 적용하겠다는 것은 난센스이고, 정작 배워야 할 것은 그의 성실성과 방법론일 것이라고 했던 글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박정희에 대한 보수층의 향수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까지도 보수층이 방어해야 할 인물이 박정희 밖에 없다면 정말 슬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정말 미치고 팔짝 뛰는 일은 두 쪽 다 실은 박정희의 유산 중에서 제일 위험하고 우리나라의 장래에 대해 제일 해악을 끼칠만한 부분에 대해서는 입을 닫고 있고 암묵적으로 동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원유 수입량이 세계 4위이고 잠시라도 외부 세계와 단절해서는 존립할 수 없는 섬 같은 나라 South Korea에서, 어처구니 없게도 활활 타오르고 있는 민족주의, 국수주의를 처음으로 제대로 불지른 사람이 박정희이고 (그의 일제시대의 경력으로 인해 그가 그런 자격이 있는지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말입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진지한 비판이나 극복 대상이라고 의논되는 것을 별로 보지 못했습니다.
이 게시판의 많은 분들께서 싫어하시는 조갑제 월간 조선 사장도 미군의 존재가 자주국방력을 약화시켜 한국인의 노예근성을 강화시켰다고 개탄하는데는 별로 주저하지 않으시는 것 같더군요. 이 부분이야말로 박정희의 가장 어두운 유산이고 카터 행정부와의 위험한 대립으로 진지한 주한미군 철수 논의가 상당히 진행되기도 했었지요. 하지만 새로운 주류층 분들 가운데서 이 부분의 박정희를 미워하고 청산해야 할 대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얼마나 될지 저는 솔직히 의문입니다. 특히 박정희의 핵무기 개발 시도 같은 부분은 베스트셀러가 된 "무궁화..어쩌고 하는" 소설 때문에 오히려 칭찬을 듣는게 현실 아닌가요?
전 김재규 당시 중정 부장이 민주투사로 인정되어야 한다든지 하는 얘기는 가당치도 않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적어도 박정희의 그러한 위험한 "민족주의"는 제어 되어야 한다는 부분에 있어서는 (여기서 CIA의 암살 개입 음모론이 나오게 되지요^^) 경청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 박정희의 여자 편력에 대한 얘기를 안 했군요. 저는 그게 아주 구역질 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박정희, 이후락과 많은 술자리를 같이 했던 고 이병철 삼성회장의 장남 이맹희씨가 월간지에 증언한 걸 보면 그 두 사람의 술자리가 너무나 괴로왔고 예의와 염치가 없는 쓰레기 같은 사람들이라는 걸 절절히 묘사한 얘기가 나오는데 박선호니 뭐니 다른 사람들의 증언을 들어 볼 것도 없이 그것만 해도 게임은 끝났다고 개인적으론 생각해 왔습니다.
뭐 얘기가 자꾸 반복됩니다만, 그래서 작금의 세태가 더 답답하고 짜증이 납니다. 그렇게 인간 말종 같은 일을 태연히 저질렀다는 전직 대통령의 추문이나 대대적으로 들추어 내면서 정작 그 사람의 제일 위험스러운 유산에 대해서는 반론은커녕 보다 확대, 심화해서 정책을 실시하고 있고, 그 점에선 보수층도 짝짜꿍이고 말입니다. 아직도 박정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게 한국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주 답답하고 슬프고 짜증납니다. 아니 그를 조롱하고 욕하는 사람들조차 (알게 모르게) 점점 그가 심어 놓은 못된 수렁으로 빠져 드는 것 같아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 양반이 지하에서 낄낄대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안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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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표현행위 규제
제가 월간조선 건과 박지만씨 건을 비교한 것에 대하여 여러 분들께서 뉴스와 픽션은 다르다고 지적을 해 주셨는데 글쎄요, 크게 보아 양자가 표현행위라는 점에서는 전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법원의 두 가처분 결정 모두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 통제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도 동일하다고 보구요. 이번 영화에 대한 법원의 결정에 대한 반박 중에는 "표현행위에 대한 사전 통제는 잘못"이라는 취지의 비판이 분명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초 법원의 이번 결정을 반대하시는 분들 중에서도 상당수의 분들이 그런 근거였다고 생각하고, 그 점에서 제가 기준의 일관성을 지적한 것은 나름대로 타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 의견에 반박의견을 올려 주신 분들 중에서 autechre님처럼 제가 월간 조선 건을 이번 건과 동일하게 놓게 봄으로써 월간 조선을 "펄프픽션"의 지위에 놓게 된 실수를 한 것이 아니냐고 안타까와 하신 분도 있고 그 외에도 비슷한 의견을 내 놓으신 분들이 있는 것 같더군요. (잠시 옆길로 새서 얘기를 하자면 autchre 님 글의 3번을 읽고 -영어를 써 죄송합니다만- "I'm quite flattered." ^-^) 제 입장은 어느 쪽이든 법원이 명예훼손에 대한 잣대를 일관되게 적용하는 이상에는 두 사건 다 타당하게 결론을 내렸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제 입장이 모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또 말을 바꾼다고 하시면 할 말은 없습니다만)
저로서는 91년에 문화관에서 최장집 교수님이 다른 몇 명의 연자들과 함께 오셔서 "대의제 사회주의"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분명히 들었기 때문에 -그 날 연자들이 그런 취지로 의견을 모아 가는 바람에 저 같은 청중들은 거의 OTL이었지요. 소련이 망한지 몇 달 안 되었을 때였을 겁니다-_-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안기부 직원들도 막지 못한 월간조선의 인쇄(87년 대선 때 안기부 직원들이 이후락씨 인터뷰 기사 게재를 막으려고 월간조선-신동아에서 "농성"했던 것을 지적하는 것입니다)가 중단된 것을 무척 안타깝게 생각했지만 다름 아닌 법원의 판단에 의한 것이었기에 그 때나 지금이나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뭐 거칠게 말하면 자신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판을 뒤엎어서는 안 된다는 정도 쯤이라고 할까요.
픽션은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취지의 의견들을 주신 분들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표현행위 규제에 관한 사례들이 많이 축적된 미국의 사례들의 기억을 되살려 보면 픽션이라고 할지라도 실제 상황이나 인물이라는 오인을 주고 실제 침해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사례들에서는 명예훼손을 인정한 얘들이 부지기수입니다. 당장 떠오르는 것만 하나 들어도 제작사에서 영화인가 연극 홍보를 위하여 특정 이름을 가진 여자(그 연극인가 영화의 주인공이었지요)가 편지를 보내는 것처럼 홍보물을 뿌렸다가 실제 그 이름을 가진 여자가 그 동네에 살고 있었고, 그 여자가 남성들로부터 들척지근한 편지나 전화(?)를 받게 되었을 때 명예훼손을 인정한 사례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할리우드 영화들마다 픽션인 경우에는 실제 인물과 유사한 이름이 나오더라도 이건 완전히 가공된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가 나오는게 아닐까요? 그리고 영화에 실제 다큐멘터리 필름을 삽입하는 예가 있다는 걸 왜 제가 모르겠습니까. (그 영화를 볼 생각도 없지만) 영화 시사회를 다녀 온 다음에 쓴 기자들의 리뷰 같은 걸 읽어 보면 영화가 "각하"라는 사람을 대놓고서 박정희라고 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요, 아닌가요? (솔직히 일일이 인터넷 뒤져서 그 영화사 사람들이 뭐라고 얘기했는지 찾아 볼 수고를 할 생각은 전혀 없으니 그 문제에 대해 더 언급하기는 싫습니다만) 법원의 결정도 그렇고 영화사 측에서는 나름대로 조심을 한다고 실제상황과 관계 없다고 하기 위해서 픽션이라는 점을 강조한 점도 그렇고 그렇다면 법원의 결정대로 다큐멘터리 부분은 잘라 냈던게 영화사 입장에서도 일관성 있고 떳떳한게 아닐까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이 부분은 영화를 보신 분들이 말씀을 주시던지요. 하지만 이 영화에 대해선 더 이상 얘기 하기가 싫다는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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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아카데미 후보작 개봉일정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발표 되었을 때 어느 분께서 한국에서 아카데미 후보작들의 개봉일정을 말씀 주신 걸 보고 조금 놀랐었습니다. 어느 기자의 블로그에서도 아카데미 후보작을 소개하면서 하나도 아직 못 봤다는 얘기도 보았었구요. 그리고 나서 DJUNA님이 기자 시사회들을 다녀 오시는 대로 하나씩 리뷰들을 올리시는 걸 보고 정말 한국의 개봉일정이 늦구나 하는 걸 실감하겠더군요.
솔직히 제가 현재 미국에 있다는 걸 잘난체 하는 snobbish한 글인 것 같아 이 부분은 쓸까말까 상당히 망설였었는데 미국에 있는 보통 사람들이 팝콘을 먹으며 이미 다 본 영화들이고 몇 몇 영화들은 이미 간판이 내려가거나 아주 작은 극장에 가서야 볼 수 있을 정도의 영화들인데 한국에선 "아나운서들"께서 초대 받아서 그것도 수입사 분들로부터 배우에 대한 장시간의 설명을 들어 가면서, 그래도 먼저 보았다고 나름대로 흐뭇해 하면서 보시는 것들 같아서 좀 묘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그깟 쓰레기 같은 할리우드 영화들 먼저 보는게 뭐 대수냐"라는 당장 나옴 직한 반론에 대해선 보수적인 생각이 많은 저로서도 동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만 그래도 그런 쓰레기들이 미국 개봉일정이랑 거의 비슷하게 들어 왔는데도 자발적 선택으로 안 보게 되는 것이랑 안 들어 온 상태에서 욕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 봅니다. 가장 대중적인 영화도 이럴진대 그 밖의 다른 분야에서도 우리나라가 정보가 뒤쳐지고 정보가 전해지는 길목에 있는 사람들로부터 (그 영화사 분의 설명 같은) 일종의 "잡음"을 들어 가며 받아 들이는게 얼마나 많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DJUNA님도 안나 파퀸의 아름다운 비행을 아직 보지도 못한 상태에서 애들한테 보여줘도 괜찮은 얘기를 미국 부모들한테 안나 파퀸 팬 페이지를 통해 전하시면서 좀 멋쩍어하셨다는 취지의 표현을 언젠가 어느 글에선가 쓰셨던 것 같은데 좀 거창하게 말하면 우리나라가 문화적 변방에 있는 것 같다는 것을 이번 일로 아주 실감하겠더군요.
이미 팥다발 같은 비난들이 쏟아지고 있음을 느끼면서도 (물론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도 극소수일테고 어느 분처럼 낚시질 하겠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제가 좋아서, 제 멋에 쓰고 가끔 재밌어 하시는 독자들이 있으면 저도 흐뭇해 하는 정도니까요) 이번 "펄프픽션급" 영화에 대한 가위질에 대해서 분노보다는 별 불평이 있어 보이는 것 같지도 않은 아카데미상 후보작들이 이제서야 국내에서 일반 개봉되어 간다는 사실이 저로서는 분통터지는 일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이미 복거일 선생님 같은 분으로부터 많은 지적이 있었던 일이긴 합니다만) 알게 모르게 누가 더 빨리 그렇게 우리 사회에 들어 오는 선진사회로부터의 정보를 먼저 받아 들이냐는 것에 따라 순위가 결정되는 것에도 (그 사람의 실제 순수한 지적 능력과는 상관 없이) 짜증이 나고 그런 사실들이 이번 박지만씨 가처분 사건에 비해서 훨씬 중요한 일임에도 훨씬 덜 논의되는게 더 짜증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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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한 걸 여기까지 읽어 주신 분이 있다면 감사 드립니다. 오히려 제 글이 여러분들의 짜증을 더 하게 했다면 그 점도 사과 드리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