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피규어, 위기의 칼리 피오리나, 신라 경문왕, 이라크-남베트남-한반도, 수퍼볼광고)
1. 피규어
여러분들의 "우정 어린" 낚시질을 그만 두라는 충고도 있고 해서, 미국 중부에 사는 동생한테 가서 주말을 보내고 방금 돌아 왔습니다. 전엔 몰랐는데 동생이 피규어(?)를 상당히 수집하고 있었더군요. (피규어라는게 있다는 것도 이 게시판에서 알았으니-_- 동생이 가지고 있는 것이 그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하여간 "가위 손에 나온 분장 그대로의 죠니 뎁 인형", "죠스에서 선장 아저씨가 먹히는 장면"을 보여 주는 피규어(?)들은 그런 대로 볼만 하더군요. 동생은 알투디투부터 모으기 시작해서 그 때만 해도 포장을 뜯었었는데(오비원 케노비, 한솔로, 스키피오 등등이 동생의 책장 위에 사이 좋게 자리 잡고 있더군요) 앞으로 eBay에서 팔 걸 고려해서 요새는 포장을 뜯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세상 물정에 대해 동생한테부터라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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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기의 칼리 피오리나
몇 해 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경영인으로 Fortune誌 표지 모델로 나왔던 칼리 피오리나가 이제는 그녀가 강력히 추진했던 HP-Compaq 합병 때문에 HP가 죽을 쑤고 있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커버 기사 스토리로 다시금 Fortune誌 표지를 장식했더군요. 사진도 어쩌면 그렇게 피곤해 보이는 걸로 골라 실었는지.
http://www.fortune.com/fortune/
그녀에 맞섰서 주총에서 표대결을 했던 HP 창업자의 아들 월터 휴렛이 HP에서 프린터 사업 부문을 따로 떼어내고 컴퓨터 쪽을 포기하자는 취지의 주장을 했던게 다시금 재조명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있자니 정말 隔世之感이 들더군요.
몇 달 전 읽은 Perfect Enough에 보니까 HP-Compaq 합병을 처음 논의하던 이사회 때 첼로 연주 때문에 며칠 늦게 참석하여 다른 HP 이사들의 경멸의 대상이 되고 Wilson Sonsini의 노련한 변호사 Sonsini의 "조언"에 따라 이사회에서는 합병에 찬성하고 주주로서 합병에 찬성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자세를 취하기도 한 나이브한 모습으로 그려졌었던 월터 휴렛이었는데 말입니다.
그나저나 Fortune誌는 HP의 컴퓨터 사업부문은 Dell과 비교해 보았을 때 거의 가치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혹평하면서 HP가 압도적으로 경쟁력이 있는 프린터 사업부문을 전에는 HP 주주들이 단독으로 소유하다가 Compaq하고 합병하면서 Compaq 주주들에게 HP 주식을 발행하여 주면서 기존 HP 주주들이 이제 67%밖에 소유하지 못하게 되었으니 칼리 피오리나가 33%의 주주 가치 희석(稀釋 dilution)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더군요. 저도 Dell을 쓰고 있고 주변에 HP 쓰는 사람을 보진 못했습니다만, HP 컴퓨터가 Dell에 비해 그렇게 좋지 않은가요? 그리고 Fortune誌의 주주가치 희석에 관한 설명이 그럴듯 해 보이긴 해도 수학적으로(?) 맞는 말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늘 자신감에 넘치는 칼리 피오리나가 이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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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한국어에서 漢字語의 死滅에 관한 제 푸념에 관한 댓글들을 읽다가 우리나라 지명이 신라 때 대대적으로 한자어로 바뀌었다는 댓글들을 읽다 보니 위 설화의 주인공인 신라 경문왕 생각이 나더군요. 단재 신채호 선생님은 朝鮮上古史에서 신라 경문왕을 격렬하게 비난하시면서 "많은 영토를 잃었고," 아름다운 우리 고유어 지명들을 한자어로 바꾸어 놓은 사람"이라고 하셨었지요. 단재 선생님이 예로 들었던 한자어로 바뀐 많은 지명들은 지금은 거의 생각 나지 않고 강릉이 하슬라라고 불렸었다는 것만 어렴풋이 떠오르네요.
단재 선생님의 위 책이 조선일보에 연재 되다가 단재 선생님께서 옥중에서 돌아 가시는 바람에 실은 끝을 맺지 못하고 (혹은 그 이후 부분에 관한 부분은 집필을 못하시고) 백제 부흥군이 금강 전투에서 패하는 걸로 끝나는 바람에 왜 통일신라 때의 왕인 경문왕이 영토를 잃었다는 비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리고 그런 비난을 감추기 위해 대대적으로 지명 변경 작업을 벌였어야 했는지는 제게는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배운 국사 교과서엔 대동강-원산만으로 확정된 통일신라 국경이 下代까지 계속 되는 걸로 나와 있었던 것 같은데 말입니다. 혹 요새 교과서나 참고서엔 설명이 되었나요? 아니면 제가 잘못 기억하고 있는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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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05년 이라크-1967년 남 베트남-1948년 한반도
미국 43대 부시 대통령의 올해 State of the Union 연설 도중에 이라크에서 아들을 잃은 미국 텍사스 출신 여성과 이번 이라크 총선에서 투표권을 행사한 망명 이라크 여성이 감격적으로 포옹하는 장면 등 이라크 총선에 대한 미국 언론의 보도들 중에 긍정적인 보도들이 늘어 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만, 역시 공항에서 본 Newsweek誌의 이라크 叛軍insurgents에 관한 기사를 읽고 보니 이라크의 상황이 총선으로 얼마나 좋아질지는 의문이 들더군요. (여담입니다만, Paul Krugman은 이렇게 공항에서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사람들은 자극적인 제목의 책을 고르게 마련이고 그 바람에 그런 자극적인 제목의 책들을 쓰는 지식행상꾼peddlers들 때문에 경제학이 오해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편 적이 있지요^^"Peddlers of the Prosperity")
이라크 자살폭탄테러리스트 중에서는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온 10대 후반 20대 초반 남자들이 많다는 내용이라든지 이라크의 테러리스트들이 몸통 내지 꼬리라면 시리아에 머리가 있다는 분석 등등 여러 가지 흥미 있는 분석들이 많이 실려 있더군요. 많이 알려진 내용이긴 하지만 초기 미국 군정 시절의 브레머 장관이 사담 후세인의 군대들을 활용하지 않고 해체하여 버린 것이 그들이 반군으로 전환하게 된 정책 실수 중의 하나라고 다시금 지적하고 있더군요. 이라크와 같은 게릴라 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치력과 군사력을 함께 활용해야 하는데 미국이 제대로 된 계획 없이 각 부대 별로 중구난방식으로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는 비판도 하고 있더군요. 테러리스트들로부터 미군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살해대상 명단에 오른 이라크인들 중에서는 살기 위해서 테러리스트들이 요구하는 대로 공공장소에 가서 미국에 더 이상 협력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하기도 한다는 기사 내용은 테러리스트들이 역겨운 공포의 전술을 쓰고 있는지 잘 보여 주고 있는 것 같네요.
또, Tet 공세가 있기 4개월 전에 열렸던 1967년 남 베트남 총선 때도 미국 언론들이 이렇게 희망적으로 베트남 전의 장래에 대해 보도 했었다며 요새 미국 언론의 보도와 비교하는 시각도 있더군요.
http://www.sfgate.com/cgi-bin/article.cgi?f=/c/a/2005/02/06/INGH7B39Q41.DTL
전 이번 이라크 총선을 보며, 주요 정파의 선거 불참, 게릴라들의 공격 및 일부 지역에서 선거가 열리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90% 이상의 선거 참여가 있었던 점 등으로 1948년 5.10. 총선거가 연상 되더군요. 결과적으로 김구, 김규식, 조소앙, 안재홍과 같은 남북협상파-온건 우익 세력까지 대거 불참하여 사실상 우익 정파 중에서도 한민당-친 이승만 대통령 세력만이 참여한 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90% 이상의 참여율을 보여 주어 남로당의 선거 반대 테러에 대한 분명한 거부의사를 표명함과 아울러, 대거 무소속 의원들을 선출하고 한민당을 몰락시킨 5.10. 총선거는 우리나라 유권자들이 첫 선거부터 현명한 선택을 하였음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늘 생각해 왔었지요. (전 개인적으로 채만식 선생님이 쓰신 "도야지"라는 재밌는 단편 소설이 그 당시의 사회분위기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라크의 상황이 두 과거의 선거 중 어느 선거의 예를 따라가게 될지 지켜 볼 일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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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수퍼 볼 광고 하나
끝으로 이번 수퍼 볼에서의 Anheuser-Busch의 광고입니다.
http://www.herosalute.com/states/big_game_ad_WMhi.html
뉴욕타임즈는 아래와 같이 썰렁하게 평했답니다만, http://www.nytimes.com/2005/02/07/business/media/07adcol.html?oref=login&oref=login
"Anheuser-Busch A gauzy valentine to American troops, which ended with the Anheuser-Busch corporate logo superimposed on screen, was touching, but some viewers may have wondered whether "Busch" had been misspelled."
명절을 가족과 함께 지내지 못하는 우리 나라 장병 여러분들, 특히 자이툰, 서희, 제마 부대 장병 여러분들께 고맙다는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네요. Thank you!!!
참고로 전체 수퍼볼 광고들은 다음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는 것 같네요.
http://dyn.ifilm.com/superbowla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