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말아톤을 봤습니다. 예고편을 처음 봤을때 입밖으로 '대박이네' 소릴 중얼거렸는데, 막상 본편을 보니 감흥이 다소 떨어졌습니다. 예고편을 너무 많이 되풀이해 봐서 그런것 같습니다. 그래도 좋은 영화임에는 변함이 없더라고요. 후반부의 '초원이 다리는?' 대사가 나오는 장면에서는 툭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으려고 이를 악물었습니다. 장점도 많고 굳이 단점을 지적 하라면 못할것도 없는 영화긴 하지만 근사한 조승우와 김미숙 덕분에 말수가 줄어들게 하네요.
그런데...
그 수영장의 누드씬은 명백히 팬서비스로 의심 됩니다. 흐흐흐
2. 그때 그사람들을 봤습니다. 중반까지의 탄력이나 호흡은 아주 좋았습니다.
세상 좋아졌다 느끼기도 했습니다. 짧기는 했지만 경복궁과 옛 중앙박물관을 컴퓨터 그래픽으로 다시 구성한 장면 같은것들에서 말이죠. 몇년 정도 뒤면 갑갑한 궁궐과 민속촌을 벗어나 탁트인 18세기의 한양 모습도 스크린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합니다.
영화는 박정희(누구나 다 알면서도 입밖으로 내지 않는 그이름. 볼드모트 같네요.)의 피격 이후부터 우왕좌왕하기 시작하는데, 이건 실제의 김재규가 벌였던 그날의 행적처럼 앞뒤없이 뒤죽박죽입니다. 수컷들의 영역싸움과 그 비루한 결말을 조소하겠다는 의도는 알겠지만 조소 치고는 너무 무겁고, 대놓고 보내는 조소도 아니니 좀 비겁하다는 생각 마저도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막 나가려면 더 막나가던가' 라는 소리가 하고싶은거죠.
막판의 윤여정씨 나레이션은 그중에서도 제일 안좋습니다. 스스로 붙여놓은 '블랙코메디'라는 타이틀을 어떻게 해서든 다시 상기시키고 싶은것 같기는 한데, 그게 전혀 코메디도 아니고 인물들에 대한 동정심이나 공감도 못끌어 내는것 같았어요.
반면 배우들은 대부분 흡족했습니다. 백윤식이야 말 할것도 없고, 송재호의 박정희 연기는 정말 의외였는데 영화속에서의 늙고 동정심 가는 독재자 모습에 오히려 더 잘어울렸던것 같습니다.
조은지는... 이 아가씨를 본게 국제전화 광고에서 뿐이었는데, 그 이미지 그대로 나오더군요. 칙칙한 남정네들로 발라놓은 청회색 화면에서 경쾌하게 뛰어다니는 노란공 같았습니다.
김윤아는 일단 제가 김윤아의 팬이고하니 달리 할 말이 없습니다.(스크린으로 뵙게되어 황송 합니다~ 이정도죠.ㅎㅎㅎ)
돌이켜보니 영화속에서 유일하게 실명이 언급되는 사람은 김윤아가 맡은 심수봉이군요.
한국어 대사나 자막에는 '그아이'지만 대통령과 비서실장 사이의 일본어 대사에서는 분명히 '스봉'이라고 지칭 했거든요.
김재규의 당일 행적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와 미스테리는 관련자료들을 찾아서 읽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듯 합니다. 작년에 본 김재규 관련 다큐에서도 지적된 부분이었는데, 과연 김재규가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육본이 아닌 중앙정보부로 먼저 들렀다면 쿠데타가 성공 할 수 있었을까요?
상식적으로도 육군참모총장과 함께 중앙정보부 -> 중정 요원들과 함께 참총을 인질로 하여 육본 진입->비상내각 구성에 필요한 인원들을 모두 불러들인뒤 그들을 인질삼아 비상내각 지도자로 김재규가 되는 순서가 '나홀로 육본행'보다는 더 설득력 있어 보이는데요.
영화속에서는 자신이 벌인 일에 도취되어 판단력이 흐려진 바보로 묘사되지만 실제의 김재규과 일치하는 모습일지 궁금 합니다.
3. 길거리에서 연예인을 만나도 나름대로 쿨 한척 하느라고 눈만 힐끗거리는 접니다만...
어제 회사 근처에서 안어벙을 보았습니다.(개콘의 감빡 홈쇼핑 모르시면 낭패)
인터뷰가 있었는지 다른사람들과 잠시 길가에 서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었는데, 분장을 안한 얼굴임에도 한눈에 알아보겠더라고요.(한채영 얼굴은 5분이나 지난 다음에야 알아차릴 정도로 눈썰미가 없는 데도요.) 반가운 마음에 말이라도 걸어볼까 했습니다만 다른 사람들과 얘기중인데 실례가 될까봐 힐끔(역시나 OTL)거리기만 했습니다.
그러고는 만나는 사람마다 붙잡고 '나 안어벙 봤다' 자랑하고 다닙니다.
심지어 여기서까지 자랑을 늘어 놓는군요. 흐흐흐...
4. 즐거운 설 연휴 보내셔야 할텐데 그렇지 못한 분들이 더 많으실것 같습니다.
집에 있어 괴롭고, 회사에 나와 괴롭고, 고향에 못가 괴롭고, 고향에 가도 괴로우신 분들.
마음만이라도 즐거운 설과 새해 맞이 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