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영화를 보고싶어서 비디오가게를 전전하다 결국 못 구했었는데, 우연히 인터넷 상에 돌아다니는 파일을 발견하게 되어서 다운받아 보았답니다.
예상대로 영화는 아주 어설픈 비급무비입니다. 뭐, 그 당시 영화들이 다 어설프니까 그게 꼭 이경규 감독님의 연출력이 문제가 있어서 그런것 같지는 않아요. 그 시대의 한국영화들이, 특히 액션장르의 영화들은 유난히 촌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액션시퀀스만큼은 괜찮은 장면들도 꽤 있습니다. 특히 최고의 명장면은 경규형이 원수인 마태오의 파티장에 난입하여 깽판치는 장면을 꼽을 수 있는데요. 보통 파티장에서 난동을 피우려면, 테이블을 뒤집어 엎는다거나 부순다거나 해야 정석인 것인데, 이 영화에서는 주인공 경규형님께서 살포시 음식이 놓인 테이블 위에 올라가더니만 음식들을 바닥으로 하나씩 밀어버리면서 적을 향해 한발한발 전진하는 장면이 있죠. 저는 이 장면만큼은 다른 영화에서 오마쥬(?)로 써먹어도 재밌을 것 같더라구요.
영화의 주연은 이경규형님과 당시에 무명이던 김보성입니다. 두 사람이 형제로 나옵니다. 김보성은 예나 지금이나 그 뻣뻣한 연기는 변한게 없더군요. 김혜선씨가 여주인공으로 나옵니다. 김혜선씨도 신인때였죠. 중간 중간에 갱규형님과 친분이 있는 연예인들이 카메오로 출연합니다. 임백천, 이휘재, 김한석, 김정렬, 김찬우 등등이 나옵니다. 특히 임백천씨는 자기의 유행어"얼레리 꼴레리"까지 하고 퇴장하네요.
이 영화의 가장 큰 아쉬운점은,
줄거리가 "영웅본색"을 살짝 표절했다는 것이죠. "영웅본색"의 한국판이라고 보시면 되요. 재밌는 건 원래 영웅본색은 세 남자의 이야기잖아요? 장국영, 적룡이 형제이고, 주윤발은 적룡의 친구로 나오구요. 그런데 복수혈전에서는 이경규가 적룡과 주윤발을 왔다 갔다 합니다. 즉 장국영 역할인 김보성에게 형으로 다가갈때는 적룡의 역할을 하다가도, 마태오에게 복수하는 순간에는 주윤발로 변하는 셈이죠.
이경규 형님의 연기력은 대단합니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웃기지 않아요. 오히려 진지한 영화에 느닷없이 등장하는 알 수 없는 코미디 장면들 때문에 어이없어서 피식할 뿐이죠.
그런데 복수혈전은 왜 추석이나 설날때 방영을 안하는걸까요. 나오면 시청률 30프로는 문제없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