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 무어를(두 부문 노미네이션에 의해 표가 갈렸든 어쨌든 간에…) 필두로 하여… 케이트 블란쳇… 케이트 윈슬렛… 조안 알렌… 에밀리 왓슨… 로라 리니… 모두가 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하고도 남는 배우들이죠…
이중 한 사람… 케이트 블란쳇이… 드디어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소감을 발표할 확률이 커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전히 그녀의 승률이 50% 정도라고 생각합니다만(모건 프리만보다는 분명 낮겠죠… 그리고… 올해 여우조연상 부문은…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각축전 양상인데다가… 이 부문 자체가 이변이 많이 나는 분야죠… 어떻든… 다섯 후보 중 가장 유리한 위치에 선 것 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니콜 키드만… 러셀 크로우… 나오미 왓츠… 에릭 바나 등과 함께… 20세기 후반 오세아니아 영화배우 인맥이 자랑스럽게 내놓은 배우… 아주 개인적으로는… 60년대가 나은 수많은 훌륭한 배우들 중에서도… 그녀의 위치는 초일류급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카프리오가… 적절히 지적했듯이… 나오는 영화마다 카멜레온처럼 거의 완벽하게 변신하는 능력이 대단하고… 저는 영어 듣는 능력이 형편 없어서 잘 모릅니다만… 각 지방별 액센트 구사 능력에 있어서… 그녀보다(만큼) 훌륭한 사람은… 그녀 세대의 배우들 중에는 찾기가 힘들고… 선배들 중 메릴 스트립 정도만이 그 명제에 부합된다고 합니다…(디카프리오는… 그녀를… 우리 시대의 메릴 스트립이라고 지적한 바 있죠…)
엘리자베스에서의 위엄과 당당함… 밴디츠에서의 천방지축… 샬로트 그레이에서의 기묘한 매력… 반지의 제왕에서의 신비스러움… 베로니카 게린에서의 생생함… 헤븐에서 맡은 역도 대단하다고 하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네요… 리플리와 미싱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 주었고… 이제… 에비에이터에서 이 여배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고대하고 있는 중입니다^^
썩은 토마토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 그녀는… 자기 자신은 대단히 인상적인 경력을 쌓아가고 있지만…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은… 많은 수가 결코 인상적이지 못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비평과 흥행 양면에서요… 이것은… 그녀의 이번 아카데미 노미네이션이… ‘겨우’ 두 번째에 해당하며…(그녀보다 여섯 살 어린 케이트 윈슬렛이… 벌써 네 번째 노미네이션을 받은 것과는 너무도 대조적이죠… 물론 윈슬렛 역시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한 배웁니다만… ‘작품복’ 역시 블란쳇보다는 훨씬 좋았던 편이었죠…) 무엇보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이름을 들으면… 반지의 제왕의 갈라드리엘만을 떠올린다는 사실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갈라드리엘 역은… 엘리자베스 이래 그녀가 맡았던 역할 중… 가장 출연시간이 짧았던 등장인물이었을 겁니다…)
요컨대… 그녀가 출연한 영화들의 해외 리뷰들을 보면… 배우들의 연기가 이 작품을 가까스로 재앙에서 구출한다(내지는… 배우들의 연기도 이 영화를 졸작의 반열에서 구해내지 못한다…)는 식의 말을 많이 접할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엘리자베스조차 dvd로 출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러한 경향들을 더욱 부추기고 있죠…(그녀의 편당 개런티가… 잘해봤자 300만달러라는 말을 듣고 경악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저와 같은 경우는 평생 벌어도 꿈꾸기 힘든 액수임이 틀림없습니다만… 미모와 연기를 모두 균형 있게 갖춘 니콜 키드만이 1500만달러를 받는다는 것은 당연하다 치더라도… 카메론 디아즈가 2000만달러를 받는다는 사실 앞에서는…)
어느 정도의 흥행 보장책 때문에… 그녀가 밀려난 경우도 있었다는 소문입니다…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콜드 마운틴의 경우… 리플리에서 그녀에게 후한 점수를 준 밍겔라가… 그녀를 에이다 역에 내정해둔 상태였다고 합니다만… 흥행을 염두에 둔 영화사가 니콜 키드만으로 대치하게 되었다고 하는군요… 밍겔라가 이번에는… 그녀에게 루비역이라도 주려고 한 모양이지만… 이 선택 역시… 흥행을 고려한 영화사에 의해… 르네 젤웨거로 낙착점이 모아지게 되죠… 오스트레일리아 출신 여배우들 중… 왕언니격에 해당하는 니콜 키드만은… 왠만하면 블란쳇의 역을 대신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결국 억지 춘향 식으로 맡게 되었다고 하는군요…(오세아니아 출신 배우들(특히 여배우들)이… 자국 타 배우들을 챙겨주길 잘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오세아니아 배우 인맥이 헐리우드 내에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죠… 소문에 의하면… 니콜 키드만이 특히… 이런 식으로 자국 후배 배우들을 잘 밀어 준다고 하더군요… 작년 아카데미에서도 그녀는 나오미 왓츠에게 표를 던졌고… 올해에도 블란쳇에게 표를 던질 것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이번 에비에이터… 스콜세지 감독은 처음부터 블란쳇을 헵번 역에 낙점했다고 합니다만… 또 한 번 흥행을 고려한 영화사는… 그녀 대신 니콜 키드만을 추천합니다… 실제로… 키드만은 끌려오듯 와서 스크린 테스트까지 거쳤던 모양입니다만… 이번에는 본인이 후배의 역을 뺏을 수 없다고 꾸준히 고사 입장을 밝혔던 모양이고… 스콜세지 감독 역시 블란쳇을 계속 밀어 붙여서… 지금과 같은 결과를 낳았습니다…(풍문에 의하면… 스콜세지 감독은… 블란쳇에게… 만약 흡족하지 않으면… 당신이 출연한 부분 전체를 들어 내고 재촬영 및 편집을 하겠다고 했다는군요… 들어내지 않은 것을 보면… 그에게도 썩 나쁘게 다가오지 않은 모양입니다^^) 니콜 키드만이 훌륭한 배우라는 것을… 결코 미모만으로 먹고 사는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거의 없겠습니다만… 그렇더라도… 그녀가 콜드 마운틴에 출연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은 개인적으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더욱 애석한 것은… 그녀가 출산 때문에 포기한 역들입니다… 그녀는 이번 출산 때문에… 클로저에서… 줄리아 로버츠가 맡았던 역을 포기했습니다… 원래 블란쳇에게 가기로 되어 있었고… 계약서도 오고간 모양입니다만… 그녀는 결국 출산 때문에 이 역을 포기했습니다… 로버츠 역시 역을 잘 소화해 냈다고 합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블란쳇이야말로 이 역에 적격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잘하면 여우주연상과 조연상… 더블 노미네이션을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구요… 동시에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 영화화 프로젝트에서… 노라 역을 같은 이유(출산)로 고사했고(이 역은 그 후 케이트 윈슬렛에게 돌아갔는데… 그녀가 거부 의사를 밝혔는지… 프로듀서들이 난관에 봉착했는지... 이 프로젝트 자체가 허공에 떠버린 상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취소될 가능성도 꽤 크구요… 두 배우 모두 잘 어울릴 듯 한데…) 출산 후에도… 가족과의 생활에 당분간 집중하겠다고 하는 입장을 세워 놓았는지… 베아트릭스 포터(피터 래빗 캐릭터의 창조자) 프로젝트를 고사했는데… 이 프로젝트 담당자들은... 아직도 그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 듯 하니… 꼭 맡아 주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합니다…
그리고… 오스카… 케이트 블란쳇 팬들은… 그녀의 수상은 둘째치고… ‘6년간의 저주’가 풀렸다는 데 일단 기뻐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이구요… 밑에 듀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있지만… 저는 일단… 블란쳇이 주연상이든 조연상이든 이번에 수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외국 네티즌들은… 주연상과 조연상의 ‘무게’에 대해… 놀랄 만큼 별 비중 차이를 두지 않는다는 점(아주 없지는 않더라도)… 지금과 같은 연기력을 계속해서 보여 준다면… 그녀는 어차피 두 번 이상 오스카를 탈 ‘운명’에 처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번에 주연상이 아닌 조연상을 타면... 그런 '행복한 운명'의 연못 속에서 헤엄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물론 시간 간격이 꽤나 나긴 하겠습니다만…) 그리고… 요즘 여우조연상 수상자들의 이름을 들여다 보면(안젤리나 졸리, 마샤 게이 하든, 제니퍼 코넬리, 캐서린 제타 존스, 르네 젤웨거…) 여우주연상의 그것에 전혀 딸리지 않는다는 점 등을 고려한다면(오스카 여우조연상은 곧 여우 평생공로상이라는 공식이 점차 깨지고 있습니다…)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 대단한 재능을 가진 여배우가… 앞으로 ‘좋은’ 영화에 많이 출연해서… 반지의 제왕의 갈라드리엘로만 기억되는 그런 비극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