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산채로 가죽 벗기기 - 진짜 도살자들은 사냥꾼들이 아닌 여성들
전에 어느 분이 중국에서 모피를 얻으려고 동물들 생가죽 벗기는 동영상을 올리셨죠. 전 생각외로 간이 작아 감히 화면을 볼 생각은 못했습니다만, 참 생각만 해도 잔인한 일이죠. 굳이 도살해서 벗겨도 될 것을 왜 산채로 벗기나...뭐, 모피값을 올리기 위해서겠죠. 상처가 덜 나야 조금이라도 값을 올려받을 테니...
댓글 올리신 분들부터 모든 분들도 공감을 하시겠지만, 정말 그 인간들 천인공노할 작자들입니다. 모두 생가죽을 벗겨서 길거리에 매달아 놓는 형벌을 받아도 쌀 작자들이죠. 물론...지옥에서 말이죠.--;;
근데, 생각해 보니 이게 이 사람들만의 탓일까 싶어요. 생각해 보세요. 그 사람들이 뭐 동물 혐오론자라서, 돈에 환장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렇게 손에 피 묻히는 더럽고 잔혹한 짓을 하는 걸까요? 왜 그런 말 있쟎습니까. 사는 놈이 있으니까, 파는 놈이 있다고.
뭐 당연한 얘깁니다만, 이런 문제로 욕먹을 인간들은 따로 있죠. 바로 선진국의 ‘모피를 사서 입는 귀부인’들 이라는. 모피값이 얼마나 하는 지는 잘들 아실겁니다. 보통 수 백에서 수 천에 거래되죠. 토끼털 정도라도 반코트는 백 단위가 가뿐이 넘어가던 걸요.
그리고 그 모피를 입는 사람들, 대부분 여성이죠. 전 어떤 패션 잡지나 패션쇼를 뒤져봐도 남성패션에 모피가 사용되는 경우는 못봤습니다. 제가 패션광도 아니니 제 말이 100%로 정확한 것은 아니겠지만, 최소한 여자들 만큰 흔치는 않죠.
그러니 결론 적으로 동물들을 저렇게 참혹하게 죽게 하는 주 범인들은, 바로 그 자리에는 없었지만 저 가죽 벗긴 걸로 예쁜 모피코트 입고 자칭 패션리더입네 하는 여자들이라는 겁니다. 근데, 구분은 확실히 해야겠습니다. 선진국의 부유층 여성을 위해 일하는 후진국의 빈곤층 남성이라고.
그러고 보니 모피코트의 역사가 어디서 시작됐는가 생각해 보면 이 문제가 어디서 비롯되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제정 러시아의 황제들 중에 ‘에카테리나 2세’라는 사람이 있습니다. - 얼마 전에 ‘위대한 케서린’이라는 전기 영화도 만들어져(국내 비디오 제목은 ‘그레이트’)티비 방영도 했었는데, 주연이 케서린 제타 존스였죠. -
바로 이 사람이 모피패션의 시조라네요. 그녀의 개인 취향이 추운 러시아의 겨울을 보내는 아이템으로 제정 러시아 황실에 모피 붐을 일으켰고 귀족들, 나가서는 전 유럽의 상류층에 ‘모피패션’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냈답니다. 이 황제 이전에는 모피란, 그냥 필요해서 입는 겨울 코트 였지, ‘패션’은 아니었죠. 인류가 동물가죽 옷을 입은 건 구석기 이래 수 천, 수 만년 전의 일입니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고기를 먹고 난 후 옷으로 입으려고 한 것이었지, 오로지 가죽을 얻기 위해, 아름다운 패션을 위해 본격적으로 동물을 사냥하기 시작한 것은 이 때부터 인거죠. 여제폐하에게 진상할 코트를 만들기 위해 제정 러시아 군대에는 모피전문 사냥꾼들이 고용되고 시베리아 전역에 사냥꾼들의 총성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광대한 대륙을 호령하는 어떤 귀부인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러시아의 군인들이 너도 나도 ‘충성!’을 외치며 동물 사냥에 들어간거죠.--;;
가난이란 것이 어떤 것이지 아시는 분 이라면 살려달라는 비명소리를 들어가며 동물의 목을 따고 가죽을 벗기는, 그런 손에 피 묻히는 더러운 일 하는 도살업자들을 쉽게 비난하진 못할 겁니다. 게중에는 정말 타고난 새디스트들이 있어서 그런 짓 하는 작자들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문화권 - 동서양 막론하고 - 에서는 동물도축업은 천민들 몫이었죠. 이게 예나 지금이나 돈이 되는 일이어서 이 천민들은 상당한 부를 쌓았었지만, 오히려 사회에서는 저주받은 사람들이었답니다. 소위 ‘불가촉천민’이라는. 참 웃기는 얘깁니다만, 생명을 끊는 잔인한 놈들이라고 사람들이 멀리했으니까요. --;; 참 싸가지 없지 않습니까? 아니, 그 사람들 덕에 맛있는 고기 먹고 멋진 가죽 옷 입는 건 생각 안하고 말이죠. 받아 먹을 건 다 받아 먹고 이게 무슨 행패인지...--+
(전에 제가 사는 동네에서 이런 일이 있었답니다.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애가 유괴된 사건이 있었는데, 십 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그 애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른답니다. 참 딱한 일인데, 근데 말이죠...동네 사람들이 이 일을 두고 뒤에서 뭐라고 수군거리는지 아십니까? 그 아이 부모가 죄가 많아 벌 받았다고 그런답니다. --;; 개 많이 죽여서 저주 받았다고요. 이게 뭔 소리냐면, 그 실종된 아이 부모 직업이 ‘전문 개 도축업자’이거든요. 왜 복날에 개 도살해서 ‘보신탕’집에 고기 공급하고 또 개를 잡아 ‘개소주’ 내려서 한의원에 공급하는 사람들 있쟎습니까...그애 부모가 바로 그 일을 했거든요. 근데, 참 그 소리 들으면서 짜증나데요. 아니, 누구 덕에 복날에 그 맛있는 개고기탕 먹고, 아플때 그 효험많은 개소주 약을 먹었는데, 그딴 소리를 하는건지...--+)
이런 문제 때문에, 한 편으로는 ‘동물도살업’을 직업으로 가진 분들에게 측은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닙니다. 그것도 그들 나름대로 어려운 한 세상 살아가는 방법일 테니까요.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세상에 무슨 직업이 없어서 저렇게 평생을 동물 피 냄새와 비린내를 맡으면서, 동물 비명소리를 들으면서 사나... 아무리 우리가 먹는 동물이라지만, 아무리 돈 벌려고 하는 일이라지만, 남들 맛있는 고기 먹게 해주려고 자기 손에 피 묻히면서...정말 무슨 보람이라도 느끼려나? 재래시장 같은데 지나다 보면 뭐 이런 생각이 안 드는게 아니라서요. 제 아는 분도 부처님께 기도할 때 ‘한 세상 살면서 짐승 도축업같은 험한 일 안하고 살게 해 주신 것 만으로도 감사드린다는 얘길 가끔 올리신다니 참....--;;
요컨데, 제 얘기는, 이런 끔찍한 동물 학대를 근본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저렇게 생활을 위해 현장에서 험한 일 하는 사람들을 비난해 봤자 별 효력이 없다는 얘깁니다. ‘사람 살 궁리도 못하는데, 고기 먹는 작자들이 무슨 소리냐, 배 부른 소리 그만해라.’고 실컷 핀잔이나 듣겠죠.--;; 그러니 바로 해결 방법은, 돈 많은 여성들이 모피코트를 안 입는 것이라는 ‘아주 당연한 얘기’입니다. 아니, 이건 비단 돈 많은 사람들 만의 얘기는 아니죠. 솔직히 말해 모피코트는 ‘아줌마의 로망’ 아닙니까...대부분의 나이드신 분들 이라면, 아무리 비싸더라도 금사한 모피코트 하나는 갖고 싶은 꿈들이 있을걸요. 그런 의미에서 그 잔혹 동영상 올려주신 거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끔찍하긴 합니다만, 그런 험한 거 보고도 - 제 친구 표현을 빌면 - 남의 시체로 옷 해입을 생각이 드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요.(여기 저기 사이트에 아주 많이 퍼뜨려 주시길...^^)
몇 년전에 ‘한겨레 21’에서 우리나라의 어느 여우농장에서 가죽을 벗기고 난 뒤 산더미 같이 쌓인 여우의 끔찍한 시체 더미를 찍어서 보도한 적이 있습니다. 표제가 ‘우리를 용서하지 마라.’ 였죠. 참 끔찍한 사진 입디다. 그 부릅뜬 눈, 뻣뻣하게 경직된 그 시뻘건 몸뚱아리, 한 두 마리도 아니고, 정말 산더미 같이 쌓여있대요. 진짜 눈 뜨고 못보겠더이다.
가죽을 더럽히거나 상처 입히면 안 되니까 일생을 작은 상자같은 우리에 갇혀 지내다가 그 여우들은 마침내 도살되었는데, 그 도살 방법이 전깃줄을 입에 넣어 뱃속을 관통해서 항문으로 꺼낸 다음에 감전사 시키는 거였죠. 한번이라도 위 내시경 받아 보신 분이라면 - 수면 내시경 말고요 - 목구멍에서 뱃속까지 뭘 집어 넣는다는 게 어떤 것이라는 걸 잘 아실 겝니다. (저요? 돈 좀 아끼려다가 정말 있는 고생, 없는 고생 다했죠.--;; 세상에 태어나서 남 앞에서 그렇게 침 질질 흘려댄 건 처음이었음...T.T)
근데, 여우의 고통은 한층 더 하죠. 그 전깃줄이 뱃속만이 아니라 내장을 다 뚫고 항문으로 통과해 나가 마침내 감전사로 속이 시커멓게 타서 죽음에 이르니까요. 업자들이 왜 그런 잔인한 방법을 쓰는지야...목을 따면 가죽에 칼자국이 남는 데다가 피가 줄줄 흘러서 모피가 더러워질 테니까 그러겠죠. 피는 한 번 묻으면 잘 안 나가쟎아요?
근데 이 기사에서 제 주목을 끄는 건 기사 아래 달린 독자 의견란 이었죠. 서울에 사는 30대 중반의 평범한 가정주부인 그 분은 필생의 꿈인 ‘내 집 마련’을 하고 애들도 커서 생활도 좀 피면 예쁜 토끼털 코트나 아니면 밍크나 여우 코트 하나 마련하는 게 소망이었다네요. 그런데 이 기사를 보고 마음을 바꿨답니다. 그깟 모피 코트 없어도 얼마든지 살 수 있고, 정 갖고 싶으면 인조모피도 얼마든지 있으니까, 그냥 그 작은 소망을 접기로 했다고. 그리고 이런, 전혀 생각도 못했지만, 아주 당연한 사실을 알려줘서 신문사에 고맙다는 인사를 하시더군요.
개인적으로, 세상을 살면서 우리 사회에 희망이 있다고 느낄 때가 가끔 있는데, 바로 이런 사람들을 볼 때입니다. 바다 건너 먼 곳에 있는 사람 하나도 제게 그런 기분이 들게 하는데 바로 디자이너로 활약하는 폴 매카트니의 딸이죠.(이름을 잊어버렸는데, 귀찮아서 찾기 싫군요. 죄송..^^;;) 이 사람은 환경론자고 열성적인 동물해방운동가라 자신의 패션작품에 절대로! 동물가죽과 모피는 쓰지 않는답니다. 정말 얘기만 들어도 흐뭇합니다.^^
혹 여러분들 중에는 ‘사람도 구제 못하는데 왠 동물얘기냐, 배부른 소리하지 마라.’ 하실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그 둘을 굳이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동물학대하는 인간이 같은 사람에게도 잘 하겠어요? 그리고 동시에 그 일을 같이 하면 되는거죠.
<학살의 바다>라는 다큐멘터리가 있습니다. 아마 보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전 세계 각지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동물 사냥과 동물 도살의 상세한 기록 필림인데..무섭기가 왠만한 호러영화 빰칩니다. 북극이나 그린랜드에서 바다표범 새끼 도살하는 유명한 장면도 여기에 수록 되어 있죠. 참... 어미표범이 보는 앞에서 잘 걷지도 못하는 새끼를 머리통을 망치로 때려서 기냥 가죽을 벗기데요. 걔 모피는 방수가 잘 되서 피가 흘러도 젖지를 않으니 그렇게 즉석에서 잡는가 봅디다.
이를 막기 위해 용감한 그린피스 요원들이 극약처방을 썼죠. 앞의 글에서 모님이 말씀하셨지만, 절대로 지워지지 않는 초강력 스프레이 페인트로 바다표범 새끼의 하얀 몸에다가 촌스럽게 뻘건 색 파란 색 찍찍 낙서를 해댔죠. (죽는 것 보다는 보기 흉한 게 낫다면서...뭐 걔네들이 커서 어른이 되면 털은 자연스럽게 빠지니 바다표범에게 별 문제는 없죠.)
이에 열 받은 캐나다 정부가 - 이 나라 주 수출 품목 하나가 모피 산업이라네요 - 그린피스 요원들에게 접근금지 명령도 내리고 체포하기도 했지만, 보트 하나 타고 포경선에 덤비는 등의 목숨을 건 용감한 시위 덕에 반대여론도 거세져서, 모피 사냥을 금지하는 법령을 캐나다 정부로부터 얻어냈답니다. (참, 대단한 사람들 이라는 생각...^^)
전 수업시간에 가끔 저 모피를 위한 짐승 도살 얘기를 해 주는데, 아이들은 아주 몸서리를 칩니다. 제 덕분에 어떤 애들은, ‘모피 입는 사람들은 범죄자’라고 생각도 하는 것 같더군요. --;; 어린애들 듣기는 좀 과한 얘기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바로 이런 것이 바르게 살기 위한 출발점들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모피에 대한 잔혹사는 초등학교 시절 어떤 선생님께 들었었고 그 분 말씀이, ‘그냥 예쁜 옷 입겠다는 욕심 때문에 밍크를 50마리나 죽일 필요가 있느냐’는 거였죠. 그 때도 부잣집 마나님의 대명사 였던 ‘밍크코트’의 실체가 밍크 50마리를 죽여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는 데에 어린 마음에도 꽤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