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들의 팬들은 기획사에 대한 이상한 악감정을 가지고 살아가는 것 같애요. 에쵸티의 소녀들은 순수한 오빠들을 이수만이 착취했다고 두고두고 저주하고 있으며, 젝키의 소녀들은 대성 사장이 젝키를 해체시켰다고 지금까지도 저주하고 있죠.
근데, 그건 사실 핑계에 지나지 않아요. 아이돌 가수에게 쏟아지는 모든 비판들을 기획사 사장에게 넘겨 버리고, 그들이 얻은 모든 명예와 수익들은 온전히 챙겨먹으려는 발상에서 주로 기인하거든요. 기획사가 돈을 챙겨간다고 하지만, 가수들 본인이 챙기는 수익은 어마어마하죠. 판 한장당 몇원을 받았다는 뉴스만 보고 그들이 수익의 거의 없을거라는 순진한 발상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거죠.
에쵸티의 멤버들이 처음 그룹을 시작할때야 10대였으니까 그 책임감을 좀 덜어준다고 칩시다. 하지만 그 이후로 성인이 된 후에 했던 가수활동에 대해서는 기획사의 책임보다 가수들 본인의 책임이 더 크죠. 아이돌이던 중견가수던간에 자기 이름으로 나온 판에 대해서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것은 당연합니다. 그걸 자꾸 몽땅 기획사의 농간으로 돌려버리는 것을 보면 헛웃음밖에 안나오는걸요.
에쵸티나 젝스키스 그리고 지금의 동방신기나 신화가 사람들에게 욕을 먹었던 것은 그들이 음악적 실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에요. 그 이유가 가장 크죠. 그리고 그들의 노래실력이 꽝이었다는데도 한몫하구요. 하지만 제 생각에는 모든 가수가 노래를 잘 불러야할 필요도 없고, 모든 가수가 아티스트여야 할 필요도 없다고 보니까, 음악적 비판을 넘어선 지나친 욕설이나 이지메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에요.
왜냐면 박경림 앨범도 사고 싶은 사람은 사면 되는 것이고, 그걸 비평적으로 꾸짖을 수는 있어도 박경림한테 니들은 가수활동 자체를 하지말라고 협박할 수는 없는거거든요. 대한민국은 누구나 가수를 할 수 있는 직업선택의 자유가 있기 때문이죠. 그러므로 아이돌 가수에게 욕을 할때는 그들의 실력에 대한 구체적인 비판이 되어야지, 니들은 가수할 자격이 없다 있다하는 일방적인 매도가 되어서는 안되겠죠.
하지만 제가 볼때 우리나라 아이돌 가수들의 가장 재수없는 점은 그들의 음악실력에 있다기 보다는 그들의 팬관리에 있다고 봅니다. 방송국마다 온갖 깡패짓을 다하고 다니는 소녀들의 파시즘적인 광기를 통제하고 잠재울 수 있는 사람은 아이돌 가수 당사자들밖에 없거든요. 가요프로마다 빽빽 고함을 질러대며 무슨 체육행사라도 하듯이 서로 편가르기하고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는 풍선든 깡패소녀들에 대해서 그동안 그 잘난 아이돌 가수들께서는 어떤 책임감을 느껴왔습니까? 책임 지지 않았죠. 심지어 어떤가수는 "하늘색 풍선"이라는 노래까지 만들어서 그런 광기의 팬덤을 부추겨왔지 않습니까?
아이돌 가수가 아이들에게 꿈을 줄 수 있다면, 그 꿈에 대한 책임도 질 줄 알아야 합니다. 소녀들이 잘못된 팬덤으로 서로 상처를 입히지 않게 하고, 기성세대와 충돌하지 않고, 최소한의 매너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아이돌 가수도 노력을 해야죠. 상도덕도 중요하다면, 팬덤에도 도덕이 필요하다는거죠. 제발 인터넷 게시판마다 여기저기서 몰려다니며 깽판놓는 빠순이들 좀 안봤으면 좋겠어요. 그런 애들 양산하며 어린애들 코묻은 돈 뺏어가는 호위호식하는 무책임한 가수들도 이제 좀 그만 나왔으면 하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