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은 영화속 노출신에 대한 수치심 때문에 죽은것 같다고 하나본데, 그거는 별로 신빙성이 없어보이네요. 이은주는 그동안 노출연기에 있어서는 항상 누구보다 과감한 선택들을 해왔었거든요.
데뷰작 송어에서도 그랬고, 홍상수의 영화에서도 그랬고, 주홍글씨에서도 그랬죠. 아시다시피 노출의 강도면에서는 주홍글씨보다 홍상수 영화가 훨씬 더 컸습니다.
물론 노출씬을 찍을때마다 이은주씨 스스로가 속으로 많은 고민을 많이 해왔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스트레스는 다른 여배우들도 똑같이 겪는 일이라고 봐요. 그게 자살의 동기가 됐다라고 속단하는 것은 너무 지나치고 성급한 억측같습니다.
더군다나 이은주 정도라면, 굳이 찍고 싶지 않은 노출신을 억지로 찍어가면서까지 겨우겨우 영화에 출연할 수 있는 그런 등급의 배우는 아니거든요. 이은주의 흥행스코어는 태극기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나름대로 괜찮았습니다. 그녀가 옷을 벗어야 연기생활을 계속할 수 있는 그런 섹시스타도 아니었구요.
변혁감독을 비난하는 분도 있는데, 그건 좀 화살이 많이 빗나간것 같애요. 변혁감독이 이은주에게 칼을 들고 억지로 옷을 벗으라고 협박한 것이 아닌 이상은, 배우가 영화를 위해 노출을 감행하는 것을 가지고 감독에게 그 책임을 돌릴 수는 없는 것이겠죠. 이은주가 자살했다고 해서 변혁이 다음 영화를 못 찍을 이유도 없구요. 더군다나 이번 자살사건을 이유로 지나간 엑스파일을 다시 거론하는 분들이 있는데, 엑스파일이 여기서 왜 나오는지 참 이해가 안가네요. 엑스파일 소문따위로 고인의 죽음을 더럽히지는 맙시다.
이은주가 죽은 이후에, 갑자기 떠오른 건 얼마전 어떤 게시판에서 본 글이었어요. 이은주가 출연한 영화마다 이상하게 그녀가 죽음을 맞는 역할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