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인이 되는 기분...

  • Jade
  •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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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을 같이 쓰는 연배의 아가씨가 있습니다. 굉장히 성격좋고 착하디 착한 누나죠. 업무 관계로 안지도 오래되었지만 몇달전부터는 사무실을 같이 쓰게 되었어요. 사무관계를 떠나서 누나, 동생 하는 관계고요.

어느정도 과년한 나이지만 늘 젊게 사려는 사람인데... 글쎄요. 어인일인지 이 누나땜에 요즘 사무실을 가기가 싫어집니다. 정말 대인관계상으로는 흠없이 착한 사람이에요. 남들 배려 잘 해주고 잘 챙겨주고, 다른 사람의 부탁에 'no' 가 없는 그런 사람이죠.

그런데... 나이에 비해 뭐랄까...좀 여럿이 있는 가운데서도 막내같은 모습을 보이려는게 웬지 짜증이 납니다. 어떤 일을 하다가 실수를 하면 '어떡해 어떡해~~' 내지는 요란하면서도 이쁜 의성어를 내고... 같이 식사하며 티비를 보다가 조금만 터프한 ('잔인'이 아닙니다) 장면만 나와도 아앗.. 어째.. 하면서 눈을 돌린뒤에 '끝났어?'하고 물어보죠. 문고리 잡을때 정전기라도 나면 '아야. 정전기! 너 싫어! 가!' 하면서 한 5초간 망연자실해 있고요. 알만하죠. '아이 몰라~', '때찌!', '잇힝~' 주된 사용표현입니다.

확실히 제가 병이긴 하죠. 이런 모습때문에 짜증이 나다니요. 그 착한 사람에게... 외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거든요. 마치 공주같은 표현들을 쓰지만, 공주병과는 거리가 멀디 멀 정도로 헌신적이고요. 다만 '소외됨'에 대해서는 섭섭함을 느끼는 때가 있는거 같아요. 일전에 사무실 멤버들 중 '일부'(전체도 아닌 일부)가 어찌어찌해서 영화관람 회동을 했는데 그때 연락이 안닿아서 조인을 못했다고 약간 히스테릭한 면을 보인게 그 누나의 예상치 않은 행동의 전부였죠.

사실 사무실 멤버들 (이곳은 프리랜서틱한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비용을 내서 사무실을 함께 쓰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에서 뚜렷한 직장이 없는 유일한 사람이기에 안정적인 사람을 만나게 되면 시집을 가고 싶어하는 욕심도 많은데, 정말 그랬으면 좋겠어요.  



제 짜증이 나는 모습이 하도 답답해서 사무실 형에게 넌지시 이야기를 했더니... 첨에는 '너가 정말 과민한거야. 이 놈아' 이러셨는데, 지난 설 지나고 함께  놀때 특유의 오버하는 모습이 좀 도드라지게 보여진 이후로는 '네 맘이 전혀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다'라고도 하시더군요. 사람 사는 각각의 모습일텐데 정말 전 왜이러는지..

하아.. 싸이에다가 쓸만한 글입니다만 1촌이라서 숨길 수도 없고... 외면적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는 사이기에 그냥 여기다가 넋두리로라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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