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gia-carangi.com/gallery/bw/bw-07.jpg
이 링크는 80년대 초에 활동했던 모델 지아 캐런지에 대한 웹사이트입니다. 메뉴에서 포토갤러리를 클릭하시면 블랙 앤 화이트라고 흑백사진만 모아놓은 곳이 있는데 그 중에 'Dead'라는 단어가 크게 쓰인 유명한 사진이 있어요. 사진에 등장한 단어 때문에 죽음을 예고했다는 말도 있더군요.
그런데 오늘 문득 생각나서 이은주씨가 등장한 화보집을 보니 이 사진도 그렇게 보일만한 요소가 있겠더군요.
이 화보집은 패션잡지 '바자'에서 부록으로 내놓은 여배우를 꽃에 비유한 하드커버 재질의 화보집인데 지금도 교보문고 같은 큰 서점에서는 여전히 부록으로 나눠주고 있지요.(표지는 화면을 가득 채운 분홍 꽃이고 거기에 The Timeless Beauty'라는 제목이 붙어 있습니다.
이은주씨는 암술과 수술을 클로즈업한 붉은 꽃에 비유되어 있는데 아름다운 꽃에 감추어진 암술과 수술을 클로즈업 하듯이 이은주의 내면에 숨겨진 섹시함과 카리스마를 표현한다는 컨셉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았을 때 심상치 않은 것은 이은주씨가 직접 등장하는 첫번째 사진에서 검은 커튼을 배경으로 검은색 의상을 걸친 채 등장했다는 겁니다.
두번째 사진은 스모키 메이크업을 한 클로즈업 사진인데 처음에 보았을 땐 그냥 팜므파탈같은 이미지였지만 지금 보면 마치 영정 사진 같아요.
그리고 아이러니 한 것은 다섯번째 사진에 등장하는 '여배우 이은주의 흐트러진 모습, 그러나 그것은 철저히 계산된 것이리라'라는 글귀입니다.
사진의 컨셉이 얼음 처럼 냉정한 여인에게 숨겨진 뜨거운 정열과 카리스마였기 때문에 그런 문구를 넣었던 것이지만 자연인 이은주에게는 그 흐트러진 모습이 결코 계산된 것이 아니었을지도 모르겠네요. 팜므 파탈의 모습에 어려있는 허탈함과 슬픔이 느껴지면서 섬뜩한 기분마저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