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처구니 없는 일들 - 50대 남성에 대한 소고.
1. 손님 연령층이 좀 높은 식당엘 갔습니다.
50대로 보이는 남자 셋이서 식사를 하고 있었고요.
앉으려고 했던 자리에 그 사람들의 봉투로 짐작되는 것이 있길래
정중하게 "봉투 좀.."하고 불렀습니다.
처음 불렀을 때 못들었는지 두,세번 계속했고 그제야 듣고 봉투를 치워주셨습니다.
그때까진 별 일 아니었는데 그 앞에 앉은 일행이 갑자기 투덜대기 시작했습니다.
말을 하려면 끝까지 다 해야지, 어쩌구 저쩌구.
그런 불평쯤은 들어줄 수 있었습니다.
문젠 반말에 욕을 섞었다는거죠
왜 반말에 욕이냐? 맞붙어줬습니다.
어른이 말하는데 어디 말대꾸를... 자기보다 어리면 어른이 아니랍니까?
친구들이 초등학생 학부형인 저는 아직 어른이 아닌건가요?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욕하지 말고, 반말하지 말아라.
"봉투 좀.."이라는 말이 반말에 욕까지 들을 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하지만 존댓말을 써줘가면서 대꾸했더니
한대칠듯 일어서더군요.
돈 모아논 거 많은가보지? 받아 칠려는데 식당 주인이 와서 말리더군요.
주인의 부탁으로 다른 자리에 가서 앉았는데 기분 더러웠습니다.
내내 이런 생각만 들었습니다.
집에서도 저러겠지? 쯔쯔...
2. 굳이 번호는 나눴지만 같은날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식사를 하고 있는데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가 들어와 식당주인에게
주차장이 가득 찼는데 어떡하냐? 하며 물었고
주인은 자리가 없으면 다른 곳에 세워야 하는데 지금 주차단속하는 시간이니
길가에 세우면 안된다는 요지의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가 주인과 손님사이에 몇번 오갔고
주인은 밖에 나가서 설명하고 뭐 그랬습니다.
잠시후, 그 남자가 다시 들어오더니 갑자기 욕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년아, 배가 불렀구나. 우리아버지때부터 다닌 집인데
손님한테 이럴수가 있느냐?
주인이 참았겠습니까? 어따대고 욕이냐, 너한텐 안판다 가라!
그랬더니 밖에서 일행으로 보이는 가족이 우르르 몰려 들어옵니다.
부인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들어오더니 사람 칠 기세로
이년, 저년, 썅년....난리가 났습니다.
주인의 딸이 카운터에 앉아있었는데 그말듣고 가만있었겠습니까?
이년아 니가 뭔데 우리 엄마한테 욕하는거야.
큰 싸움으로 벌어지기 직전에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몰려나와
막아 뭐 이정도에서 끝나겠지 했습니다.
그런데 손님으로 앉아있던 50대 남자가, 혼자서 와서 안주와 함께 소주를 한병쯤 마신,
싸움을 말리다가 갑자기 주인의 딸에게 욕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니 애 교육을 어떻게 시키길래 어른한테 욕을 하냐고!
이땐 그 말썽을 부리던 손님들은 다 나간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싸움이 전이된거죠
주인은 모르면 나서지 말라, 어느 자식이 자기 부모가 욕을 먹는데 가만 있겠냐?
저 사람들이 억지를 부리고 욕을 하는데 손님은 왕이니까 우리가 참아야 하는거냐?
주인의 말은 씨도 안먹힙니다. 이 남자 주장하는것은 단 하나입니다.
어린 자식 교육도 똑바로 못시키냐? 어디 어른에게 욕을 하냐!
젓가락 집어던지며 소리소리 지르다 식당주인의 아버지,
그러니까 식당의 창업자가 나오니 그제야 조용히 계산하고 나갑니다.
이 남자 아까 제가 다른 손님과 한바탕 하는걸 지켜보고 있던 사람입니다.
그때도 이렇게 끼어들고 싶었겠지요. 타이밍을 못 잡았을 뿐,
씁슬했습니다.
저사람, 집에서도 자기 맘에 안들면 꼬투리 잡고 논점흐리며 화부터 내겠구나.
3. 같은날 입니다. 집에오는 지하철안에서 책을 보고 있는데 뒤에서 굉장히 시끄러워 돌아보니
술취한 50대의 남자가 이새끼 저새끼하면서 왠 젊은 남자에게 내리라고 소리지르고 있었습니다.
그 시끄러운 말들을 종합해보면 그 젊은 남자는 여자친구와 같이 탔는데 둘이 정답게 있었나봅니다.
그 정다움이 50대 남자가 보기엔 과했나봅니다. 그 사람많은 지하철안에서 떠나가라
"섹스만 안했지 할껀 다하지 않았느냐!!" "이새끼, 우리때는 안그랬다"
"너 내려라, 존나게 맞아봐라 나한테"
그사이 지하철은 섰고 그 남자는 내렸습니다. 젊은 남자는 여자친구가 말리는데도 같이 내리더군요.
냉정하게 보면 그 50대 남자, 존나게 맞을 판입니다. 젊은남자 몸매며 인상이며 주먹 좀 쓰고,
동네에서 침 좀 뱉고 다닐 인상이었거든요. 이내 지하철이 역을 떠나 그 다음 상황을 모릅니다.
어처구니가 없더군요. 그 커플이 얼마나 진한 스킨쉽을 했는지 몰라도 그게 거슬렸다면
조용히, 넌즈시 건넬수도 있는 말을 큰소리 질러서 여론을 호도하듯 나쁜년놈을 만들다니요.
큰소리로 욕을 섞어 상황을 말하면 말할수록 주변사람들의 시선이 차가워 지는것을 못 느꼈나봅니다.
저사람, 딸이 남자친구랑 결혼전에 섹스라도 하면 그 집 초상나겠구나.
아니 섹스가 뭐야, 뽀뽀는 가능하려나? 끄응...
세 가지 일이 모두 한날 일어난 것도 황당하지만
그 주인공이 모두 50대 남자인것이 거슬렸습니다.
왜 이래야만할까요? 나이밖에 내세울게 없답니까? 어린놈이, 젊은놈이...
술먹고, 푸념하고 화풀이 대상을 찾는것 밖에 할게 없는걸까요?
점점 죽음이라는 단어에 다가가고, 세상은 점점 자신에게 멀어지며
중심이라고 생각했던 자신이 밀려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이런식으로 타인에게 그 화풀이를 해도 되는걸까요?
물론 대한민국의 모든 50대 남자가 이렇진 않겠지요. 이건 바램입니다.
정말 모두 이렇다면 너무 절망적이니까요. 그리고 나도
그 나이가 되었을 때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까지 듭니다.
어떻게 이들의 폭주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
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