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M] 5ㆍ18 광주항쟁 30주년 맞이 시 두편
학살2
김남주 '조국은 하나다' 289~291쪽
오월 어느날었다
80년 오월 어느날이었다
광주 80년 오월 어느날 밤이었다
밤12시 나는 보았다
경찰이 전투경찰로 교체되는 것을
밤12시 나는 보았다
전투경찰이 군인으로 대체되는 것을
밤12시 나는 보았다
미국 민간인들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밤12시 나는 보았다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차량들이 차단되는 것을
아 얼마나 음산한 밤 12시였던가
아 얼마나 계획적인 밤 12시였던가
오월 어느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날 밤이었다
밤12시 나는 보았다
총검으로 무장한 일단의 군인들을
밤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침략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밤12시 나는 보았다
야만족의 약탈과도 같은 일군의 군인들을
밤12시 나는 보았다
악마의 화신과도 같은 일단의 군인들을
아 얼마나 무서운 밤12시였던가
아 얼마나 노골적인 밤12시였던가
오월 어느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날 밤이었다
밤12시
도시는 벌집처럼 쑤셔놓은 심장이었다
밤12시
거리는 용암처럼 흐르는 피의 강이었다
밤12시
바람은 살해된 처녀의 피묻은 머리카락을 날리고
밤12시
밤은 총알처럼 튀어나온 아이의 눈동자를 파먹고
밤12시
학살자들은 끊임없이 어디론가 시체의 산을 옮기고 있었다
아 얼마나 끔찍한 밤12시였던가
아 얼마나 조직적인 학살의 밤12시였던가
오월 어느날이었다
1980년 오월 어느날이었다
광주 1980년 오월 어느날 밤이었다
밤12시
하늘은 핏빛의 붉은 천이었다
밤12시
거리는 한 집 건너 울지 않는 집이 없었고
무등산은 그 옷자락을 말아올려 얼굴을 가려 버렸다
밤12시
영산강은 그 호흡을 멈추고 숨을 거둬 버렸다
아 게르니카의 학살도 이렇게는 처참하지 않았으리
아 악마의 음모도 이렇게는 치밀하지 못했으리
武歷 18년에서 20년 사이 - 무림일기1
유하 '무림일기' 33~36쪽
경천동지할 무공으로 중원을 휩쓸고 우뚝 무림왕국을 세웠던
무림패왕 천마대제 만박이 주지육림에 빠져 온갖 영화를 누리다
무림의 안위를 위해 창설했던 정보기관 동창서열 제이위
낙성천마 금규에게 불의의 일장을 맞고 척살되자
무림계는 난세천하를 휘어잡으려는 군웅들이 어지러이 할거하기 시작했다
차도살인지계를 누구보다도 잘 이용했던 천마대제 만박
천상옥음 냉약봉, 중원제일미 녹부용이 그의 진기를 분산시킨 것도 원인이 되겠지만,
수하친병의 벽력장에 철골지체 천마지체가 어이없이 살상당한 건
곁에 있는 사람도 자객으로 변한다, 삼라만상을 경계하라는
무림계의 생리를 너무도 잘 설명해주는 대목이었다
천마대제가 죽자 무림존폐의 위기를 느낀 동창서열 제오위 광두일귀 독문혹은
낙성천마를 기습, 금나수법으로 제압한 뒤 고수들을 규합하였다
그리하여 무력 18년 겨울, 고금성 주위엔 무림의 앞날을 걱정하는
천수신마, 건곤일검, 남해일노 등 내공이 노화순청의 경지에 이른
초고수들이 암암리에 몰려들었다 그들은
벽안의 무사들에게 빌린 천마벽력탄과 육혈포를 가지고
동창서열 제삼위 무적금괴 승룡을 제압 중원을 평정하기에 이르렀다
서역의 천마벽력탄 앞에서 무적금괴의 철풍장 정도는 조족지혈이었다
무력 19년 초봄, 칠청단이란 자객의 무리들이 난데없이 출몰해
무고한 백성들을 자객훈련 시킨다며 백골계곡에 잡아가둔 사건이 있었다
이른바 소림삼십육방 통과보다 더 악명 높다는 지옥십관 훈련
그러나 대부분 지옥일관도 통과하지 못하고 독가시 채찍에 맞아 원혼이 되었다
그무렵 하남 땅에선 민초들의 항쟁이 있었다
아, 이름하여 하남의 대혈겁
광두일귀는 공수무극파천장을 퍼부어 무립잡배의 폭동을
무사히 제압했다고 공표 무림의 안녕을 거듭 확인했다
그날은 꽃잎도 혈편으로 흐드러졌고 봄비도 피비린내의 살점으로 튀었다
이 엄청난 혈채를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는가
무력 19년 가을, 광두일귀는 숭산의 영웅대회에서 잔혼귀존 폭풍마독 등과
형식적인 비무를 거친 뒤 무림맹주의 권좌에 등극하였다
그날 무협신문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하며
혈의방 무사들이 통천가공할 무공을 익히며 호시탐탐 중원을 노리는 이때
강력한 무공의 소유자가 중원을 다스려야 한다고
수심에 가득찬 기사를 썼지만 대부분 인면수심들이었다
천마대제는 비명에 갔지만 강자존 약자멸!
이 무림의 대원칙이 깨질 것을 우려한 광두일귀 및 일부 뜻있는 고수들은
武歷은 무력으로밖에 지킬 수 없다는 평범한 이치 앞에 숙연해 하며
한층 겸허하게 무공연마에 정진할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