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바와 같이 1945년 8월 15일에 일본은 태평양전쟁에서 항복을 선언했습니다.
동서양에서 벌어진 두개의 대전쟁은 지금까지도 인류에게 커다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런 좆같은일 벌이지 말라는 경고야.)
오키나와섬 전투에서 유진슬레지와 동료들은 핵폭탄이 일본에 투하되었고 일본이 항복을 선언했다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얼마후에는 우리가 여기다 기지를 짓고 여자들 마음대로 겁탈하고 죽여도 일본정부가 찍소리 못하는
천국을 만들거야!/ 좋쿠나, 옆동네에도 몇개 더 만들자!)
그들은 이제 겨우 20대 초반의 앞길이 창창한 젊은이들이지만 종전이 기대만큼 달콤한 소식은 아닙니다.
살아남았다는 안도감 보다는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두고 고민하고 두려워할 뿐입니다.
게다가 돌아온 고향이 늘 그렇게 훈훈하고 애정과 환대가 넘치지 만은 않습니다.
소쿨하기로는 1화때 이미 진수를 보여준 밥 레키네 집 분위기로 시작하는 귀환병들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조금 차갑고 우울합니다.

(살아서 못돌아 올 줄 알고 네방은 창고로 쓰고 있었다. 야동CD들은 아버지가 보겠다고 챙겨놓으셨더구나.)

(어머니... 인사드리러 왔어요)

(너같은 며느리 둔적없다! / 어머니 이거 한국드라마 아니에요...ㅜ.ㅜ)
함께 진흙탕을 뒹구르며 욕지거릴 해대던 그들이었지만 차츰 고향으로 하나둘 돌아가는 이들의
뒷모습은 가슴 찡합니다.
게다가 쿨하기 서울역에 그지없는 유진과 스내푸의 이별장면도 그렇고요.

(숨겨왔던 나의~ 수줍은...)
조용한 고향으로 돌아온 유진은 부모님과 번저 귀향한 친구 시드니의 환대를 받습니다.
평화로운 저녁식사와 따뜻한 잠자리가 있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유진의 영혼은 아직도 태평양의
섬들에서 빠져나오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밤에 비명을 지르는 아들을 안타
까워하며 그저 문앞에 지켜서고 있을 따름입니다.
어떻게 나는 상처없이 돌아왔을까?라는 질문은 유진에게도 찾아옵니다.
죽거나 다치는 것이 일상이었던 공간에서 여자를 꼬시는게 가장 큰 일거리가 되는 공간은
그에게 너무 낯설은 곳입니다.

(해병대에서는 뭘 배우셨나요?)

(술꼬장부리기요.)

조용한 아침, 아버지와 함께 사냥을 나서는 순간은 어쩌면 유진이 펠렐리우와 오키나와에서 그토록
바랬던 순간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신이 가장 소원했던 그순간에 유진은 더이상 자신이
이전의 그가 아님을, 고향은 그가 그리던 고향이 아니었음을 알고 슬퍼합니다.
BOB와 마찬가지로 퍼시픽은 10개의 에피소드 끝에 드라마속 실존인물의 후일담을 소개합니다.
그들은 전쟁후 교단에서거나 작가가 되기도 하였고 또는 목재상, 기계공등의 평범한 삶을 살아
갔습니다. 돌아오지못한 이들도 있었고 돌이킬수 없는 과거 속에서 삶을 마친 이들도 있습니다.
이드라마에 대한 정치적 함의나 밀리터리적 관점에서 보는 이야기들, 전쟁사적 이야기거리들은 많이
찾아내고 이야기를 할수 있겠습니다만 제 짧은 잡담들은 여기서 마칠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