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로빈후드 디지털4k에 이어 하녀도 씨너스 강남에서 디지털4k로 봤습니다.
디지털4k의 잡티하나 없는 깨끗한 화면에 황홀해하며 봤어요. 하루빨리 전국 모든 극장이
디지털4k기기를 갖다놨으면 좋겠네요. 근데 과연 언제가 될지, 디지털 상영한지도 몇년인데
여전히 경기도나 서울 외곽 지역으로만 빠지면 일반 영사로 보게되니까요.
재밌게 봤어요. 그리고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재미도 있었고 감정이입을 많이 하면서 봤어요.
결코 남의 일이 아니더군요. 임상수 영화는 다 봤는데 이 사람 영화는 갈수록 발전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요. 그래서 영화를 내놓을 수록 최근작이 임상수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하녀는
오래된 정원의 완성도의 깊이를 넘어섰습니다. 하녀 보기전까지 임상수 최고작은 오래된 정원
이라 생각했거든요.
윤여정을 통해 영화의 메시지를 설파하는 게 지나칠 정도로 많았고
코미디 감각도 작위적일 때도 몇 번 있었어요.
의도적인 배분이겠지만 그래도 전도연이 복수를 꿈꾸는 후반부가
너무 후다닥 마무리됐지만 전반적으로 좋았어요.
서우의 엄마를 하기에 너무 젊은 박지영은 의도적으로 젊은 여배우를 캐스팅한 것 같긴 한데
다른 배우들은 괜찮았는데 박지영 연기는 좀 깼어요. 특유의 분위기를 겨우겨우 흉내내고 대사를
외워서 한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우아한 세계에서는 괜찮았는데 박지영도 어쨌든 뒤늦게 영화계
들어와서 감독 복은 있네요.
근데 주연배우는 노출이 많은 영화가 아니라고, 별로 야하지 않은 영화라고 강조하던데 막상
보니 이게 야할만큼 야하네요. 노출 빈도도 높고 나올 건 다 나오던데 이게 별로 안 야한거라고
하니 이들의 기준은???
영화도 리메이크라기 보단 참고했다는 입장이지만 군데군데 김기영 냄새도 풍겼고
김수현 느낌이 나는 대사도 있었어요. 아무래도 김수현 대본을 통해 파생된 시나리오니
영향력을 느껴지더군요. 더럽고 아니꼽고 메시꼽고 치사해서...류의 대사는 전형적인
김수현 대사법이죠. 후반부 복수장면들의 몽환적인 느낌도 오리지널 영화랑 비슷한 느낌이었고.
서비스 업종 보면 여자들이 정장 차림에 구두 신고 하루종일 일하는 곳이 많죠. 백화점도
그렇고 음식점도 그렇고요. 정작 이들이 하는 노동의 난이도와 일하는 환경은 츄리닝 입고 일해야지
그나마 편하게 할 수 있을만큼 몸도 많이 써야 하고 힘들죠. 영화에서 이런 이들의 고충을
은유적으로 잘 풀어낸것같아요. 단순히 상류층과 하류층을 1대 1로 상충시키는 게 아닌
그들 관계에서도 또 다른 계급을 풀어낸 것도 인상적이었고요.
무엇보다 전도연,윤여정 연기가 좋았습니다. 윤여정도 거의 주연급으로 비중이 이정재보다도
많더라고요. 이 둘은 올해 영화시상식에서 꼭 상 받았으면 좋겠어요.